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 사흘째인데…국민의힘, 지도체제 놓고 혼선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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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대선 패배 사흘째인데…국민의힘, 지도체제 놓고 혼선 지속
친한·金측 "전당대회 열어야"…權 "정해진 바 없어"
친한계 '비대위 체제 유지설' 주장에 權 "음모론" 반박
  • 입력 : 2025. 06.06(금) 16:13
  • 서울=김선욱 기자·연합뉴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권성동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대선 패배 사흘째인 6일 차기 지도체제를 정하지 못한 채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조기 전당대회를 통한 지도부 선출을 요구하는 친한(친한동훈)계와 비대위 체제 유지 기류가 감지되는 친윤(친윤석열)계 사이의 갈등 양상이 이어지면서다.

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다행히 권성동 원내대표가 사퇴하긴 했지만, 뒤끝이 있다”며 “권 원내대표가 (김용태) 비대위원장을 내몰고, 새 원내대표를 뽑기 전 비대위원장 지명권을 행사해서 전당대회를 안 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사퇴를 선언했다.

오는 16일 차기 원내대표가 선출될 때까지는 역할을 계속하기로 한 만큼, 원내대표 권한으로 새 비대위원장을 지명해 비대위 체제를 유지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당 안팎에 있다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박 의원은 “지난번에도 비대위가 여러 번 바뀌었는데, 누가 쉽게 오시겠나”라며 “빨리 전당대회를 해서 당을 추스르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당으로 변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SNS을 통해 “저는 차기 비대위원장을 지명할 생각이 없다”라며 “다음 지도부가 비대위 체제로 갈지, 아니면 전당대회를 개최할지도 정해진 바 없는 상황에서 누가 차기 비대위원장을 지명할 수 있겠나”라고 반박했다.

당 원내대표실도 공지를 내고 “사퇴를 표명한 원내대표가 후임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명한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무근이며 매우 비상식적인 주장”이라고 밝혔다.

당권 도전설이 제기되는 김문수 전 대선 후보 측도 전당대회 개최를 바라고 있다.

김재원 전 김문수 후보 비서실장은 라디오에서 “현 상황에서 비대위를 연장한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을 해봐야 하는데, 현재는 워낙 비상한 상황”이라며 “비대위보다는 차라리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는 게 낫지 않을까”고 말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제가 임기를 마치게 된다면 그다음에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가 들어설 텐데, 그 비대위는 아마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관리형 비대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선 후 당의 진로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못한 국민의힘을 두고 선거 패배 후 자성 없이 분열상만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거 패인을 분석하고 소수 야당으로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의해야 하는 시점에 내부 갈등만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박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친윤이라는 당내 주류가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에 실패하면서 지금 이 비극이 벌어진 것”이라며 “그런데 아무도 그 책임을 인정하는 사람이 없다”며 ‘친윤계 책임론’을 거듭 부각하고 나섰다.

권 원내대표는 차기 비대위원장 지명설을 부인한 페이스북 글에서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음모론까지 불사하는 조급증을 보니 참 딱하다는 생각”이라며 친한계에 날을 세우기도 했다.

김 전 비서실장도 라디오에서 친한계를 겨냥해 “대통령 선거 과정에도 좌판을 깔아놓고 당원 모집을 하던 분들이 과연 지금 당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전당대회를 열자고 하시는가에 대한 강한 의구심이 있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서실장은 이어 “난파선에서 서로 선장 되겠다고 싸워봤자 그 난파선이 어디로 가겠나. 제발 정신 좀 차리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서울=김선욱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