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학동 참사 3주기 앞두고 추모공간 조성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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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광주 학동 참사 3주기 앞두고 추모공간 조성 합의
재개발 조합·유족 측 이견 좁혀
사고 지점서 300m 떨어진 외부
희생자 상징 나무 9그루 등 조성
  • 입력 : 2024. 05.30(목) 18:16
  •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 4구역 철거 붕괴 참사 2주기였던 지난해 6월9일 오후 재개발 4구역 내 참사 현장 주변에서 열린 2추기 추모식에서 이진의 유가족 대표가 추도사를 낭독하고 있다. 전남일보 자료사진
지난 2021년 6월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 4구역 철거 붕괴 참사로 숨진 시민들을 기리기 위한 추모 공간이 마련된다.

참사 이후 추모 공간 부지 선정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재개발 조합과 유족 측이 오는 6월9일 3주기를 앞두고 사고지점에서 약 300m 떨어진 외부에 추모 공간을 만들기로 최종 합의했다.

4일 광주시와 동구 등에 따르면 학동 참사 유족과 재개발 4구역 조합, 현대산업개발(현산)은 다음달 9일 참사 3주기를 앞두고 최근 추모 공간 조성에 합의했다.

조합 측이 아파트 부지 내 조성에 반대하면서 지지부진했던 추모공간은 결국 유족 등과 협의를 통해 사고지점에서 약 300m 떨어진 천변 연결 녹지 부근에 만들어진다. 해당 부지는 오는 2026년 완공될 학동행정복합센터 인근이기도 하다.

추모 공간은 유족 측이 추모의 의미나 성격이 드러나지 않도록 요구함에 따라 해당 추모 공간은 녹지 공원 형태로 조성될 예정이다.

참사 발생 2년 9개월만에 조성되는 추모공간에는 희생자 9명을 상징하는 나무 9그루가 심어지며, 광장 바닥에 참사를 기리기 위해 ‘시간의 순환’을 의미하는 4개의 원판을 놓을 계획이다. 추모 공간은 아파트 준공과 함께 조성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사고 당시 매몰된 운림 54번 시내버스를 활용하는 방안은 추가 논의 중이다. 유가족의 보관 요청에 따라 사고 차량은 북구 각화정수장에 보존되고 있으며 광주시와 현대산업개발은 이를 존치하거나 녹여서 조형물로 만드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유족과 조합은 추모 공간 부지 선정과 관련된 논의 진통을 겪어왔다. 유족들은 사고 발생 장소인 조합 안쪽 부지를 별도로 추모 공간으로 조성하자고 주장해왔다.

반면 조합은 설계변경이 뒤따르고 자신들 또한 시공사의 잘못에 따른 공기 연장 피해자라는 점을 들며 유족 주장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되풀이해왔다.

좀처럼 좁혀지지 않던 의견은 지난해 3월 유족과 조합이 참사 2주기를 앞두고 추모 공간 조성을 둔 시급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뜻과 함께 좁혀졌다. 이후 참사 3년여만에 최종 합의점을 찾게 됐다.공간 조성 부지와 비용은 현대산업개발 측에서 부담한다.

현재 학동 재개발 정비 4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은 지난 2017년부터 학동 633-3번지 일대 12만 6433㎡에 지하 3층, 지상 29층, 19개 동, 2314세대 규모로 추진 중이다.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지 내에는 철거 대상 건물 594개동 중 학동주민센터와 남광교회 내 교육관 2개만 남아있으며, 이르면 오는 6월쯤 철거공사는 마무리 될 예정이다.

지난 2021년 6월9일 오후 4시22분께 학동 4구역 재개발 철거 현장에서 무너진 지하 1층·지상 5층 건물이 승강장에 정차 중인 시내버스를 덮쳐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다.

유족들은 오는 6월9일 오후 4시20분 광주 동구청 청사 앞에서 3주기 추모식을 갖는다.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