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지서도 5ㆍ18 추모 물결 '달라진 위상' 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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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세계 각지서도 5ㆍ18 추모 물결 '달라진 위상' 실감
호남 출신 한인 동포 주축 기념행사 잇따라 열려
미ㆍ영ㆍ독ㆍ중ㆍ일본 등서… 전년보다 7개 도시 늘어
"진보ㆍ보수 편가르기 없이 '광주정신' 강조 주력"
  • 입력 : 2018. 05.20(일) 21:00
해외 한인 동포들이 각 도시별로 준비해 치러진 제38주년 5ㆍ18 기념식 포스터들. 토론토(위), 런던(아래). 이애리씨 제공(오사카 거주 본보 향우명예기자)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ㆍ18민주묘지에서 제38주년 5ㆍ18기념식이 치러진 지난 18일, 전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한인들도 광주의 한(恨)을 위로하고 영령의 명복을 빌었다. 특히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식 참석 및 '광주정신' 언급 등에 힘입어 재외 한인들의 5ㆍ18 추모 열기도 널리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세계호남향우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전 세계적으로 5ㆍ18 추모식이 치러진 도시는 총 32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기념식을 개최한 25개 도시에서 7개 도시가 추가된 것이며 추모객의 숫자도 예년보다 크게 증가했다.

먼저'5ㆍ18민주화운동 밴쿠버기념사업회'가 있는 캐나다 밴쿠버에서는 18일 오전 10시50분부터 한인회관에서 제38회 5ㆍ18민주화운동기념식을 거행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김건 주밴쿠버총영사를 비롯해 지역 한인 다수가 참가했다. 밴쿠버는 지난 2012년 9월 출범한 밴쿠버 민주연합 주도 하에 6년째 5ㆍ18기념식을 개최하고 있다.

김 총영사는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의 5ㆍ18 기념사를 대독했고, 정기봉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밴쿠버협의회장은 "4ㆍ19, 5ㆍ18, 6ㆍ10민주항쟁 그리고 2016년의 촛불집회가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이룬 역사"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도 5ㆍ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렸다. 과거엔 도쿄재일본한국인연합회 대회의실에서 뜻있는 사람들끼리 모여 조촐하게 행사를 치렀지만, 지난해부터 참석 희망자가 급증해 이번 행사에는 재일본한국YMCA 회관 9층 국제홀을 빌렸다.

이밖에 올해 5ㆍ18기념식은 미국 워싱턴ㆍ로스앤젤레스ㆍ뉴욕ㆍ시카고, 영국 런던, 중국 베이징ㆍ상하이ㆍ칭다오, 호주 시드니ㆍ오클랜드, 브라질 상파울루,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말레이시아 등 전 세계 32개 도시에서 일제히 열렸다.

호남 출신 향우들이 주축이 된 해외 한인 동포들의 5ㆍ18기념식은 각 도시의 특성에 맞춰 5ㆍ18 기념식 개최를 알리는 다양한 형식의 포스터와 안내문을 통해 5ㆍ18의 역사적 의미와 '광주정신'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워싱턴지구 호남향우회가 주관한 5ㆍ18민주화운동기념식 포스터에는 국립5ㆍ18민주묘지 전경 사진과 함께 '5월의 함성이 울려 퍼졌던 그날 이후 조국인 대한민국은 촛불로 다시 한번 민주화를 이룩하였습니다. 광주의 영령들을 위로하고 대한민국의 발전을 염원하는 기념식에 많은 동포들의 참석을 바랍니다'고 썼다.

토론토 한인회 등이 제작한 '캐나다 동부 5ㆍ18기념식' 안내문에는 '5ㆍ18 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 역사적 이정표가 된 반독재ㆍ반쿠데타ㆍ반폭압의 민주주의 항쟁입니다. 세계사적으로도 미래사회에 자유와 민주와 인권의 빛을 던져준 민중혁명으로 평가받으며 한국인의 민주 의지와 시민정신을 만방에 과시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해외 한인들의 5ㆍ18 기념식은 국내와 달리 지역이나 진보ㆍ보수를 떠나 한결같이 5ㆍ18 당시 광주시민들의 군부에 대한 저항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 동포는 "6년 전부터 불어온 5ㆍ18 기념식 행사 개최 바람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25개 도시에서 거행됐고 올해는 더욱 많은 도시에서 치러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해외 한인들의 5ㆍ18 기념식을 주최ㆍ주관한 단체나 소속을 보면 그 어떤 편견도 없다. 보수니 진보니 편가르지 않고 오로지 5ㆍ18의 그 숭고한 정신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디 문재인 정부에서 5ㆍ18의 진상이 낱낱이 규명되고 국내는 물론 전 세계 동포들이 광주의 민주영령들을 한뜻으로 추모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병하 기자 bhro@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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