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화가' 45년 화업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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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연꽃 화가' 45년 화업 한눈에
양원철 화백, 북구 자미갤러리서 '연(蓮)'전
고결한 아름다움에 빠져 작품활동 매진
독보적 위상 차지…교직 퇴임 후 새출발
  • 입력 : 2015. 04.13(월) 00:00
연꽃 화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양원철 화백이 22일까지 광주 북구 자미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양원철 작 '연밭 인상'.
연꽃은 뿌리식물로 진흙탕에 깊게 뿌리를 내리고 줄기와 꽃대를 물 밖으로 내어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연꽃은 맑고 깨끗한 물이 아니라, 진흙탕에 뿌리를 박을 때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다. 여기서 더러운 진흙탕은 음모와 배신, 번뇌와 괴로움으로 점철된 세계를 의미하고, 연꽃은 괴로움에 물들지 않고 마음이 활짝 열려 깨달음을 얻는 것을 의미한다. 연꽃이 불교의 상징이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욕심, 번뇌 등으로 물든 세계에 깊게 뿌리 박고 있지만 물들지 않고 비로소 청정한 깨달음의 꽃을 피우는 것이 바로 연꽃이다.

<그림1중앙>
연꽃의 고결한 아름다움에 푹 빠져, 50년 가깝게 연꽃 그림만 그려온 화가가 있다. 35년간 함평 나산중고에서 미술 교사로 재직하다 지난 2월 퇴직한 양원철 화백이 주인공이다. 연꽃 그림을 그리는 서양화가로 한국 화단에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양 화백은 '연(蓮) 화가'로 통한다. 양 화백의 이름은 모르더라도 '연꽃 화가'라고 하면 웬만한 이들이 그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연(蓮) 그림과 함께 외길 인생을 걸었다.

양 화백이 연(蓮)과 인연을 맺은 것은 뚜렷한 작품소재를 찾지 못하고 있던 20대 시절이었다. 그는 "우연히 연못에 핀 연꽃을 보게 됐는데 더러운 물 속에서 아름다움을 간직한 연꽃을 피워낸 모습이 너무 인상 깊었다"며 "그때부터 연꽃을 그리게 된 것이 벌써 40년을 훌쩍 넘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연꽃이 자라는 곳을 찾아가 작품활동을 전개했다. 여러 연 서식지를 다녀봤지만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곳은 무안 회산 백련지의 연꽃이었다. 광활한 면적의 호수에 연꽃이 피어있는 모습을 보노라면 마치 천상의 세계를 보고 있는듯한 착각에 빠졌다. 진흙속에 살지만 항상 깨끗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회산 백련지 연꽃은 화백 자신이 갈구해온 맑은 영혼의 세계를 보여주는 듯 했다.

양 화백의 오랜 친구인 노의웅 전 호남대 예술대학장은 "양 화백을 처음 만난 것은 45년 전이다. 당시 양원철은 청순하면서도 내면속에는 야심이 가득했다. 그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조형활동의 길은 시작도 끝도 없다. 맺는가 하면 또 시작이다'고 말했더니 이후로 그는 끊임없는 노력과 계속된 정진, 열정으로 여러 기성화가들을 놀라게 했다"고 회상했다.

노 전 학장은 이어 "양원철이 추구하는 예술은 자연을 모체로 하고 있으며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있다"며 "자연에서 느껴지는 생의 환희를 무르익은 정신적 테크닉에 맡기고 있다. 이렇듯 양 화백의 풍경은 바라보는 그림이 아니라 온 몸으로 느끼는 감동으로 더욱 성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 화백은 교직생활을 끝내자마자 광주 금호동에 작업실을 마련해 본격적인 연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 학교에서 제자를 가르치면서 소홀했던 작품활동을 이젠 제대로 해보고 싶다"며 "요즘 내가 좋아하는 연 그림을 그리면서 무한한 행복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양 화백의 새로운 출발을 기념하는 전시회가 오는 22일까지 광주 북구 자미갤러리에서 '연(蓮)'전이란 제목으로 열리고 있다.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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