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했는데…'순천의 선택'에 깜짝놀란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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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설마했는데…'순천의 선택'에 깜짝놀란 대한민국
호남서 어떻게 이런일이
하루종일 '이정현 얘기'
여야 막론 의미 새기고
  • 입력 : 2014. 08.01(금) 00:00
31일 곡성읍 5일 전통시장 인근에 새누리당 이정현 당선인의 당선 인사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배현태 기자 htbae@jnilbo.com
31일 광주ㆍ전남지역은 온통 '이정현' 이야기 뿐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이자 새누리당에서의 흔치 않은 호남출신 인사가 새정치민주연합의 텃밭 한복판인 순천ㆍ곡성에서 첫 국회의원 배지를 거머쥐은 대(大)이변을 연출했기 때문이다.

광주ㆍ전남 지역민은 대체로 '깜짝 놀랐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면서도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그야말로 대이변이다', '그럴줄 알았다. 새정치, 정신좀 차려라', '이정현이 새정치에 본때를 보여줬으면 좋겠다', '호남에서 어떻게 이런일이…, 새정치는 도대체 뭘 한 것이냐' 등등의 목소리였다.

이날 오전 10시께 광주 모 구청. 구청 직원들은 이른 아침 TV와 신문을 통해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자의 당선 소식을 접하곤 "설마 설마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공무원 이모(42)씨는 "어리둥절한 결과인 것은 맞지만 지역구도를 깼다는 것이 잘 한 일이고, 이제는 지역주의에 얽매이기 보다는 인물을 보고 선택하는 풍토로 이어지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낙후된 지역인 탓에 이정현 당선자가 '예산문제'를 언급한 것이 지역민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 인사들도 이날 이정현 후보자의 당선 배경에 큰 관심을 보였다. 광주지검의 고위 관계자는 이날 "어떻게 여당 인사가 호남에서 당선될 수 있었느냐"는 질문을 기자들에게 하기도 했다.

회사원들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광주 서구 상무지구에 직장을 둔 회사원 김동우(37ㆍ남구)씨는 "바람직한 현상이다. 앞으로 이정현 당선인이 영호남의 지역감정을 해소하는 역할을 충실히 할 것으로 보인다"며 "영남에서도 이 같은 변화의 바람이 불어 지역감정을 없앴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순천에 거주하는 홍상훈씨는 "당을 안보고 인물을 뽑은 결과"라며 "무엇보다 순천정원박람회 준비 당시 예산문제에 대해서도 이정현 당선자가 상당한 도움을 줬던 것이 순천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인 측면이 강하다. 그래도 새누리당 후보를 뽑는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순천시민들은 명분보다는 실리를 챙긴 결과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이정현 후보자의 당선을 '박근혜 정권의 지지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순천경실련은 이날 '순천ㆍ곡성 보궐선거 결과에 따른 입장'이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결과는 정치혁신과 지역발전을 갈망하는 지역민의 선택이지만,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이 현 정권의 지지로 받아들여져서는 안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순천경실련은 또 새정치연이 특정 정당의 후보를 선택하도록 하더니 그 이후 치러진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선거에서 후보를 당선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순천경실련 관계자는 "'민심은 물과 같아서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엎기도 한다'는 경구처럼 이번 보궐선거의 결과가 의미하는 바를 여ㆍ야 정치권 모두 명심하기 바란다"면서 "이정현 당선인은 그동안 선거로 인해 갈라진 지역민심을 화합의 장으로 이끌어야 할 것이다"고 주문했다.

공국진 기자 gjgong@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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