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동구 한 편의점에 진열된 맥주. 전남일보 자료사진 |
8일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외식 소주 품목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1% 상승했다.
지난해 9월부터 9개월 연속 이어졌던 하락세가 뒤집힌 것이다.
외식 맥주 가격도 같은 기간 0.5% 오르며, 2023년 12월 이후 7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소매점에서 판매되는 주류 가격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소주 가격은 16개월 연속 하락세를 멈추고 5월에 0.2%, 6월에 0.1% 상승했다. 맥주는 6월에만 3.1% 올라, 지난해 10월(4.3%)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외식 술값은 수십 년간 오름세를 이어온 대표적인 물가 품목이었다. 외식 소주는 2005년 8월(0.1%)부터 2023년 8월(0.6%)까지 19년 1개월 동안 매달 상승했고, 외식 맥주는 1999년 12월(1.3%)부터 2023년 11월(0.9%)까지 24년 넘게 오름세를 기록했다.
최근의 소주·맥주 가격 하락 흐름은 경기 부진 속 외식업계가 손님 유치를 위해 무료 제공이나 할인 판매를 적극 활용하면서 발생했다.
통계청은 “평소 1~2개월 수준인 할인 행사가 이번에는 예외적으로 길게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에서 지난해 6월 이후 소주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하다 12월에는 -8.8%까지 떨어졌고, 이후 완만하게 회복해 지난달에는 -3.1%로 줄었다.
부산은 지난해 3월(-3.1%)부터 하락세가 1년간 지속되다 올해 3월(2.8%) 반등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가격 반등이 대선 이후 소비심리 개선과 관련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행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급락했으나, 올해 들어 3개월 연속 상승하며 6월에는 108.7을 기록했다.
한편에선 일부 자영업자들이 가격을 낮춘 채 버티지 못하고 폐업하면서 가격이 자연스럽게 원위치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 사업자 현황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전국 호프주점 수는 2만1891개로 1년 전보다 1982개(-8.3%) 줄었고, 같은 달 숙박·음식업 취업자 수는 전월 대비 6만7000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빚 부담 등으로 궁지에 몰린 영세 자영업자들이 극단적 술값 할인 전략까지 동원했던 것으로 해석된다”며 “대선 이후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일부 숨통이 트이자 가격을 원래대로 돌린 경우도 있을 것”고 설명했다.
최동환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