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교통사고에 입원?…'마디모' 의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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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가벼운 교통사고에 입원?…'마디모' 의뢰하세요
3D영상 재연 과학적 분석
나이롱환자 콕 집어내서
국과수, 한달내에 통보
"효과 좋다" 이용 급증세
  • 입력 : 2014. 07.11(금) 00:00
지난달 30일 서구의 한 도로에서 후진하다 주차된 차량과 경미한 접촉사고를 낸 A(38ㆍ여)씨는 지금도 그때 사고만 생각하면 분통이 터진다. 가볍게 차량과 추돌했고, 차량도 멀쩡했지만 상대편 차량 운전자 등 3명이 몸이 아프다며 병원에 입원을 했던 것. 결국 A씨는 보험처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차량이 스치듯 지나간 가벼운 접촉사고인데도 상대방이 병원에 입원할 땐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까? 통상적으로 이 같은 접촉사고 경우 상대방이 병원에 입원하면, 운전자는 어쩔 수 없이 보험처리를 하거나 혹은 상대방이 요구한 합의금을 줄 수밖에 없다. '나이롱환자'라는 것이 의심되나 이를 밝혀낼 도리가 없는 셈이다.

하지만 가벼운 접촉사고로 인해 입원하는 나이롱환자를 콕 집어내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의 '마디모'이다.

10일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마디모'는 교통사고 당시의 블랙박스 영상 등 주변 상황을 고려해 과학적인 분석으로 사고 상황을 3D 영상으로 재연하는 교통 상해사고 감정 프로그램이다. 마디모 감정은 운전자가 경찰에 요청하면, 국과수가 분석해 한 달 내에 결과를 의뢰자에게 알려준다.

특히 상해를 입을 정도의 충격이 아니라는 감정결과가 나오면 상대방은 지급받은 보험금을 보험회사에 돌려줘야 하고 보험사기죄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바로 이점 때문에 최근 국과수의 '마디모' 프로그램 활용이 급증하고 있다.

실제 광주지역 5개 경찰서의 한달 평균 마디모 감정 분석 의뢰는 각 서당 3~4건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부서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이맘때에는 단 1건도 없었는데, 최근에는 부쩍 늘었다"며 "경미한 교통사고를 내 억울해하는 운전자들에게 마디모라는 프로그램을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청도 지난해 9월 11일 '경미교통사고 조사요령'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광주지방경찰청과 광주 5개 경찰서에 발송했다. 주요 내용은 △주행중 아주 낮은 속도로 스치듯 접촉한 사고 △사이드미러가 경미한 정도로 파손된 사고 △교통사고가 난후 수일이 지난 뒤 신고하는 사고 △차량 정지 중 출발 또는 후진하는 과정에서 난 사고 △기타 상식선에서 대인사고라고 볼 수 있는 사고 등의 유형은 좀 더 신중한 수사를 하라는 주문이었다. '마디모'의 적극 홍보를 당부한 셈이다.

광주청 관계자는 "마디모는 경미한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한 뒤 보험금을 타내려는 나이롱환자들의 잘못된 행태를 막는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최근 1년새 감정을 의뢰하는 운전자들이 크게 늘었다"며 "하지만 가벼운 접촉사고의 경우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잘잘못을 가려보는 것도 좋지만, 사고가 나면 우선 눕고 보는 일부 운전자들의 그릇된 인식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과수 이공학과 교통분석팀에 따르면 마디모 감정 의뢰는 2012년 250건에 그쳤으나, 지난해 1250건까지 폭증했으며 올 1분기에는 15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공국진 기자 gjgong@jnilbo.com



마디모(MADYMOㆍMathematical Dynamic Models)

경미한 교통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 차량 파손 상태, 도로에 남은 흔적 등을 토대로 과학적으로 분석해 사고 상황을 3D 영상으로 재연하는 '교통 상해사고 감정 프로그램'을 말한다. 이를 이용하면 교통사고 당시 충격이 환자의 어떤 부분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판별할 수 있다. 마디모 감정은 경찰에 요청하면, 국과수가 분석해 결과를 통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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