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적 가치 위협하는 '일베'의 일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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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적 가치 위협하는 '일베'의 일탈
이번엔 언론사 홈페이지 해킹
  • 입력 : 2014. 10.22(수) 00:00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의 일탈이 도를 넘어섰다. 과거에는 주로 인터넷 상에서 호남 지역 비하 발언을 표출했던 이들이 최근 들어 언론사 홈페이지를 해킹하는 등 직접적인 행동으로 진화하면서 우리 사회의 민주적 가치마저 위협하고 있다.

광주 남부경찰은 지난 20일 전라도닷컴의 홈페이지를 해킹한 혐의로 일베 회원 고모 씨 등 18명을 입건했다. 중ㆍ고교생과 대학생ㆍ군인 등이 포함된 이들은 지난 8월 전라도닷컴 홈페이지의 관리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이를 인터넷에 퍼뜨렸고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기사 제목을 '홍어'로 바꾸거나 사진과 동영상을 삭제했다. 이로 인해 전라도닷컴은 홈페이지 복구가 수일째 지연되면서 큰 피해를 입었다. 더욱이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게시글을 보고 재미삼아 해킹했다."고 진술하는 등 죄의식마저 느끼지 않았다고 한다.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서로 다른 생각이 공존ㆍ경쟁하면서 소통에까지 이르는 것이다. 객관적 사실에 대한 구성원들의 합의도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의 일베처럼 맹목적인 시각으로 호남을 비하하고 선정성과 폭력성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사회적 정당성을 부여받기는 힘들다. 수동적인 의견 표출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언론사를 해킹한 것도 용서받지 못할 범죄다.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죄의식도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사이버 공간에서 영웅시되는 풍토 또한 문제다. 관계 당국은 이번 사이버 테러를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국가 차원의 이슈로 설정하고 가담자들에 대해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 건전한 인터넷 문화 정착을 위한 네티즌들의 자정 노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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