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칼럼/ 기후정의 수호자, 프란치스코 교황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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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복지
/기후&에너지칼럼/ 기후정의 수호자, 프란치스코 교황의 경고
임낙평 국제기후환경센터 대표이사
  • 입력 : 2018. 08.22(수) 13:39
  • 강송희 기자 songhee.kang@jnilbo.com
입추와 말복을 지나니 폭염의 기세가 꺾였다. 여름이 가는 길목,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대자연의 오묘한 질서에 감사할 것이다. 금년 한반도의 폭염과 열대야, 섭씨 40도를 넘어선 최고기온은 가히 기록적이다. 한반도와 아시아 북미 유럽 북아프리카 등 도처에서 살인적 폭염, 거대한 산불, 홍수와 가뭄이 예년처럼 반복되었다. 과학자들은 이런 기상이변이 '인간이 만든 기후변화' 때문이고, 이를 치유하지 않는다면 더욱 반복되고 더 강렬해질 것이라고 한다.
세계자원연구소(WRI)에 따르면 기후변화를 야기하는 인류의 온실가스 배출은 줄지 않고, 대기 중 CO2(이산화탄소) 농도도 연간 2PPM이 증가, 410PPM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인류는 역사적인 '파리기후협정'을 체결하고, 세계 모든 나라가 '지구촌의 평균기온을 금세기 말까지 산업혁명 이전 기온보다 섭씨 2도~1.5도 아래로 유지할 것'과 '대폭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약속했었다. 그러나 아직 긍정적 변화는 없다. 유엔은 2020년 발효될 이 협정의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금년 말 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24)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향후 몇 년 동안은 국제적 혹은 국내적으로 기후위기 대응에 중요한 시점이다. 파리협정의 이행여부가 현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세대의 삶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인류에 생명과 안전 평화를 위해서는 온실가스 감축이 이뤄져야 하고, 대기 중 CO2 농도를 떨어뜨려야 한다. 그 길이 바로 기후환경정의의 길이자 인권평화의 길이다.
그 길을 위해서 꾸준히 목소리를 내는 지도자들이 있다. 세계 가톨릭교회의 수장,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들 중 일인이다. 그는 지난 2015년, 유엔의 파리기후협정을 체결을 앞두고, 그해 6월 기념비적인 교황의 기후환경 '회칙(Encyclical)'을 발표해 큰 반향을 일으켰었다. 그의 회칙은 각국의 지도자, 특히 힘 있는 나라의 지도자들이 협정체결의 결단을 내리는데 영향을 끼쳤고, 각국 시민들의 기후행동에도 많은 영감을 주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취임 직후부터 기후환경이슈와 사회정의의 목소리를 냈고 관련된 현장을 찾았으며 그때마다 각국 언론과 시민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었다..
금년에도 활동은 이어졌다. 지난 7월, 로마 바티칸에서 '교황회칙 발표' 3주년 행사가 개최되었다. '우리 공통의 집(Our Common Home)의 보호와 지구에서의 삶의 미래'라는 주제의 이 행사에는 기후관련 국제기구의 대표, 세계적인 전문가, 종교지도자들, 특별히 아마존 원주민과 기후에 취약한 섬나라 주민들이 참여했다. 교황은 이 행사연설을 통해 '오늘 지구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회복되고 안전하게 되어야 한다'면서 '세계 곳곳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기후재난이 삼각한 지경이다. 우리는 미래세대에게 잡석과 사막, 쓰레기 더미를 남겨주는 실질적 위험에 처해있다'고 경고했다. 교황은 또한 '우리는 낭비할 시간이 없다'면서 각국이 파리협정을 준수하고,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정부, 시민사회, 경제, 종교계도 협정의 이행과 기후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지난 6월에도 바티칸에서 '우리 공통의 집의 돌봄과 에너지전환'이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개최된 바 있다. 이 자리에는 엑슨 모바일, BP, 쉘, 로얄 더치, 프리멕스 등 세계적으로 유수한 다국적 석유회사의 최고경영자들과 에너지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교황은 행사 마무리 연설을 통해서 '더 이상의 화석에너지 탐사와 개발을 지양하고, 그대로 둘 것(Keep it in the Ground)'과 '청정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전환에 나설 것'을 촉구하며 '문명이 에너지를 요구하지만 에너지가 문명을 파괴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거대 다국적 석유기업가들 앞에서의 교황의 직설적이고 노골적인 연설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계절의 변화로 폭염은 사라져 가고 있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기후위기 대응이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에게 더 큰 재앙으로 다가올지 모른다. 우리는 시간이 없다며 빠른 대응책을 주장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목소리에 교회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이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생명과 평화와 안전의 길, 기후환경정의의 길을 가고자 한다면….
강송희 기자 songhee.kang@jnilbo.com songhee.kang@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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