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업체 인수 나선 미쉐린, 금호타이어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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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亞업체 인수 나선 미쉐린, 금호타이어 노리나
  • 입력 : 2015. 04.03(금) 00:00
지난해 워크아웃을 졸업한 금호타이어가 숨돌릴 틈도 없이 세계 타이어 업계의 M&A 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금호타이어 제공

中 캠차이나, 5위 피렐리 인수에 미쉐린 '긴장'
금타 채권자 지분매각 시기 맞물려 추이 촉각
박세창 부사장 '대표이사' 승진… 역할 주목

해외 대기업들의 타이어 업체 인수 후폭풍의 파장이 금호타이어까지 미치고 있다.

이탈리아의 타이어 명가 피렐리가 중국에 인수되면서 프랑스 업체인 미쉐린이 아시아 시장을 잡기 위해 M&A를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미쉐린은 예전부터 아시아쪽 타이어 업체 인수 계획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져 왔다.

상황이 급변하자 가장 눈치 빠르게 움직인 것은 바로 금호타이어 채권단들이다. 채권단은 지난해 워크아웃을 탈출한 금호타이어의 지분을 이르면 이달 매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야말로 세계 타이어 전쟁에 금호타이어가 휘말린 셈이다.

2일 금호타이어와 타이어 업계, 은행권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 국영 화학 기업인 캠차이나가 이탈리아 타이어 제조 업체인 피렐리의 지분 25%를 8조원에 인수하면서 유럽과 중남미 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캠차이나는 세계 5위 타이어 업체인 피렐리를 인수함으로써 가격 경쟁력과 브랜드 인지도까지 높일수 있어 업계의 신흥강자로 등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모국인 세계 제1 시장인 중국만 잡아도 다른 회사들을 충분히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마음이 급해진 쪽은 기존 타이어 강자들이다.

지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무려 6년간 업계 1위를 기록한 브리지스톤의 경우 항공타이어 쪽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고수하고 있어서 큰 타격은 없지만 문제는 미쉐린이다. 이번 중국의 M&A로 아시아 시장에서 자신들의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것이다.

더욱이 아시아 지역에는 이미 캠차이나 외에도 세계 20위권 안에 드는 7위 한국타이어, 9위 대만 쳉신, 13위 금호타이어 등 3개의 아시아 기업이 포진해 있는 상태다.

결국 구석에 몰린 미쉐린은 수년 전부터 시도해 온 아시아 타이어 업체 인수를 서두를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소시에테 제네랄을 인용 "미쉐린의 장 도미니크 세나드 사장이 아시아 타이어 업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워크아웃에 묶여 있던 금호타이어가 지난해 이를 털어내고 시장에 얼굴을 내밀었다. 금호타이어는 해외 타이어 업계가 항상 눈독을 들여온 탄탄한 기업이다.

눈치빠른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이를 놓칠리 만무하다. 은행권에 따르면 현재 금호타이어 지분 42%를 소유한 우리은행과 산업은행 등은 이미 보유지분 매각을 이르면 이달이나 다음달 공식화 할 예정이다.

물론 금호타이어의 우선매수청구권은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있으며 현재 9%대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황금알을 낳는 금호타이어를 놓을리 없겠지만 이달부터 매각절차가 시작되는 금호산업의 가격이 1조원까지 치솟는데다 6월에는 4000억에 달하는 금호고속도 인수해야 한다. 여기에 7000억 정도로 추산되는 금호타이어 지분까지 인수하려면 부담이 너무 크다.

이런 가운데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1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외아들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을 금호타이어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박세창 부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은 후계 승계 구도를 공고히 하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채권단이 곧 진행할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회사 의사결정권을 행사하는 '대표이사' 권한이 필수적일수 밖에 없어서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주주단)가 박 부사장의 대표이사 선임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주주단은 사전 승인 없이 박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며 대표이사 선임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측은 실무적인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주주단은 금호타이어에 시정조치를 요구했고, 이를 이행치 않을 경우 △잔여 채권에 대한 금융조건 완화 중단 △잔여 채권에 대한 기한 이익 상실 및 회수 △경영진 전부 또는 일부의 퇴임 또는 해임 요구 등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금호아시아나로서는 갈 길은 먼데 발이 묶인 셈이다.

이와관련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지난해 말 워크아웃에서 벗어난 상황이라 아직은 지분 매각 등에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박세창 대표 선임 문제를 먼저 해결하는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노병하 기자 bhr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