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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계층과 나누는 '올재 클래식스' 열세 번째 시리즈
한번에 읽는 고전 이야기
장자ㆍ열자ㆍ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저 | 신동준 등 역 | 올재클래식스 | 1만1600원
  • 입력 : 2015. 01.15(목) 00:00
부담없는 가격으로 동ㆍ서양의 지혜를 모두 배울 수 있는 책이 나왔다. '지혜나눔' 출판사 올재가 올해 첫 '올재 클래식스' 시리즈를 펴냈다. 벌써 열세 번째 시리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먼저 도가 3대 경전인 '장자'와 '열자'를 통해 그 입체적 접근을 시도했다. '도덕경'은 깨달은 사람이 체험하는 실재에 대해서 말하는데, 그 중 '장자'는 깨달은 사람이 도달해 있는 마음의 상태에 대해서 말한다. 한편 '열자'는 깨달은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솔직히 보여 준다. 즉 여기서는 스승과 친구에게 배우는 과정, 그가 사람들이 인정하는 스승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리석게 행동하고 실수하는 모습, 곤궁한 가정을 어렵게 꾸려 나가는 모습 등을 있는 그대로 보여 준다. 그래서 열자는 멀리 오래전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편한 마음으로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물이 괴어 쌓인 게 깊지 않으면 큰 배를 띄울 힘이 없다/ 마루의 움푹 팬 곳에 한 잔의 물을 부으면 티끌 크기의 배를 만들어야 한다. 거기에 잔을 띄우면 이내 바닥에 닿고 만다/물은 얕고 배는 크기 때문이다. 바람이 두터이 쌓이지 않으면붕새의 큰 날개를 띄울 힘이 없다/ 9만 리 높이까지 올라가야 그 큰 날개를 지탱할만한 바람이 비로소 아래에 쌓이게 되고, 연후에 바람에 기댈 수 있다/ 푸른 하늘을 등지고 막힘이 없을 때 붕새는 비로소 남쪽으로 날아가는 일을 도모한다/(장자 본문 중에서)

이번 시리즈에서 '장자'는 고전 연구가 신동준 씨가 학계의 최신 연구를 반영해 다양한 판본을 축자 분석함과 동시에, 한ㆍ중ㆍ일 삼국에서 유통된 고금의 주석을 총망라했다.

'장자'는 무한한 창조성과 상상력의 보고다. 우화를 통한 기발한 비유와 직설적 표현이 정적인 동양 고전에 대한 편견을 깬다. '장자'는 끝없는 인위에 구속된 현대인들에게 자연과 합치함으로써 진정한 자유를 찾으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은 리더십 관점에서 '장자'를 바라본 최초의 번역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열자'는 상대적으로 우화적 성격이 강한 만큼 역자 정창영 씨가 읽기 쉽게 풀어서 옮겼다. '열자'는 '텅 비어 있음'의 철학이 담긴 오래된 이야기책이다. '도덕경', '장자'와 함께 도가를 대표하는 3대 경전 중 하나로, 여타 제자백가의 경전들에 비해 다양하고 흥미로운 우화들이 다수 실려 있다. 조삼모사, 기우, 우공이산 등 익숙한 고사성어의 유래를 접하며 고대 중국인들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다. 이번 시리즈에서 쉽게 풀어 쓴 '열자' 완역본으로 도가 철학의 진수를 만날 수 있다.

독일 문학의 최고봉을 상징하는 괴테의 대표작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도 함께 펴냈다. 독일 고전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거장,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청년 괴테의 순수한 열정과 재능으로 빚은 보석 같은 작품이다. 베르테르와 샤를로테의 가슴 시린 이야기를 통해 질풍노도의 시기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마지막으로,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나는 이 눈을 떴습니다. 아아, 이 두 눈은 다시는 태양을 보지 못할 것입니다. 어둡고도 짙게 안개가 낀 날이라서 태양도 가려져버렸습니다. 자연이여, 슬퍼해 다오! 그대의 아들, 그대의 친구, 그대의 연인이 종말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오. 로테여, 이것은 정말 무엇과도 비길 데 없는 느낌입니다. 마치 몽롱한 꿈을 꾸는 것과 아주 가깝습니다. 나는 이것이 마지막 아침이라고 혼자 중얼거렸어요. 마지막 아침이라! 로테 씨, 나는 이 말의 의미를 모르겠습니다. 마지막 아침이라. 지금 나는 힘이 넘쳐 여기 서 있지 않나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중에서). 교수신문 선정 최고 번역본인 '파우스트'를 비롯해, 정확하고 유려한 번역으로 인정받고 있는 이인웅 한국외대 명예교수의 최신 완역본이다.

인도의 영원한 정신적 지침서이자 힌두교 최고의 성전 '바가바드 기타'는 마부이자 스승인 크리슈나와 판다바족의 왕자 아르주나의 대화가 주 내용이다. 신에 이르는 길을 제시하며 힌두교의 우주적 정체성을 드러낸다. '바가바드 기타'는 글자대로 하면 '거룩한 분의 노래' 곧 '신의 노래'라는 뜻이다. '바가바드 기타'는 힌두교에서 종파를 가리지 않고 가장 널리 읽히는 책이다. 이를테면 인도의 복음서라고 할 수 있다. 700구절로 된 종교적인 내용의 시집이다. '바가바드 기타'는 예로부터 긴 세월을 두고 인도의 정신ㆍ문화ㆍ정치적 생활에 큰 영향을 주었고, 지금도 그러하다. (간디를 비롯하여) 인도의 정신적ㆍ영적지도자 중에서 '바가바드 기타'에 대한 번역이나 해설서 한 권 안 남긴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이다.

한편 올재 클래식스는 지혜 나눔에 적극 공감한 후원자들과 재능기부자들에 의해 제작되며, 총 발행부수의 20%인 1000권은 시골 공공도서관, 군 부대, 공부방, 복지시설, 소외계층에 무료 기증한다.

박수진 기자 sjpark1@jnilbo.com


■ 출판사 '올재'

지난 2011년 9월 출범한 사단법인 올재(이사장 홍정욱)는 고전과 문화예술 속에 담긴 지식과 교양을 널리 소개함으로써 격변하는 세상의 지향점을 찾고, 올바르고 창의적인 교육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취지로 설립됐다. 특히 인문학과 예술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소외 계층을 위해 다양한 지혜 나눔의 계기를 마련한다. '올재'는 '계림유사'에 실린 말로, '내일'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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