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의 아픈 역사 돌아보는 '목포인권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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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
인권의 아픈 역사 돌아보는 '목포인권영화제'
18일부터 이틀간 갓바위 근린공원 일대서 개최
4년째 사회적 약자들 위해 시민단체 등 주도
세월호 진실ㆍ후쿠시마 원전 등 아픈 현대사 다뤄
  • 입력 : 2015. 09.14(월) 00:00
제4회 목포인권영화제 포스터. 목포시 제공
목포에서 인권영화제가 열린다. 대중에게 알려지진 않았으나, 목포인권영화제가 지역에서 선보인 지는 올해로 4년째다. 매년 인권과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의미를 지역민에게 알리고 있는 목포인권영화제 주최측은 올해도 지역민의 '인권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영화 상영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18일부터 이틀간 제4회 목포인권영화제가 목포 갓바위입구 근린공원과 목포 CGV에서 개최된다.

이번 영화제는 목포지역 14개 시민단체가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마련됐다. 실내는 물론 야외 상영도 이뤄져 주민들이 손쉽게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영화제가 시작되는 18일에는 갓바위 입구 근린공원에서 두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먼저 아이들의 동심을 그려 감동을 주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상영으로 영화제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번 영화제의 개막작으로는 '레드툼'이 선정됐다.'레드툼'은 6ㆍ25 전쟁 휴전동안 발생했던 민간인들의 희생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로, 가슴아픈 한국 현대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영화를 만든 구지환 감독은 지난 2004년부터 경남 창원ㆍ거제ㆍ진주ㆍ통영ㆍ밀양 등 주요 민간인 학살지 발굴 현장과 위령제를 찾아 유족들의 목소리를 취재하고, 이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했다. 이 영화는 지난해 독립영화쇼케이스ㆍ광주인권영화제ㆍ인천인권영화제ㆍ진주인권영화제에 초청받아 호평 받기도 했다.

영화 상영후에는 구지환 감독이 직접 관객들과의 자리를 통해 영화 '레드툼'과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이튿날인 19일에는 목포 CGV에서 인터넷 이용에 대한 도덕적 문제를 다루는 '누가 애런슈워츠를 죽였는가'를 비롯해, 세습되는 가난과 폭력이 학습되는 삶에서 슬픔이 어떻게 전염되는지 보여주는 '범죄소년'이 상영된다. 이밖에도 '파도위의 여성들' '반짝이는 박수소리' 등 낙태문제와 장애인들의 정체성을 담은 11편의 작품이 목포 시민들을 찾아갈 계획이다.

폐막작으로는 '후쿠시마의 미래'가 선정됐다. '후쿠시마의 미래'는 원전사고 이후 사고의 후유증으로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끝을 예측할 수 없는 일본인들의 불안과 공포를 다룬 영화다.

한편 한편의 영화가 상영된 후에는 영화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나고 있는 인권에 대해 대화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목포인권영화제는 잊혀져서는 안될 인권의 모습들을 기억하자는 취지에서 지난 2012년 첫 무대를 열게됐다. 목포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해 청소년문화센터, 장애인인권센터 등 14곳이 영화제를 통한 '인권기억하기'에 동참하고 있다.

영화제가 첫 선을 보였던 해에는 제주 강정마을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상영했고, 이듬해에는 삼성반도체 공장의 산업재해문제를 비롯해 청년들의비정규직 문제, 한진중공업 근로자들의 힘겨운 싸움을 그리며 '노동'에 대해 지역민에게 생각할거리를 던지기도 했다.

지역민의 폭발적인 호응이 일어나지 않은 탓에 지역 대표 영화제로 자리매김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4년여 동안 지역민 사이에서 차츰 입소문이 나면서 영화제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목포인권영화제 첫회 때부터 지난해까지 영화제에 참석해 오고 있는 한 시민은 자신의 SNS를 통해 "영화를 관람하는 내내 '인권'에 대한 나의 시각을 되돌아보게 됐고, 내가 그동안 인권에 얼마나 무관심하고 몰지각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며 "좋은 영화를 접할 수 있게 해 준 영화제 측에 감사하다. 올해는 더 많은 지인들과 영화제를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은경 목포인권영화제 추진위원장은 "지난 인권의 아픈 역사와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날까지 잊혀져서는 안될 인권의 모습들을 제 4회 목포인권영화제를 통해 기억되기를 바란다"며 "지역에 인권 감수성을 높여 가는 일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수호해 온 목포 사람들의 긍지이며, 끊임없는 과제"라고 밝혔다.

목포시가 후원하는 제4회 목포인권영화제의 편당 관람료는 2000원이고, 사전예매(목포여성의 전화 061-283-4551ㆍ4885) 또는 현장구매도 가능하다.

목포=성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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