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간 공석이던 광주 이동노동자 쉼터 '쉬소' 드디어 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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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7개월간 공석이던 광주 이동노동자 쉼터 '쉬소' 드디어 개소
첨단 월계동 시리단길 인근 건물
오후 4시부터 오전 6시까지 운영
대리기사·택배·방문판매원 이용
얼음물·커피·상비약 등 편의품 구비
시범운영 기간에만 150여명 찾아
  • 입력 : 2025. 07.15(화) 18:35
  • 정승우 기자 seungwoo.jeong@jnilbo.com
대리운전노동자들이 지난 14일 자정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계동 ‘쉬소’를 찾아 휴식을 하고 있다. 정승우 기자
“무더운 날씨에 에어컨 바람을 쐬며 땀도 식히고 물 한 잔도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좋네요. 특히 1층이어서 너무 편합니다.”

지난해 12월 광주 유일의 이동노동자 쉼터 상무지구 ‘달빛쉼터’가 폐쇄된 지 7개월만에 새로운 휴식 공간이 개소돼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첨단 월계동 시리단길 인근 단층 건물에 자리 잡은 ‘쉬소’가 그것이다.

이곳은 폭염·폭우 등 극한 날씨에도 외부에서만 일해야 하는 이동노동자들만의 전용 휴게공간이다. 이미 입소문이 퍼져 정식으로 문을 열지 않은 시범운영 기간임에도 높은 방문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 14일 찾은 이동노동자쉼터. 이곳은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시범운영을 마치고 13일 운영에 돌입했으며, 개소식만 16일에 열릴 예정이다.

자정이지만 건물 안은 환하다. 헬멧을 착용하고 전동스쿠터를 탄 대리운전노동자들이 하나둘 이곳을 찾았다. 이들은 냉장고에서 얼음물과 커피를 꺼내 마시면서 땀을 식혔고 잠깐의 휴식을 취한 뒤 장비를 챙겨 자리를 떠났다.

이곳에는 이동노동자들의 건강·휴식권을 위한 상비약, 에어컨, 선풍기, TV 등이 구비돼 있다.

이용자 대부분이 5~10분 가량의 짧은 시간만 머물렀지만 서로 담소를 나누며 피로를 푸는 모습이었다.

이동노동자쉼터 ‘쉬소’에 비치된 냉장고 안에 얼음물이 가득 담겨 있다. 정승우 기자
대리기사인 박모(54)씨는 “주변 동료 기사들에게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쉼터를 이용해 본 기사들은 다들 긍정적인 반응이다”며 “짧은 시간 들렀다 나가지만 물과 커피도 마실 수 있고 특히 여름철 무더운 날씨에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점이 맘에 든다. 개선할 부분을 요청하면 바로 반응을 해주고 있어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박모(60)씨는 “시범운영 기간에 하루를 제외하고 매일 오고 있다. 상무지구에 있던 쉼터는 고층에 있어 불편했지만 이곳은 단층이라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다”면서 “콜 배정이 잘 되지 않는 시간대에 쉴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몸을 누울 수 있는 간이침대가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박모(60)씨는 “이동노동자 쉼터가 오픈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면서 “보통 쉼터가 없을 때는 밖이나 편의점에서 대기를 했지만 쉼터가 다시 생겨 다행이다”고 말했다.

최규환(41)씨는 “손님들이 많이 찾는 번화가가 바로 옆에 있고 1층에 위치해 있는 점이 가장 만족스럽다”며 “상무지구에 있었던 쉼터도 이용을 했었지만 이번에 생긴 ‘쉬소’가 더 좋다”고 밝혔다.

현재 광주 지역 내 이동노동자쉼터는 이곳 ‘쉬소’가 유일하다.

운영의 주체는 광주시이며 광주노동권익센터가 위탁 관리를 하고 있다. 앞서 지난 12월까지는 서구 상무지구에 ‘달빛쉼터’가 있었지만 운영난과 8층에 위치해 시간이 갈수록 활용도가 떨어졌다. 이에 7개월간의 준비 끝에 새로운 이동노동자쉼터가 탄생했다.

‘쉬소’는 핸드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이동노동자로 등록된 이들만 출입이 가능하며 월~토요일 오후 4시부터 오전 6시까지 무인으로 운영된다.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시범운영 기간에 150여명의 이동노동자들이 쉼터를 이용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광주노동권익센터 관계자는 “배달대행·대리운전노동자 등이 이용하는 단체 소통방을 통해 개소 소식을 알리고 인근 상점가와 공원에서 홍보물을 나눠주는 등의 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쉼터가 없는 지역에서도 편하게 대기를 할 수 있도록 편의점에서 사용이 가능한 쿠폰을 나눠줄 예정이다”고 밝혔다.
정승우 기자 seungwoo.je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