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연극제 본선 ‘하녀들’ “미묘한 심리연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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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대한민국 연극제 본선 ‘하녀들’ “미묘한 심리연기 기대”
광주극단 연극문화공동체DIC
26~27일 소극장 공연일번지
프랑스 작가 장 주네 원작 등
‘계급갈등 모순적 감정’ 표현
  • 입력 : 2024. 04.22(월) 17:02
오는 7월 제42회 대한민국 연극제 본선 무대에 오르는 ‘하녀들’로 무대 연습 중인 왼쪽부터 임홍석 연극문화공동체DIC 대표, 이효선·강인영·이현숙 배우. 도선인 기자
마담이 외출한 저녁, 빈집에서 두 하녀가 은밀한 연극놀이를 시작한다. 그들은 항상 받들어 모셔야 했던 마담의 역할을 해보면서 평소의 불만을 터트리고, 급기야 두 하녀는 진짜로 마담을 살해하기로 결심하는데….

프랑스 극작가 장 주네가 1947년 쓴 희곡 ‘하녀들’의 내용이다. 광주 대표 극단 연극문화공동체DIC는 지난 3월 열린 제38회 광주연극제에서 이 작품으로 대상을 수상, 이 작품으로 오는 7월 제42회 대한민국 연극제 본선 무대에 오른다. 본선 무대에 앞서 연극문화공동체DIC은 광주 관객들을 위해 오는 26·27일 소극장 공연일번지에서 극을 선보인다.

연극문화공동체 DIC의 공연 ‘하녀들’은 지배계급인 마담에 대한 두 하녀의 모순적 감정을 그린 원작을 최대한 성실하게 따라가고 있다. 이미 유명한 작품으로 광주연극제에 출전한 만큼 ‘대상 수상’은 꿈에도 몰랐다. 광주 대표로 대한민국 연극제 무대에 나서게 된 이상 오랜 역량을 쏟아붓고 오겠다는 포부.

광주서 첫 공연을 앞둔 소극장 무대에서 배우와 스텝들은 만반의 준비에 한창이다. 무대 조명이 꺼진 채 진한 화장을 한 배우들의 단단한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임홍석 연극문화공동체DIC 대표는 “연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배역의 심리변화가 주된 극의 흐름인 ‘하녀들’을 연습하게 된 것인데, 좋은 성과로 이어져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일부러 본선 무대 전, 광주 공연을 마련했다”며 “하녀들이 벌이는 역할 바꾸기 연극놀이에는 꿈꾸는 환상과 현실의 심각한 괴리를 보여 주는데, 미묘한 심리변화를 표현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극 감상의 포인트다”고 설명했다.

하녀 쏠랑쥬 역을 맡은 이현숙 배우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개인의 욕망이 걷잡을 수 없이 발현되는 역할을 맡아 열연할 예정”이라며 “웃고 있어도 내면에는 다른 심리를 표현하며 연기하는 것이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하녀 끌레르 역을 맡은 이효선 배우는 이번 출연 배우 세 명 중 가장 막내다. 그는 “계급 간 갈등에 관한 이야기인데 계급 상승 욕망을 생각하면서 연기했다”며 “DIC에서 첫 작품에 참여하는 거라 감회가 남다르다. 선배들께 누가 되지 않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담 역을 맡은 강인영 배우는 “내가 맡은 배역이 두 하녀의 갈등 요소다. 갈등을 증폭시키는 역할이라서 그 부분에 집중하면서 연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극문화공동체DIC은 지난 1996년 광주에서 창단해, 현재 10여명의 프리랜서 단원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DIC은 Dramatic Imagination Community 약자로 표현과 상상을 통한 공연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광주 동구 충장로에 전용 소극장 공연일번지를 두고 있어 매년 2~3 작품을 통해 광주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대표작으로 창작극 ‘실례합니다’ 시리즈가 있다.

광주서 극단생활을 이어간다는게 마냥 즐겁진 않다. 광주연극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크다.

임 대표는 “광주에서 소극장 연극은 ‘무료’라는 인식이 강하다. 시의 지원사업을 받더라도 단돈 얼마라도 내고 봐야 하는 공연문화가 극단과 소극장의 지속가능성을 이끌 수 있다”며 “이번 대한민국 연극제 출전을 통해 광주에서도 연극제를 유치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연극 ‘하녀들’ 공연은 오는 26일 오후 7시30분, 27일 오후5시 이어진다. 예매는 티켓링크 또는 현장에서 가능하다. 관람료는 2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