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섭씨 30도를 오르내리는 날씨가 계속되면서 농촌의 여름에서는 농부들의 뜨거운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는 예년보다 장마가 일찍 온다고 하여 물관리에 대비하기도 하였는데 불과 며칠을 못 넘기고 장마가 지나가 버렸다. 짧은 장마가 지나고 불볕더위가 계속되더니 벌써부터 물 걱정을 하기 시작한다. 지금은 모내기가 끝나고 모가 활착을 할 시기라서 물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물빼기를 해놓은 논이 많아 일정 시간 후에는 다시 물을 채워야 하는데 조만간 물이 부족한 상태가 될 수도 있는 시기에 비소식이 있어 다행이다. 농촌생활은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농부가 기를 쓰고 농사에 전념한다고 해도 기후와 온도 그리고 햇볕과 바람이 뒷받침해 주지 않으면 농사일이 어려워진다. 귀농·귀촌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농부로 한 발짝 내딛는 날이 와도 이토록 햇볕이 강하고 기온이 높으면 농촌생활에 한계를 느낄 수 있다. 모내기가 끝나고 7월이 되면 벼가 자리를 잡아 뿌리를 내리고 포기가 불어나는 것을 보게 된다. 논농사에서는 포기가 실하면 쌀 수확이 많아진다고 하여 농부들이 이 시기에 가장 많이 조바심을 가지고 논을 찾는다. 논에서 씩씩하게 자라는 벼를 보는 농부의 마음은 이때가 가장 행복하다. 농촌 생활 중에서 가장 힘든 계절을 꼽으라면 바로 늦은 봄과 초여름이다. 이때는 농번기로서 1년 농사를 준비해서 씨를 뿌리고 가꾸는 계절이며 남도에서는 논농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모내기가 끝난 논을 관리하는데 총력을 쏟는다. 아침에 눈을 뜨면 들판으로 가서 벼가 자라고 있는 상태를 관찰해야 한다. 이양기로 심어도 군데군데 빠져있는 부분은 직접 모를 심어주는 가중도 해야 한다. 벼포기가 늘어날 수 있도록 물빼기 작업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 요즘처럼 한낮의 기온이 30도를 넘는 날은 논둑을 걷는 것만으로도 몸이 지치기 일수이다. 조금만 걸어도 땀으로 범벅을 하니 이렇게 힘든 작업인 줄 모르고 귀농·귀촌한 사람들의 심정은 오죽할까? 그래서 모든 일은 체험이 필요하다. 관심있는 업종을 체험하고 난 후에 자신감을 갖고 창업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듯이 농업도 마찬가지이다. 농지를 임대하여 2년 정도 농사를 지어 본 후에 귀농·귀촌을 결정하는 것이 실패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날씨의 변화가 심할 때에는 육체적인 피로감이 더해서 농사일에 흥미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힘든 일이라도 1년 계획을 세워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필자도 ‘농촌생활이 힘들어봤자 얼마나 힘들겠는가’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귀촌하여 정말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시기에 맞지 않은 식목을 하여 나무를 고사시키고 우렁이 농법이 친환경 벼농사를 짓는 방법이라기에 시행했다가 모내기가 끝나자마자 우렁이가 벼를 먹어치워 모내기를 다시 하기도 하였으며, 적기에 물빼기 작업을 소홀히 하여 벼 포기가 불어나지 않아 벼 수확이 줄었던 적도 있었다. 벼가 자라는 시기에 맞추어 그에 걸맞는 비료를 주어야 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귀농·귀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도시의 직장생활보다 쉽다는 생각으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농사는 절대로 쉬운 영역이 아니다. 자연환경이 매년 변하고 기후변화가 심한 요즘에는 과거의 농사 경험도 중요하지만 제 때에 맞추는 실행도 중요하다. 요즘의 농촌 들판은 벼가 포기수를 늘리면서 안정되게 커가는 모습이 풍요롭고 올해도 풍년을 가져올 수 있다는 희망으로 농민들은 여름을 맞이한다. 농촌생활은 농사철에는 정말 바쁘게 지내지만 농사가 끝난 늦가을부터 초봄까지 그래도 여유있는 생활을 할 수 있어 어려움을 견디고 살 수 있다. 요즘처럼 국내의 경기가 불확실하여 많은 소상공인들이 힘들어 하고 폐업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농촌은 본인이 기후변화에 잘 대응하고 부지런히 일에 전념한다면 올해도 풍요롭고 건강한 생활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