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미술, 선진국 미술문화정책 '벤치마킹'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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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광주미술, 선진국 미술문화정책 '벤치마킹' 필요하다
오병희의 남도미술 산책-국공립미술관 역할ㆍ과제
美, 록펠러 그룹 정책 주효
中, 화교 활용 미술계 진출
獨, 청년 작가 브랜드 성공
  • 입력 : 2018. 02.22(목) 21:00
광주시립미술관 본관 야경.


광주시립미술관은 전시, 교육, 작품소장 등을 기본으로 한 종합미술관으로 1992년 개관한 최초의 본격 공립미술관이다.

전남도는 남도미술의 전국화를 위해 광양에 전남도립미술관을 건립 중이다. 서구 미술관 사례를 통해 미술문화 정책을 살펴보고 이를 근간으로 국공립미술관의 역할과 목적에 관해 알아보고자 한다. 독일 등 서구국가의 미술관을 이용한 미술문화정책과 이를 적용한 중국의 미술문화 발전을 위한 문화정책을 살펴본다.

세계 각국 미술문화 정책 전략을 통해 광주시립미술관의 의의와 역할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미국 미술문화 정책-미술관 건립ㆍ활용

세계 각국과 주요 도시는 미술관 역할과 영향력 확대를 통해 미술관을 건립하고 활용한다.

20세기 초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미국의 록펠러 그룹이 후기인상주의 등 모더니즘 미술에 대한 가치를 만들어 경제적, 문화적 가치를 추구했다. 록펠러 그룹은 20세기 초 유럽에서 새로 대두돼 아직 입지를 세우지 못하고 있는 세잔, 고호 등 후기인상주의 예술가와 피카소 등 입체파, 뒤샹 등 다다이즘 작가의 작품을 구입하고 이를 근간으로 20세기초 뉴욕현대미술관(MOMA)을 세운다.

이후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대대적인 전시회를 열고 작품을 알리며 그 가치를 높였다. 뉴욕현대미술관은 당시 저평가 된 모더니즘 작품을 구입하고 이들 작가를 소개ㆍ조명하는 전시를 통해 최고 소장품을 보유한 미술관으로 성장한다.

유럽미술 작품의 가치를 알아보고 싼 값에 수집해 가치를 만든 뒤 비싼 소장품으로 발전시킨 자본주의 시장논리와 미술의 중심을 파리에서 뉴욕으로 바꾸는 정치적 목적이 함께 들어간 문화정책이었다. 미술이 지닌 정치ㆍ경제ㆍ문화적인 가치를 깨달고 미술관을 중추기관으로 역할을 하도록 한 뒤 문화적ㆍ경제적 가치를 생산해 냈다.

이러한 핵심역할을 한 미술관은 유럽의 젊은작가 작품을 구입한 후 전시와 전시작품 평론, 작품 소장 등을 통해 작품의 가치를 만들었다. 당시 미국 뉴욕에서 수집한 세잔, 피카소, 뒤샹 등 작품의 경제ㆍ문화적 가치는 막대하다.

이후 미국 미술계는 1980년대 말~1990년대에 미국 국적 작가만을 소개한 휘트니미술관에서 연 휘트니비엔날레를 통해 젊은 작가들을 소개했고 유럽 순회전과 베니스비엔날레 등을 통해 국제적인 스타를 만들기도 했다. 미국 등 서구미술시장은 1990년대 중반 이후 미술시장이 침체되자 새로운 미술시장을 개척한다.

그 대상이 중국 문화혁명(1966년) 이후 현대미술의 전개가 미미한 중국시장 개척이었다. 핵심역할을 한 기관은 뉴욕현대미술관(MOMA), 구겐하임미술관, 유럽미술관이다.

이들 미술관은 미술시장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현대미술이 본격화 되지 않은 중국 작가들을 선별해 전시하고 작품구입을 통해 막대한 경제적 이익과 문화적 실리를 추구한다.

미국과 유럽 미술관이 중국미술 작품을 거래하고 전시 하자 중국 정부는 중국 내 798갤러리를 만들어 세계미술 시장에 적극 진출하는 문화전략을 추구한다.

이 시기 서구 갤러리들은 중국 798갤러리 400개 중 90% 이상을 차지하며 중국미술 시장에서 활동했다. 상해비엔날레를 통해 작품을 홍보하면서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남겼으며 중국은 아시아 미술 중심을 중국으로 옮기는 실리를 추구한다.



●중국-화교 네트워크 활용

서구미술 시장이 중국을 선택해 세계미술시장에 진출되자 중국은 세계적인 화교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미술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미술문화정책을 실행한다.

문화혁명 이후 소멸된 자신들의 고유문화를 복구해 가며 전통미술 분야를 지원해 세계적인 대가들을 만들었다.

그 결과 중국현대 미술작품 가격이 현대 미술시장의 상위권을 차지하게 됐다. 제백석, 서비홍 등 근대 전통미술 대가들이 세계적인 작가로 거듭났으며 현재 전통 중국화를 부흥시키고 세계미술계에 적극 진출한다.

현재 중국은 미국의 미술문화 정책을 적용해 홍콩, 싱가포르를 통해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아시아 미술계를 주도해 나가고 있다.

그 결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작가 작품이 고가에 거래되는 새로운 미술시장이 형성 됐으며 아시아 미술을 리드하고 대표한다는 문화적 자부심을 가지고 아시아 미술계를 주도하고 있다.



●독일-미술로 경제적 이윤 창출

신라이프치히 화파는 1990년대 독일미술계에 새롭게 나타나 2000년대 세계미술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청년작가들을 말한다.

1990년 독일통일 후 구 동독지역 라이프치히 청년작가들의 사회주의 예술 전통이 혼합된 현대미술은 세계 미술계에 주목을 받는다. 라이프치히 시각예술대 출신 작가들은 추상표현주의와 팝아트 경향이 세계미술의 주류일 때 동독의 미술전통인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바탕을 둔 전통을 유지했다.

과거 전통을 바탕으로 한 구성적인 엄격함과 장인 정신이 근간이 된 현대적 작품이 세계미술계의 주목을 받게 됐으며 라이프치히는 미술로 경제적 이윤을 창출하는 도시가 된다. 신라이프치히 화파의 성공은 아이겐아트(Eigen+Art)갤러리를 운영하는 게르트 하리 립케가 독일 전통회화를 기반으로 현대적으로 그린 작품을 미국 뉴욕에 소개하면서부터다.

독일 미술관들의 지원, 독일 정부의 라이프치히 청년작가를 위한 미술 브랜드화 정책도 성공요인이다. 독일정부, 미술관, 갤러리들의 지원을 바탕으로 라이프치히 청년작가들을 전세계적으로 알리는 세계적인 미술시장 네트워크가 함께 했다. 세계적 화상인 찰스 사치의 신라이프치히 화파 작품 전시와 컬렉션, 전세계 미술시장을 움직이는 미국 갤러리와 미술관의 전시와 컬렉션이 동반됐다.

문화강국들은 체계적인 미술문화정책을 통해 세계미술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문화는 물질보다 정신으로 자긍심과 전통을 지키고 이어가는 것이며 부차적으로 따라오는 경제적인 효과 역시 크다.

서구 문화강국 처럼 전략적인 문화정책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비로소 미술로 경제ㆍ정신ㆍ문화적 가치를 창조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광주시립미술관-남도미술 문화 진흥 위해 설립

광주시립미술관은 예술가들이 예향 광주에 미술관이 필요하다고 광주시에 요청해 지난 1992년 개관한 우리나라 최초 본격적인 공립미술관이다.

예술가들이 예향 남도의 전통을 계승하고 작가 육성, 지역과 한국의 미술문화를 널리 알릴 수 있는 미술관을 요구해 건립됐다.

미술관을 지을 당시 지역 예술가들이 주축이 돼 작품을 기증하고 네트워크를 통해 전국 유명 작가의 작품을 기증 받았다. 컬렉션의 다양화를 위해 하정웅 광주시립미술관명예관장을 만나 기증을 받아 현재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컬렉션이 됐다. 그 결과 광주시립미술관 소장품 중 다수가 기증 작품으로 구성됐다.

광주시립미술관이 만들어진 이유는 전시와 작품소장을 통해 작가를 알리고 발굴해 남도의 미술문화를 알리고 진흥해 달라는 작가들의 요구에 의한 것이다. 미술관은 전시, 작품연구, 평론, 작품 소장 등을 통해 지역과 국가의 미술을 육성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문화의 핵심기관이다.

미술관은 시민들이 미술문화를 즐기고 정신적인 안정감, 문화적 자부심을 키워 주는 문화기관이다. 세계 각국과 각 지자체에서도 미술관을 건립해 자신의 문화를 지키고 가치를 높이며 시민들에게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고 있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작가육성, 전시와 교육, 작가와 작품연구를 통해 전통과 현대미술을 이론적, 실질적 토대를 마련할 의무가 있다.

미술을 통해 삶의 의미를 생각하고 미적체험을 하는 문화기관이 돼야 한다. 광주시립미술관은 많은 예술가들을 지원하고 미술문화를 발전시키는 핵심기관으로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건립됐다.



●광주시립미술관-작가와 함께 정신ㆍ경제적 가치창출

광주시립미술관의 주된 역할은 작가와 작품연구를 기반으로 한 전시이며 이를 통해 정신적,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광주시립미술관은 남도미술전, 전국적인 전시, 매체미술전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전시와 차세대 작가들을 육성하는 전시를 열고국내외로 작가ㆍ작품을 알리고 다양한 담론을 형성해야 한다.

이러한 전시가 기반이 되고 작품구입, 미술관 교육, 창작지원 활동의 역할이 덧붙여져 광주시립미술관의 성장 기반이 조성된다. 이러한 기반이 완성된 뒤에야 비로소 우리나라 미술계를 선도하는 미술관이 될 수있다.

광주미술은 전통과 인적자원을 갖춘 남도미술로 세계미술을 주도하는 국내외 전시를 통해 해외진출을 모색해야 한다. 뉴욕현대미술관, 구겐하임미술관, 퐁피두센터 같은 세계 미술을 이끌어 가는, 아시아와 세계에서 인정받은 미술관이 돼야 한다. 세계적인 미술관을 되기 위해서는 지역작가를 육성하고 시민들에게 다양한 미술문화를 보여주는 것이 선결조건이다. 이렇게 될 때 전국적, 넓게는 세계 미술계에 남도와 한국미술을 알리는 미술관이 될 수 있다.

앞부분에 필자는 뉴욕(뉴욕현대미술관)이 20세기 초 유럽에서 새롭게 대두한 피카소, 뒤샹, 달리 등 유럽의 새로운 사조의 무명작가와 20세기 말 알려지지 않은 중국작가 작품을 전시하고 작품 구입, 평론을 통해 가치를 높여 세계미술을 주도했다고 언급했다.

최근 중국은 싱가포르와 홍콩을 통해 동남아 작가의 작품을 구입, 전시, 평론을 통한 아시아 미술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광주시립미술관과 조성중인 전남도 도립미술관에서는 남도작가 작품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대표작가들을 모은 전시를 열어 한국미술 중심지 역할을 해야 한다.

공립미술관의 설립 목적은 지역작가 육성, 시민들이 다양한 예술 작품을 즐길 수 있는 전시, 작가와 작품연구에 있다. 문화기관으로 시민들에게 미술을 통해 즐거움과 삶의 의미를 주는 문화교육을 해야 한다.

이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필자를 포함한 광주시립미술관 구성원들은 작가와 시민들을 먼저 생각하고 남도의 미술문화를 지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미술관이 작가와 예향을 만든 예술인, 시민들을 위해 꾸준히 임무를 수행할 때 미술을 통한 정신적ㆍ경제적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미술문화 소개하고 작품ㆍ관람객 가교 큐레이터 역할중요


미술관은 예술을 통해 정신적ㆍ문화적ㆍ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문화의 핵심기관이다.

미술관의 구성원 중 큐레이터는 작가와 시민을 위해 전시를 기획하고 미술관 교육, 소장품 관리, 작품연구를 통해 미술문화를 시민들에게 소개하는 역할을 한다. 미술관 큐레이터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전시와 전시에 동반된 작품 평론이다.

큐레이터는 전시를 통해 시민들에게 다양한 장르의 작가와 작품을 알리고 신진 작가들을 소개 육성한다.

포스트모더니즘시대 미술은 절대적인 가치가 없이 다양한 의미에서 가치를 추구하는 미술이 선보였으며 새로운 뉴미디어아트가 전개되는 하이퍼모더니즘 시대다.

이러한 시대에 미술 작품의 가치는 미술관 큐레이터가 전시작품을 선정하고 평론하고 작품소장을 하면서 가치가 최종적으로 판단된다.

큐레이터 역할과 힘이 커지게 됐으며 큐레이터 역량과 전시에 따라 미술관의 인지도가 달라진다.

즉 큐레이터의 노력과 열정에 따라 지역 작가 위치에 영향을 주게 된다.

뉴미디어시대는 네트워크를 통해 전시가 전국 혹은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가기 때문에 어느 지역에서 전시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지역이 아닌 작가가 어떤 장소(미술관ㆍ화랑)에서 전시를 하고 미술관이 어떤 작가의 소장품을 보유하는지가 중요하다. 현재 한국사회는 국공립미술관이 여는 전시의 위상이 높다.

예술가들은 전시, 평론, 작품소장을 할 수 있는 미술관 큐레이터와 네트워크를 구축하려고 한다.

이러한 위치에 있는 국공립 큐레이터가 갖추어야 할 자질은 작가들을 섬기고 좋은 전시를 만들어 미술문화를 지키고 정립시켜나간다는 책임감 있는 자세와 마음가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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