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비례대표에도 소외받고 있는 농어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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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쟁점
국회 비례대표에도 소외받고 있는 농어촌
[농어민 대변 누가 하나]
1인2표제 도입된 17대 비례대표
강기갑ㆍ박홍수ㆍ현애자 등 3명
여성ㆍ장애인 몫 안배된 18~19대
양당 비례대표 농어촌 전문가 전무
  • 입력 : 2015. 10.07(수) 00:00
농어민을 대변할 농어촌 선거구의 국회의원 수가 총선을 거듭할수록 줄어들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통해 이를 보완하면 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역대 비례대표 중 농어촌 전문가로 불릴만한 의원은 몇이나 있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18대부터 19대까지 비례대표 의원 중 농어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이는 전무했다.

●18~19대 거대 양당 농어촌 전문가 전무

19대 국회의원 출범 당시 비례대표 중 농어촌 전문가는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1순위로 공천받은 윤금순 의원이 유일했다. 윤 의원은 통합진보당 부정 경선 사건에 대한 논란으로 의원직을 사퇴해 의정활동을 펼쳐보지도 못했다. 거대 양당인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각각 25명과 21명의 당선인을 배출했지만 농어촌 전문가는 전무했다. 결과적으로 19대 비례대표 의원 중 농어촌을 대변할 이는 없었다. 통상적으로 여성ㆍ장애인ㆍ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를 안배한 것과 대조적이다. 19대 비례대표 당선인 54명 중 장애인, 탈북자, 다문화, 노동, 청년 등 사회적 약자 몫으로 20명에 가까운 인사들이 배치됐다.

18대 비례대표도 마찬가지다. 여성ㆍ노동자ㆍ장애인ㆍ청년 등의 목소리를 대변할 이들이 국회 진입에 성공했지만 농산어촌의 목소리를 담을 이는 없었다.

이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는 "당시는 농어촌 지역구 국회의원이 충분히 농민과 어민 등의 목소리를 전달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다분했다"면서 "하지만 갈수록 농어촌 선거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기에 비례대표를 통해 이를 보완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1인2표제 도입된 17대 박홍수 강기갑 등 농민 대변

'1인2표제'가 도입된 17대 국회에서는 비례대표 의원 중 농어민의 목소리를 대변할만한 이가 존재했다. 당시 헌법재판소가 1인1표를 통한 지역구 득표율을 토대로 비례대표제 의석까지 배분하는 것은 위헌이란 판단을 내려 '1인2표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가 처음으로 도입됐다. '1인2표제'는 정당정치의 발전에 기여하는 동시에 사표를 방지하는 제도다. 특히 소수에게 국회 진출의 기회를 주기에 훌륭한 제도로 평가됐다. 17대 총선에서 이런 장점은 그대로 반영됐다. 첫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이다 보니 각 정당은 보다 다양한 계층의 전문가를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했다.

농민출신도 비례대표로 세 명이 국회로 진출했다. 한농연 중앙회장을 역임한 열린우리당 박홍수 의원과 전국농민회총연맹부의장을 지낸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회장을 거친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 등이 해당된다.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농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박 의원은 농림해양수산위에서 현장 농업전문가인 자신의 장점을 살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정책대안들을 제시, 농업인들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았다. 이후 박 의원은 건국이래 최초로 현업 농어민 출신 농림부 장관에 임명되기도 했다.

농민 출신인 강 의원은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으로 맹활약했다. 한미 FTA를 반대하며 농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이를 토대로 18대 총선에서 경남 사천시에 출마, 한나라당 사무총장이자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이방호 의원을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비례대표에 농어촌 안배해야

갈수록 농어촌을 대변하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사라지고 있는 형국에서 이제는 비례대표에 농어촌을 안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의당 광주시당은 6일 농어촌을 대변하기 위해서는 비례대표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광주시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중앙선관위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지역구 의원수를 244~249석으로 잠정 합의함에 따라 농어촌 지역구가 축소될 전망이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의당 광주시당은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진정 농어촌의 대표성을 고민한다면 이는 비례대표 확대로 귀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비례대표를 중앙당에서 공천하지 말고 권역혹은 시ㆍ도 단위로 나눠서 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자연스레 해당 지역에 필요한 전문가가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다.

오승용 전남대교수는 "헌재의 인구편차 2대1 권고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표의 등가성 원칙은 민주주의 기본 중에 기본이다"면서 "그동안 아무일도 하지 않다가 이제와 농어촌 선거구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면 다소 논리가 빈약한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그렇지만 국회에 농어촌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의원들이 줄어드는 것은 농어민들의 생존권 문제와도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행 선거체제에서는 비례대표로 보완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다. 비례대표 공천 권한을 중앙당에서 갖지 말고 권역 혹은 시도 단위로 나눠준다면 자연스레 그 지역 예컨데 호남의 경우 농어업 관련 전문가들이 국회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시영 기자 sycho@jnilbo.com

최근 비례대표 국회의원 중 농어업 전문 비례대표 

 

비례대표
의석

농어업 
전문

이름(정당)

17대

56명

3명

박홍수(열린우리당)
강기갑ㆍ현애자(민주노동당)

18대

54명

-

 

19대

54명

1명

윤금순(통합진보당ㆍ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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