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앞에서 행정실장이 교사 폭행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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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학생들 앞에서 행정실장이 교사 폭행했다니
사학법인 교육청 징계 요청 거부
  • 입력 : 2018. 09.02(일) 21:00
  • edit@jnilbo.com
최근 광주의 한 사립 여자중학교 도서관에서 행정실장이 교사를 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더욱이 도서관에는 학생과 동료 교사 등이 있었고 경찰도 폭행 사실을 확인했지만 별다른 징계 없이 넘어갔다고 한다. 학교 현장에서 교권 추락에 대한 불만과 자괴감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교권 지키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행정실장이 되레 학생들 앞에서 교사를 폭행하고 징계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작금의 행태가 기가 막힐 일이다.

광주시교육청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광주 D 여중 도서관에서 행정실장 A 씨가 도서관 담당 교사 B 씨를 폭행했다. A 씨는 도서관 시설 개선 문제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욕설을 퍼부으며 B 씨의 목을 가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언과 폭행 사실은 경찰에 의해 확인됐고, 행정실장 A 씨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교육청 감사팀이 폭행 사건을 확인하고도 현장 방문이나 피해자 조사 없이 사건을 종결하고 해당 사학법인은 교육청의 경징계 요청조차 거부했다고 한다.

교권침해는 사회가 각박해지면서 나타난 사회적 병리 현상이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스승에 대한 존경심이 사라지고 교사를 하나의 직업인으로 여기는 풍조가 만연해 있다. 일부 사학에서 보여주는 비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나 불공정한 인사 시스템도 약자인 교사들의 권리를 짓밟는 요인이다. 교육청 감사팀이 경징계를 요청하고 설상가상 해당 사학법인이 이마저 거부한 것도 교육 근간을 훼손시키는 사학의 횡포다.

광주시교육청은 가장 민주적이어야 할 교육 현장에서 다시는 이런 비교육적 행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안일한 감사팀의 업무 행태를 문책하고, 폭력이라는 가장 비교육적인 행태에 대해 엄정하고 공정한 법적 제재를 가해야 한다. 자율을 핑계로 행여 교육의 본질은 물론, 인간성마저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사학 재단의 자성도 필요하다.
edit@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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