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것도… 88점 눈이 번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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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것도… 88점 눈이 번쩍
박물관에선 볼 수 없는 문화재
김대환 저 | 경인문화사 | 2만9000원
  • 입력 : 2015. 01.22(목) 00:00

박물관에서도 보기 힘든 희귀 유물들이 책 속에 담겼다. 이 책은 문화재 평론가인 저자가 지난 35년간 국내외 각지의 문화재를 직접 실견하고 실측 조사한 것을 소개한 것이다. 88점의 문화재를 담았다. 대부분 개인들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이다.

'문화재를 직접 보지 않고 그 문화재의 감정을 논하는 자는 아예 그 자격조차 없는 자'라고 말하는 저자는 한 유물을 위해 많은 시간 할애해 세상 밖으로 처음 끄집어낸 것들도 많다. 완전한 형태인 불꽃무늬 고구려 금관과 일본에 소장되어 있는 '백자금채 매죽무늬 작은병' 등이 그것이다. 저자는 일본인 소장자와 10년간 친분을 쌓은 끝에 유물을 직접 보고 조사했다. 저자가 아니었다면 이 유물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될 뻔했다.

책은 유물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여러 각도에서 찍은 사진이 기본적으로 수록돼있다. 세상에 단 한 점밖에 없다는 고려 공민왕 시대 유물 '연꽃 물고기 파도무늬 황금합'을 설명할 때는 성분분석 자료까지 기재했다. 가치는 크지만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유물의 올바른 평가를 위해 노력하는 저자의 의지가 엿보인다.

매장문화재나 인양문화재를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문화재를 찾아내 그 가치를 밝혀내고 우리민족의 창의성과 우수성을 재인식 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것으로 또 다른 형태의 발굴인 것이다. 신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금속공예, 도자공예, 목공예를 망라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문화재의 올바른 조명을 통해 5000년 역사 속에 잊혀질 뻔한 우리민족의 자부심을 다시 한번 더 느끼게 해주며, 현대에 공존하고 있는 우리들의 자아발견과 정체성을 확립하게 해 준다. 잘 알려지지 않은 문화재들이지만 일반인들도 편안히 읽을 수 있게 하기 위한 장치다. 담담히 따라 읽다 보면 유물의 제작 당시 우리 민족의 시대적 상황과 유물 자체의 문화재적 가치 등을 받아들일 수 있다.

박수진 기자 sjpark1@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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