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광주e스포츠교육원에서 프로게이머 선수들(노바·솔파·막눈)과 장애인e스포츠 훈련생들이 협약 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정성현 기자 |
리그오브레전드(롤) 프로게이머 막눈 윤하운·노바 박찬호, 워크래프트3 솔파 안영진 등 3명은 지난 25일 광주e스포츠교육원에서 지역 장애인e스포츠 아카데미팀 ‘e루다’와 재능기부 협약을 맺고 본격 활동에 나섰다.
‘e스포츠로 꿈을 이루다’라는 뜻을 담은 e루다는 지난해 4월 창단된 광주장애인e스포츠선수단 ‘무등’ 선수 중 롤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청소년들이 주축이 돼 꾸려졌다. 이들 중에는 대한장애인e스포츠연맹에서 인증하는 △닌텐도 볼링 △카트라이더:드리프트 종목 국가대표 선수도 포함됐다.
아카데미팀을 지도할 프로게이머 선수들의 이력도 화려하다. 1세대 롤 프로게이머인 막눈 윤하운은 △나진 소드 △KT 롤스터 △CJ 엔투스 등에서 한국리그(LCK) 우승·롤드컵 8강을 경험했다. 이후 BBQ 올리버스(LCK)에서 코치직을 수행한 뒤 현재는 트위치·치지직·유튜브 등에서 방송·코칭을 진행하고 있다.
노바 박찬호는 △APK 프린스 △진에어 그린윙즈 △서라벌 게이밍에서 선수 생활을 한 뒤 지난 2020년부터 올해 초까지 샌드박스 챌린저스, 젠지 아카데미 등에서 코치직을 수행했다.
솔파 안영진은 워크래프트3·히어로즈오브더스톰(이하 블리자드)에서 선수로 활동하며 국제·국내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후 리그오브레전드로 전향, 최근까지 중국 화지아대학과 호남대학교·광주e스포츠교육원에서 수석 코치로 활동했다. 안 강사는 장애인e스포츠 심판·코치 자격증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5일 광주e스포츠교육원에서 프로게이머 선수들이 아카데미 훈련생·학부모들을 1대1 지도하고 있다. 정성현 기자 |
학부모 교육도 병행된다. 장애인e스포츠심판·코치 자격증을 획득한 부모들을 대상으로 훈련생과 같은 커리큘럼의 강의가 진행된다. 학부모들은 ‘기본기가 탄탄해야 한다’는 강사진의 조언에 따라 집에서도 훈련생을 상시 훈련 시킬 예정이다.
이날 재능기부 협약 후에는 ‘능력 검사’를 진행했다. 훈련생별 게임 이해도·e스포츠 활동 이력 등을 점검했다. 이어진 ‘맛보기 훈련’에서는 자신을 소개하는 등 상호간 친목을 다졌다. 강사진은 능력 검사 결과를 토대로 차후 훈련 계획·강도를 조절할 예정이다.
훈련을 마친 학생·학부모들은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시후(17)군은 “집에서 혼자 할 때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몰랐는데 옆에서 알려주니 쉽고 재밌었다”며 “리그오브레전드 선수로 대회에 출전해 우승하고 싶다. 열심히 배우겠다”고 다짐했다.
이혜영 광주장애인e스포츠선수단 부모회장은 “지금까지 학부모들이 자녀의 미래를 위해 코치·심판 자격증도 따고 했지만 종목 및 지역적 한계에 부딪혀 어려움이 많았다”며 “훌륭한 코치진과 함께할 수 있게 돼 영광이다. 값진 기회인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 패럴림픽 진출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강사진들은 조만간 장애인e스포츠 코치 자격증 등을 취득할 예정이다. 장애인 별 특수성을 고려해 지도하겠다는 의지다.
막눈 윤하운 강사 대표는 “과거 장애를 e스포츠로 극복했던 적이 있다. 이 경험을 학생들에게 나눔하고 싶었다. 재능기부를 결심하게 된 이유”라며 “전남일보 기사를 많이 접했다. 열악한 환경에서 꿈을 향해가는 아이들이 기특했다. 프로게이머로 얻은 기술·지식을 쏟아낼 계획이다. 일 한번 내 보겠다”고 말했다.
e루다 아카데미팀은 오는 5월 목포에서 개최되는 ‘제18회 전국장애학생체전’ 출전을 위해 구슬땀을 흘릴 예정이다.
한편, 이번 협약은 ‘게임산업 진흥 조례’를 발의한 정재성 광주 북구의원과 전남일보가 공동 추진해 진행됐다. 게임산업 진흥 조례에는 △지역경제 발전 및 문화 질 향상 △중·장기 게임사업 지원 △게임산업 시책 등 구청장 책무 등이 담겼다.
막눈 윤하운(왼쪽), 노바 박찬호, 솔파 안영진. |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