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 외롭지 않게 꼭! 오랫동안 기억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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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너희들 외롭지 않게 꼭! 오랫동안 기억할게"
■ 세월호 100일 추모행사
학생ㆍ주민 등 500명 참여
편지낭독ㆍ풍선 띄우기 등
세월호 특별법 처리
진도주민 보상 등 호소
  • 입력 : 2014. 07.25(금) 00:00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를 기리는 '하늘나라 우체통'이 진도 팽목항 등대앞에 설치된 가운데 24일 대한불교조계종 자원봉사 단원들이 애도행사를 갖고있다. 우체통은 '노아의 방주' 형태로 새생명과 새나라를 향한 열망을 나타냈으며, 두개의 밧줄은 떠난 자와 남은 자의 소통의 끈으로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약속이자 하나됨에 대한 다짐을 표현했다. 배현태 기자 htbae@jnilbo.com
"다윤아 돌아와! 현철아 집에 가자! 고창석 선생님 보고 싶어요!" "바다야! 이제는 놔주렴…, 슬픔도 분노도 침묵도 사라지길…."

세월호 참사 100일인 24일 팽목항은 '눈물 바다'였다.

하늘도 그 때 그날의 슬픔을 아는 듯 눈물을 반복해 흘렸다.

오후 들어 짙은 구름이 낀 고요하기만 한 팽목항 하늘 위로는 남현철, 박영인, 조은화, 허다윤, 황지현, 고창석, 양승진, 권재근, 권혁규, 이영숙 등 실종자 10명의 이름이 울려 퍼졌다.

실종자들의 이름이 하나하나 호명될 때마다 곳곳에서 흐느끼는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세월호 참사 100일을 맞은 이날 오후 2시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 등대 앞에서 희생자를 추모하고 실종자의 귀환을 염원하는 '100일의 기다림, 하루빨리 가족품으로 돌아오세요'를 주제로 한 행사가 열렸다.

진도지역 58개 시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진도 범군민대책위원회'와 실종자 가족대책위원회가 마련한 이날 행사에는 실종자와 희생자 가족들을 비롯해 진도고등학교 학생, 지역주민 등 500여 명이 참여했다.

행사는 학생과 교사, 지역주민을 대표해 진도고 학생과 교사, 김상호 진도수협 조합장의 편지 낭독, 노랑 풍선 띄우기, 실종자 이름 부르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또 실종자가족대책위와 범군민대책위원회는 세월호 특별법의 조속한 처리와 진도주민들의 실질적 보상 등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낭독했다.

학생을 대표해 편지를 낭독한 홍강은(18ㆍ진도고 2학년)양은 "벌써 너희들이 떠나간지 100일이 지났구나. 평소엔 그렇게 느리게 가던 시간이 지금은 왜 이렇게 빨리 가는지 야속하기만 하다"며 "사고 이후 친구들과 웃고 장난치고, 부모님에게 짜증부리고, 학교생활도 평소와 다를 바 없고, 시험공부하는 것마저 너희에게 미안하다"라고 울먹였다.

홍양은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단원고 학생들의 이름을 부르며 "내가 사는 이곳 진도에서 일어난 일, 너희가 외롭지 않게 억울하지 않게, 꼭! 오랫동안 기억할게"라며 "우리 모두가 너희를 기다리고 있으니 어서 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오라"고 외쳤다.

차영주 진도고 교사는 하늘나라로 떠난 교사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며 편지를 읽었다.

차 교사는 "늘 너희(단원고 학생)들과 함께 했던 그 즐거웠던 날, 수학여행의 들뜬 그 기분이 제주가 아닌 하늘이 되어 버릴 줄 누가 알았겠느냐"면서 "깜깜한 어둠의 선실에서 너희들과 함께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며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건네며 다시 선실로 들어가던 뒷모습을 보인 당신(동료 교사)들의 고귀한 희생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희망의 상징인 '노랑풍선'을 하늘로 날려 보내면서 절정에 달했다. 참가자들은 10명의 실종자가 가족들에게 하루빨리 돌아올 것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노랑 풍선을 하늘로 날려 보냈다.

또 실종자 이름 하나 하나를 목 놓아 부르고, 노랑리본을 방파제에 달면서 실종자들의 귀환을 간절히 염원했다.

공국진 기자ㆍ주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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