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가 떠받치던 대불산단이 경쟁력을 잃어가는 실정이다.
20일 한국산업단지공단 대불지사에 따르면 지난 6월 현재 대불산단에 입주한 조선업체는 총 329곳으로 이중 7곳이 휴폐업 상태이며, 26곳은 건설 중이고 2곳은 착공을 미루고 있다.
대불산단에 인접한 대형 조선사도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최근 대한조선이 법정관리에서 벗어났지만 중대형 조선사 8개중 3개가 휴폐업과 경매, 법정관리가 진행 중인 상태이다.
장기 불황에 중소 조선 기자재 업체들도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텨 나가고 있다. 전남지역 조선기자재업체 223개 중 50개가 휴폐업, 경매, 법정관리와 업종전환을 추진 중이다.
살아남은 기업들도 공장을 축소하고 있고, 팔려고 내놓은 공장은 수년째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일감 부족도 문제지만 저가수주에 따른 납품단가 하락도 심각한 수준이다. 현재 대형조선사로부터 수주한 납품단가가 2007~2008년 조선 호황시절 때와 대비 약 70% 수준으로 하락한 상황이다. 업계는 매년 3~5%씩 납품 단가가 하락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조선산업이 장기불황에 빠지면서 대불산단 마저 경쟁력을 잃어가는 실정이다.
1996년 완공된 대불산단은 2000년대 중반 조선기자재 집적단지로 급성장했다. 2002년 현대삼호중공업이 산단 주변에 터전을 잡으면서 협력업체가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한때 잘나갔던 대불산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선경기가 추락하자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불산단의 열악한 산업구조도 경쟁력을 악화시키고 있다. 대부분의 산단 입주 업체들은 대형조선사로부터 일감을 수주하는 형태다.
한 마디로 대형조선사들의 실적 저조는 산단 내 조선업계에 경영악화를 불러오고 있다. 실제 산단 주변 대형 조선사들이 극심한 매출하락을 기록했다. 세계4위의 조선사인 현대삼호중도 몇년전까지 수주급감으로 위기를 맞기도 했다.
특히 이들 대형조선사 들은 금융위기 시절인 지난 2009년과 2010년에 경영악화에서 벗어나기 위해 저가 상선 수주를 하면 건조 완료 시기 무렵 영업이익 적자로 이어졌다. 일감감소 뿐 아니라 저가 수주 피해도 고스란히 협력업체로 이어졌다.
산단공 관계자는 "산단 내 중소형 조선기업들의 자생력을 키울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면서 "조선업계 불황이 장기화 될 경우 입주기업들의 문을 닫는 사례가 늘어나게 되면 산단의 기능마저 상실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성수 기자 sskim1@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