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2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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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새누리당 2중대
  • 입력 : 2016. 02.24(수) 00:00
'광주'를 피로 제압한 전두환 주도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는 1980년 11월 12일 제10대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 835명을 정치 규제 대상자로 발표한다. 신군부는 그 가운데서 자신들에게 협조한 268명을 구제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듬해 1월 15일 민주정의당(총재 전두환)을 창당했다. 이틀 뒤에는 민주한국당(총재 유치송)과 한국국민당(총재 김종철)이 창당된다. 민정당은 보안사, 야당인 민한당과 국민당은 중앙정보부가 창당 작업을 주관했다고 한다.

관제야당답게 당시 민한당과 국민당은 전두환 정권에 적극 협력했다. 이 때문에 당시 정가에서는 '1대대(민정당) 2중대(민한당) 3소대(국민당)'라는 말이 유행했다. 당시에 유명한 일화가 있다. 청와대 초청 조찬에서 유치송 총재가 무심코 '야당총재와…'라는 말을 썼더니 대통령 전두환이 '야당이 지금 어디 있습니까? 1ㆍ2ㆍ3당이지요.'라고 정색을 했다고 한다. 민정당의 2중대인 민한당은 12대 총선에서 김대중ㆍ김영삼이 창당한 신한민주당에 참패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그때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요즘 야당 돌아가는 꼴을 보면 가관이다. 국보위 출신인 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 대표는 '북한 궤멸론'을 주장하더니 개성공단 중단도 '무조건 반대할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수혁 더민주 한반도경제통일위원장은 정부의 대북 강경 기조를 "비난만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더민주에 영입된 김현종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개성공단을 폐쇄시킬 수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에 합류한 이상돈 공동선대위원장도 "햇볕정책은 실패했다."고 첫날부터 작심 발언을 했다.

두 야당은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한다고 해놓고 햇볕ㆍ화해정책을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 이들에게 '새누리당 2중대'라는 비난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일각에서는 야당이 '안보는 보수'라는 입장을 취하는 것이 총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렇다면 야당이 따로 존재할 이유가 없다. 우리 정당사를 보면 야당은 선명성을 잃었을 때 총선에서 참패하고 몰락했다. 무소속 박지원 의원이 "새누리당 2중대의 정체성으로는 승리하지 못한다."라고 페이스북에서 밝힌 것은 정확한 진단이다. 두 야당이 새누리당 2중대ㆍ3소대로 전락한다면 4월 총선은 해보나마나다.



박상수 논설실장 sspark@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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