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脫석탄화'… 역행하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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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 세계 '脫석탄화'… 역행하는 한국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 2029년까지 발전소 20기 추가
그린피스, 20기 증설땐 연간 조기 사망자 1020명 예측
"미세먼지 등 환경피해 커… 대체 재생에너지 확대를"
  • 입력 : 2017. 01.05(목) 00:00
세계 주요국가가 기후 변화 위기에 대응해 '탈(脫) 석탄' 에너지 정책으로 선회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발전 단가가 낮은 효율성만을 이유로 석탄발전소를 증설할 계획이어서 세계적 흐름과 역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주요국들은 석탄화력발전 비중을 낮추기 위해 적극적인 정책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영국의 경우 2025년까지 자국 내 석탄발전소를 폐쇄할 방침을 세웠고, 미국도 가동 중인 석탄발전소 90% 이상을 2020년까지 폐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에너지정책 변화는 석탄이 미세먼지 유발의 주원인중 하나이며, 온실가스의 배출로 대기오염을 가속화시킨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인지한데 따른 것이다.

이러한 세계적인 움직임 속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의 상황은 어떠할까.

지난해 9월 24일 일본 교토 류코쿠 대학에서 '파리협정 실시를 향한 동아시아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제5회 동아시아 기후포럼이 열렸다. 포럼에선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동아시아의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정책 및 경험을 교류하는 장이 펼쳐졌다.

중국은 대기오염 해결을 위해 2016년부터 3년간 신규 석탄광산을 허가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2016년 베이징 시내의 석탄발전소를 모두 폐쇄하기로 결정했고, 현재 28개 지역에 계획 중인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을 연기하거나 취소했다.

일본 역시 2013년 30%를 차지하는 석탄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26%까지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현재 한국은 전 세계 흐름에 역행하고 있는 듯 하다. 지난해 정부는 내놓은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29년까지 석탄발전비중을 32.2%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는 10기의 노후 석탄발전소를 폐기하기로 했지만, 그보다 많은 양인 20기를 2029년까지 짓겠다는 것이다. 새로 짓기로 한 20기의 발전용량(1만8100㎿)은 폐기하기로 한 10기의 발전용량(3345㎿)의 약 6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처럼 한국이 탈석탄 흐름에 눈을 감고 석탄 소비를 늘리는 가장 큰 이유는 발전단가 차이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석탄발전단가는 1kwh당 80~90원으로, LNG 130~150원보다 저렴하다. 그러나 이 가격에는 초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로 인한 국민들의 건강과 환경의 피해 비용은 계산되지 않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지난 2015년 하버드대 대니얼 제이콤 교수 연구팀과 함께 국내에 운영 중인 53기의 석탄화력발전소 때문에 매년 1100명이 조기 사망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20기가 증설될 경우 추가분으로 인한 연간 조기 사망자는 1020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장기 경제적 측면에서도 석탄산업은 위태롭기만 하다. 세계 곳곳에는 이미 재생에너지와 석탄 에너지 발전단가가 같아지는 '그리드 패러티'가 실현된 곳이 많다. 향후 재생가능에너지 가격이 예측보다 더 빨리 떨어지게 되면 석탄산업은 불리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석탄을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는 천연가스발전소의 발전비중을 확대하고, 태양광, 풍력자원 등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다.

손민우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석탄발전은 초미세먼지 오염과 온실가스 배출을 수반하고, 막대한 사회적비용 부담을 준다"면서 "재생가능에너지 단가는 갈수록 저렴해지고 있으며, 효율은 향상되고 있다. 한국도 탈원전ㆍ탈석탄과 함께 재생가능에너지 중심 정책을 수립하고,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수진 기자 sjpark1@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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