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간 60% 이식한 효자 아들 김병서 씨
"모든 것 다 주신 아버지께 몸 일부 드렸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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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간 60% 이식한 효자 아들 김병서 씨
"모든 것 다 주신 아버지께 몸 일부 드렸을 뿐"
이식위해 매일 2시간 운동… 2주만에 5㎏ 감량
10여 시간 대수술 성공… "건강하신 모습 다행"
  • 입력 : 2012. 02.07(화) 00:00
만성 C형 간염을 앓고 있는 아버지에게 간 이식한 김병서(왼쪽)씨가 6일 조선대병원의 한 병실에서 아버지 김천만씨와 함께 활짝 웃고 있다. 조선대병원 제공
"부모님이 주신 몸 중 그 일부만 다시 드리는 건데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4명의 자식을 키우느라 고생하셨는데 건강한 간을 드릴 수 있어 다행이네요"

만성 C형 간염을 앓고 있는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간을 선뜻 이식한 아들의 효행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효행의 주인공은 광주시 남구 방림동에 살고 있는 김병서(32) 씨.

김씨는 지난달 7일 조선대병원 간이식센터에서 10여 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통해 자신의 간 60% 가량을 아버지 김천만(66) 씨에게 이식했다.

아버지 김씨는 2년 전 한약 도매업을 하며 가족을 위해 무리하게 일하다 갑자기 쓰러졌다. 만성 C형 간염 진단을 받고 2년 동안 약물치료를 해왔지만 김씨의 병세는 호전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해 11월 간이식 수술만이 아버지의 생명을 살리는 길이라는 의사의 진단이 내려졌다.

막내아들로서 해충방제전문회사에 근무하는 김씨는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간을 아버지에게 이식하기로 결정하고 병원에서 조직검사를 받았다. 그러나 지방간 판정을 받아 결국 수술 날짜를 미루게 됐다.

당초 12월에 수술할 예정이었으나 수술 날짜를 조절하고, 김씨는 지방간 수치를 낮추기 위해 운동에 돌입했다.

김씨는 헬스장에 등록해 하루에 두 시간씩 운동을 했고, 하루 3끼 식사 모두 야채와 닭가슴살 위주의 식단을 짰다. 아버지를 위한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한 지 2주 만에 5㎏ 몸무게를 뺐고, 재검사결과 지방간 수치가 0에 가깝게 나와 건강한 상태에서 간이식을 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김씨는 퇴원해 집에서 요양 중이며 아버지는 병원에서 회복 중이다.

김씨는 "아버지가 주신 건강한 몸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것 같아 도리어 죄송했다"며 "수술이 잘 돼 아버지가 건강한 모습으로 활동하신 모습을 볼 수 있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아버지 김천만씨는 "힘든 수술을 결정해준 아들이 대견하다"며 "완쾌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나의 역할인 만큼 건강한 모습으로 가족들에게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김씨의 효행이 알려지자 김씨의 직장 동료들은 의료비를 지원하기 위해 모금운동을 펼치고 있다.

최동환 기자 dhchoi@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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