겨울철 불청객, 화끈거리는 얼굴홍조와 염증성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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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건강
겨울철 불청객, 화끈거리는 얼굴홍조와 염증성주사
최훈 조선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
  • 입력 : 2020. 12.01(화) 12:07
  • 곽지혜 기자
갑자기 피부가 빨개지고 후끈 달아올라서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만드는 '안면홍조'. 이런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심해진다면 대인관계를 기피하게 되고, 삶의 질에도 악영향을 준다.

춥고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실내외 온도차가 커지는 겨울철이면 환자들의 고충은 더 심해진다. '안면홍조'는 단순히 얼굴이 붉어지는 상태가 아니라, 다양한 외부자극에 의해 열감이 느껴지는 상태로 긴장과 흥분 혹은 기온 등 외부 요인에 의해 악화되기도 한다.

이러한 안면홍조는 시간이 지나며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다가 지속적인 홍반과 모세혈관확장증의 형태로 나타나고 이는 '주사(Rosacea, 酒齄)'의 초기일 수 있다.

'주사'라는 질환은 코나 뺨 등 얼굴 중앙부에 주로 나타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드물게 목, 가슴 등에도 발생할 수 있고 코에 붉게 충혈된 형태로 '딸기코'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질환이다.

주사의 유병률은 인종에 따라 1~20%로 다양하고 국내 유병률은 1~2%로 알려져 있다. 모든 연령에서 발생 가능하지만, 주로 30~50대에 호발하고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흔하게 나타난다.

원인은 명확히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다양한 염증반응, 피부장벽이상, 신경혈관반응이 영향을 미치며 그 외에도 유전적 요인과 더불어 다양한 만성질환과 연관성이 알려지고 있다.

피부 증상은 얼굴 중앙부의 홍조, 모세혈관확장증, 여드름처럼 보이는 구진과 농포 등의 염증성 병변과 함께 붓고 아프며 따갑거나 화끈거림의 증상이 동반된다. 얼굴 피부뿐만 아니라 눈에도 침범할 수 있어 눈꺼풀, 속눈썹, 눈을 침범해 방치하면 실명할 수도 있다.

특히 주사는 일반인에게는 생소하고 여드름, 지루성 피부염, 전신홍반루푸스, 입주위 피부염 등의 다른 질환과 감별이 필요하다. 오진으로 치료시기가 늦어지는 경우 또한 적지 않다. 따라서 '안면홍조'와 '주사'가 의심된다면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를 방문해 다양한 검사로 다른 피부 질환과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는 환자의 유형에 따라 다양한 계열의 약물치료를 권고하는데 경구 항생제와 레티노이드뿐만 아니라 메트로니다졸, 이버멕틴, 칼시뉴린억제제, 레티노이드 등의 국소도포제 치료, 혈관을 타겟으로 레이저 치료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장기간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기 때문에 주사 환자는 재발과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일상생활 관리에 대해 숙지할 필요가 있다.

먼저 악화요인을 회피하는 것이 중요한데 자외선 노출, 덥거나 추운 환경, 매운 음식,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 운동 등이 악화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주방에서 조리용 열기구를 장시간 사용하거나 사우나 및 찜질방 이용 및 스트레스로 인한 감정 자극 등이 해당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회피가 중요하다.

특히 겨울철 안면홍조와 주사가 심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찬바람, 건조한 기후, 잦은 온도 변화 등 환경 변화에 노출되는 것을 막고 적절한 온도 관리 및 피부 보습 관리가 중요하다.

주사 환자의 피부 관리는 외출 시 자외선 차단제 도포를 습관화하고 저자극성의 중성 혹은 약산성의 무향 세정제 사용이 권장된다. 자외선 차단제의 경우 자외선A와 자외선B를 모두 차단 할 수 있고 자외선 차단지수(SPF) 30/PA ++ 이상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겔이나 액체류 형태의 oil-free 제형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지나치게 뜨겁거나 차가운 물로 세안하거나 얼굴을 세게 문지르거나 스크럽제가 포함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본인에게 맞는 보습제 혹은 자외선 차단제를 찾기 위해서는 의료진의 도움을 받거나 사용하고자 하는 제품을 안면부 일부에만 소량 적용해 본 후 조금씩 늘려가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얼굴 홍조를 감추기 위한 교정화장으로 황록색의 베이스 제품을 추천하며 부드러운 붓을 이용할 경우 자극을 최소화하면서 얼굴의 붉은 기 교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안면홍조와 주사는 겨울철과 환절기에 악화될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악화인자를 회피하는 생활관리가 중요하다. 질환의 치료에 있어 환자 개개인의 임상양상을 파악하고 중증도에 따른 적절한 병용 요법을 시행한다면, 안면홍조와 주사 환자는 올겨울 타인의 따가운 시선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