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레이스 시동… '잠룡' 경쟁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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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여야 대선레이스 시동… '잠룡' 경쟁 후끈
與, 이재명 대권 지지율 선두 ||이낙연은 4·7재보선에 올인 ||정세균·임종석 등 제3후보론도|| 윤석열, 국민의힘 합류 여부 ||서울시장 후보단일화 등 변수
  • 입력 : 2021. 03.07(일) 17:22
  • 서울=김선욱 기자
여권 잠룡으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해 7월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뉴시스
내년 3월9일 치러지는 차기 대통령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의 '대선시계'도 빨라지고 있다.

차기 대선은 여당의 '20년 집권론' 대 야권의 '정권 심판론'간 대결이다. 여기에 최근 사퇴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향후 대권행보에 따라서 정계개편 가능성 등 대권구도가 요동칠 가능성도 있다.

한달 앞으로 다가온 4·7재보궐 선거는 대선 전초전 성격이 짙다. 여야는 물론 당내 대선주자들에게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현재 상대적으로 대선 경쟁이 달아오른 곳은 여권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대선주자인 이낙연 대표는 9일 마지막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는 것을 끝으로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이 대표는 이날 4·7재보선 후보들에게 공천장을 수여하고,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선거전에 뛰어든다. 후보 공천과 선대위 좌장을 맡은 만큼 선거 승패가 자신의 공과로 연결된다. 대권을 거머쥐기 위한 첫 관문인 이번 선거에서 명운을 걸 것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친문 진영의 뿌리깊은 불신을 극복하고 대세론을 형성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이 지사측은 정책 어젠다인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대출 등 뚝심 있게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재보선 국면에선 '관전자'다. 이 지사가 한발 물러나 있는 사이 재보선 결과에 따라 판세가 요동칠 수 있다. 친문(친문재인) 진영 제3후보론의 도전을 받을 공산도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4월 말 '자유의 몸'이 되느냐가 관건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성과와 더불어 1분기 경제지표에서 선방했다는 성적표를 안고 당으로 복귀한다면 여당 대권구도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지지 그룹도 움직이고 있다. 광화문포럼은 내주 초 박인석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을 강사로 초빙해 온라인 특강을 연다. 팬클럽인 우정 특공대도 출범시켰다.

다른 잠룡들도 재보선 지원에 팔 걷고 나서며 선거를 도약의 모멘텀으로 삼고 있다.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 이사장을 맡고 있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전국을 순회하며 남북 도시교류 특강을 열고 업무협약(MOU)을 맺고 있다. 지난 5일 강원도 춘천을 시작으로 15개 지자체를 방문했고, 이후에도 40여곳과 방문 계획이 잡혀있다.

이광재 의원은 부산시장 보궐선거 총력 지원에 나섰다. 친노·친문의 핵심 지역인 부산·경남(PK)에 전력투구해 존재감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친문 그룹 싱크탱크인 민주주의 4.0과 함께 한미 의원대화를 여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친문 그룹에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이름이 꾸준히 거론된다.

야권에서는 아직 '새 얼굴'이 떠오르지 않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 불과하고, 무소속 홍준표 의원도 대체로 1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빼고는 눈에 띄는 대권후보가 없다. 때문에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 전 총장을 영입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지난 5일 윤 전 총장에 대해 "이 정부와 정면충돌해서 나온 사람아니냐, 야권 인물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4일 사의 표명 당시, "제가 지금까지 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며 정계 진출을 시사했다.

이번 재보궐선거는 야권 역시 중대한 변곡점이다. 서울시장 후보가 누구로 단일화 되고, 선거 결과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정치 지형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윤 전 총장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만약 국민의힘이 승리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된다면, 윤 전 총장의 시선이 국민의힘을 향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이 된다면, 상황은 국민의당에 유리하다. 당 일각에선 '철석 연대(안철수+윤석열)'라는 표현까지 나오며 사실상 윤 전 총장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형국이다.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와 보궐선거 승패에 따라 정계개편에서 국민의힘 또는 제3지대의 주도권이 결정될 수도 있다. 진보와 보수, 양자 대결 구도가 허물어지고 다자구도로 대선이 치러질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이 섣부르게 특정 정당을 택하거나 신당 창당을 하지 않고 최대한 시간을 끌면서 신비감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