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정훈탁>중 3학년, 2028 대입제도 개편을 기회로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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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정훈탁>중 3학년, 2028 대입제도 개편을 기회로 만들어야
정훈탁 광주시교육청 진로진학과 장학관
  • 입력 : 2024. 05.22(수) 17:47
정훈탁 광주시교육청 진로진학과 진학팀 장학관
올해 중학교 3학년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2025학년도에는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2022 개정 교육과정 적용, 2028 대입제도 개편안이 적용된다. 변화의 시기에는 걱정과 불안이 앞서지만, 오히려 기존의 공식을 깨뜨리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2025 고교학점제, 2022 개정 교육과정, 2028 대입 개편안은 각각 분절된 것이 아니라 고교생활과 대입을 꼭짓점으로 하나의 집합을 이루고 있다. 이 중 중학교 3학년 학생과 학부모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점은 고3이 됐을 때, 대학입시가 어떻게 될 것인가이다.

2028 대입 개편안의 핵심은 수능과 고교 내신 체제의 변화다.

먼저 수능은 통합형·융합형 수능 과목 체계로 바뀐다. 국어, 수학, 사회·과학탐구, 직업탐구 영역은 기존의 선택과목제가 폐지된다. 특히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2022 개정 교육과정 교과목인 ‘통합사회’, ‘통합과학’을 출제하고, 응시자 모두 동일하게 응시한다. 이슈가 됐던 심화수학(미적분Ⅱ·기하)은 수능에 포함되지 않는다. 평가 및 성적 제공, EBS 연계 방식(50% 간접 연계)은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현행 수능은 국어 영역에서 공통과목(독서, 문학)과 선택과목(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수학 영역에서 공통과목(수학Ⅰ, 수학Ⅱ)과 선택과목(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으로 구성되어 있어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 문제가 있다. 즉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산출에 차이가 있다. 사회·과학탐구는 17개 선택과목 중 최대 2개까지 선택할 수 있다.

반면에 2028 수능은 국어 영역 공통과목(화법과 언어, 독서와 작문, 문학) 상대평가, 수학 영역 공통과목(대수,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 상대평가, 영어는 기존과 동일하게 공통과목(영어Ⅰ, 영어Ⅱ) 절대평가, 한국사도 기존과 동일하게 절대평가, 사회·과학탐구는 공통과목(통합사회, 통합과학) 상대평가, 직업탐구는 공통과목(성공적인 직업생활) 상대평가,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기존과 동일하게 9개 과목 중 1개 선택 절대평가를 실시한다.

따라서 2028 수능에서는 상대평가를 실시하는 국어, 수학, 사회·과학탐구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국어는 체계적인 독서를 기반으로 사고력과 문해력을 길러 지문 이해력을 키워야 하고, 선택지 분석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수학은 계열 구분과 대학별 지정과목이 없어지므로, ‘대수,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에서 특정 분야 약점 없이 전 분야에 대한 탄탄한 기초·기본학습이 필요하다. 사회·과학탐구는 고교 1학년 과정에 개설되는 통합사회, 통합과학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깊이 있는 사고력이 필요하고, 2·3학년 과정에서 선택하는 세부 교과별 학습이 뒷받침돼야 한다. 교육부는 내년에 2028 수능 개편안에 따른 예시문항을 공개한다고 했다.

다음으로 고교 내신 체제는 5등급제로 바뀐다. 내신평가의 공정성을 위해 고1·2·3 동일한 평가체제로 개편하고, 기존의 9등급제 상대평가를 폐지하고, 5등급제를 도입한다. 모든 과목에 절대평가를 시행하면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성적 부풀리기 우려에 대한 안전장치로 상대평가를 병기한다. 표현을 바꾸자면 5등급제 상대평가로 이해할 수 있다.

기존 9등급제는 1등급(4%)-2등급(7%,누적11%)-3등급(12%,누적23%)-4등급(17%,누적40%)-5등급(20%,누적60%)-6등급(17%,누적77%)-7등급(12%,누적89%)-8등급(7%,누적96%)-9등급(4%,누적100%)이고, 5등급제는 1등급(10%)-2등급(24%,누적34%)-3등급(32%,누적66%)-4등급(24%,누적90%)-5등급(10%,누적100%)이다. 과목 평가결과는 절대평가(A~E)와 상대평가(1~5등급)를 함께 기재하고, 체육·예술·교양 교과, 과학탐구실험 과목은 절대평가 성취도만 기재한다. 또한 사회·과학 교과의 융합선택과목 9개는 상대평가 석차등급을 미기재한다. 그리고 5지 선다형의 지식암기 위주 평가에서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평가할 수 있는 논·서술형을 평가를 확대한다.

따라서 내신은 5등급제 상대평가를 실시하는 과목의 성적 관리가 필요하고, 수능과 직접 연계되는 과목도 충실히 공부해야 한다. 수능에 미출제되는 ‘미적분Ⅱ’, ‘기하’ 등은 자신의 진로와 계열에 따라 학교 수업에서 선택해 이수하는 것으로 부족한 점을 채워야 한다. 앞으로 수시 학생부 중심 전형에서 관련 교과에 대한 이수 여부, 성취도, 교과특기사항 등이 중요하게 평가될 것이고, 정시 수능위주 전형에서도 수능성적과 함께 교과평가 방식을 병행하는 대학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도 내신 체제가 9등급에서 5등급으로 축소됐기 때문에, 말을 바꾸면 등급별 비율(학생수)이 증가했기 때문에, 대학입시에서 계열 관련 교과 이수 정도에 대한 평가와 대학별 면접이 강화될 것이고, 수능최저학력기준 설정 등 수능의 역할 강조가 뒤따를 것으로 예측된다.

변화는 기존의 틀을 바꾸는 것이다. 그러니 당면한 사람들에게는 걱정과 불안이 앞선다. 하지만 자기주도성을 발휘해 모두에게 해당하는 변화를 나의 기회로 역전시킨다면 내가 그 변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주인공은 기회를 만드는 사람이다.

미래교육은 학생 개개인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다양한 실력이 존중받는 교육이 돼야 한다. 학생들 한 명 한 명의 꿈은 모두 소중하고,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학생들의 다양한 실력과 꿈이 실현될 수 있는 대입제도가 실현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