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에세이·최성주> 이슬람 등 다문화 범사회적 인식 제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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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세이·최성주> 이슬람 등 다문화 범사회적 인식 제고 필요
최성주 고려대학교 특임교수·전 주 폴란드 대사||57) 중동과 이슬람, 아랍
  • 입력 : 2022. 05.30(월) 13:06
  • 편집에디터
최성주 특임교수
우리에게 중동은 분쟁과 갈등이 끊이지 않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시리아 내전, 이란 핵문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불안한 정세가 그 실례다. 전통적으로 중동은 레바논 등 동부 지중해로부터 사우디 등이 있는 아라비아반도에 이르는 지역이다. 미국 정부는 중동지역을 북아프리카까지 포함하여 중동·북아프리카(MENA)라고 칭한다. 이처럼, 중동은 지역적 및 지리적 개념이다. 중동이란 명칭은 유럽 중심적 시각에서 정해진 표현으로 한국은 '극동'으로 분류된다. 중동지역은 3대 종교(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중동지역에는 전세계 원유 중 3분의 2가 매장돼 있어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중동지역이라고 하면 우선 이슬람과 아랍이 연상된다. 이슬람은 종교이고 아랍은 민족 및 언어다. 아랍 국가는 아랍어를 국어로 사용하면서 이슬람을 국교로 정한 나라다. 이슬람 국가는 이슬람을 국교로 하거나 이슬람교도가 다수를 차지하는 나라다. 이란 국교는 이슬람이므로 이슬람 국가다. 하지만 이란인들은 아랍이 아닌 페르시아 민족이다. 중동에서 대표적으로 불운한 민족이 쿠르드족이다. 이들 종교는 대부분 이슬람이며 주로 터키를 비롯, 이란, 이라크, 시리아에 흩어져 살고 있다. 유랑민족인 쿠르드족은 역사적으로 터키를 비롯한 주변국가로부터 박해를 받고 있다. 중동지역은 4대 고대문명 중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이집트 문명의 발상지다. 이슬람 국가들은 2011년 튀니지에서 시작된 '아랍의 봄'이라는 민주화 시위로 일대 소용돌이에 휩싸인다. 리비아 및 시리아, 예멘은 지금도 혼란 상태에 처해 있다. 이슬람은 수니파와 시아파로 양분되는데 그 계기는 632년에 사망한 이슬람 창시자 무하메드의 후계자 선정방식을 둘러싼 대립이다. 수니파의 종주국은 사우디이고, 이란은 시아파의 종주국이다. 이슬람교도의 90%가 수니파일 정도로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반면, 시아파는 10%에 불과하지만 이란을 중심으로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팔레스타인, 예멘 등에 산재해 있으며 응집력이 강하다. 이란과 사우디는 지역 패권을 둘러싸고 대립한다. 이란은 1979년 혁명 이후 반미 노선을 견지하면서 사우디 및 이라크, 이집트 등 기존 이슬람 국가들을 압도하는 강경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오늘날 중동지역 양대 현안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와 이란 핵문제다. 이 문제의 근원을 찾아보면 과거 제국주의 세력의 정책적 실패와 미국의 친이스라엘 정책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영국과 프랑스는 식민지배 이후 중동의 특수한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자의적으로 조치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독립 부여 과정부터가 그렇다. 당시 영국은 원주민인 팔레스타인 민족이 겪을 고통을 헤아리지 않은 채 이스라엘의 건국을 추진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일관성 없는 미국의 중동정책도 입방아에 오른다. 9·11테러 총책인 오사마 빈라덴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대응해 1980년대까지는 미국과 협력한 바 있다. 미국 중동정책은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 지지와 강력한 이란 제재로 구성돼 있다. 이란의 호메이니는 1979년 당시 친미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리고 이슬람 혁명에 성공한다. 그 이후 이란은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은 물론 레바논의 헤즈볼라,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예멘의 후티 반군 등에 대한 조직적인 지원을 통해 세력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필자는 2006년 남부 레바논의 헤즈볼라 지역 출장 시 이란 혁명 지도자인 호메이니의 초상화가 길거리에 걸려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필자가 근무한 알제리도 이란의 혁명 수출 대상국이어서 1990년대 중반부터 약 10년 동안 온건 대 과격 이슬람 간 내란으로 수십만 명이 살해되는 등 큰 고통을 겪은 바 있다. 알제리는 과거 132년간에 걸쳐 프랑스 지배를 받아온 까닭에 프랑스적 분위기가 여전히 상당한 편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20만여 명 이슬람교도들은 서울과 부산 등에 소재한 16개 이슬람 사원에서 신앙생활을 한다. 우리 사회에는 종교 간에 심각한 갈등이나 대립이 없는 편이지만 국민들은 중동 사람에 대해 일정한 편견을 갖고 있는 편이다. 이는 주로 알카에다, IS 등 이슬람 테러리즘에 기인한다. 원래 이슬람은 아랍어로 복종과 순종을 의미하며 이슬람 기본교리도 비폭력 평화주의라고 한다. 우리 사회에 종교적 관용의 분위기가 정착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들어 이슬람을 포함한 다문화 가정이 늘어가는 만큼 범사회적 차원의 관심은 물론 일반국민들의 인식 제고도 요구된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