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이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여행’이라는 말은 신영복 선생님의 ‘담론’을 읽으며 처음 보았다. ‘그렇지, 내가 알고 있는 대로 마음을 움직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알면서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일이 얼마나 많아’하고 여태 이 말뜻을 생각해 왔다. 그런데 오늘 아침 그 글을 다시 읽어보니 전혀 그렇지 않다. 내가 알고 있는 대로 마음을 움직이는 게 아니라, 그 알고 있는 바를 깨뜨리는 게 너무 어렵다는 뜻이었다. “공부는 우리를 가두고 있는 인식틀을 망치로 깨뜨리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는 여행이...
2024.07.21 18:08“일본어를 못 해도 이주할 수 있을까요?” 이달 초, 지방소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일본 훗카이도로 향해 지방소멸 극복에 성공한 니세코와 히가시카와정을 방문했다. 두 마을 다 각자의 특색이 있었으나, 마음을 사로잡은 곳은 다름아닌 히가시카와정이었다. 옛 초등학교를 활용한 외국인 공립 일본어 학교와 이어져 마을 사람들의 도서관이자 카페, 쉼터이자 마을회관으로 이어지는 센토피아2와 그 앞으로 조성된 잔디밭에서 축구하며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자 나도 모르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취재를 위한 안내를 도와준 이도...
2024.07.21 18:09의정 갈등 장기화 국면 속에 광주 지역 주요 병원들이 진퇴양난이다. 의대 증원 반발로 이탈한 전공의들의 사직서 수리를 잠정 연기하고 하반기 수련 전공의 모집 정원을 확정·제출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정부는 22일부터 각 수련 병원이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제출·신청한 올 하반기 전공의 정원에 따라 모집 절차에 나선다. 이달 말까지 모집을 하고 다음 달부터는 각 수련 병원 단위로 필기·실기 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최종 합격하면 하반기 수련 일정이 9월 1일부터 시작된다. 현재 전남대병원은 전공의 231명의 사직서 수리를 보류한 채 수련평가위에 올 하반기 모집 정원으로 레지던트 28명만 신청했다. 조선대병원 역시 임용을 포기한 인턴을 제외한 레지던트 100여 명의 사직서 처리를 잠정 보류키로 했다. 올 하반기 전공의 모집 정원은 인턴 36명·레지던트 4명으로 확정, 수련평가위...
2024.07.21 17:24신안군이 추진해 온 버스공영제가 연간 160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준공영제나 민영제와 달리 버스공영제는 주민의 교통복지를 위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을 도맡아 공공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익과 효율 만을 앞세운 민영화와 신자유주의가 일상화된 현실에서 ‘이동권의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는 신안군의 도전이 반가운 일이다. 21일 신안군에 따르면 올해로 16년째를 맞는 버스공영제에 대한 경제성 분석 결과 연간 160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버스공영제 시행 이후 경제적 유발효과도 2333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다른 지자체의 민영제나 준공영제에 비해서도 효율적이라는 결과도 나왔다. 지난 2023년 기준, 신안군의 버스 한 대당 지원액은 7200만 원인데 반해, 민영제를 실시하는 목포시는 대당 약 8600만 원...
2024.07.21 17:24최근 여름철 열대야로 창문을 열고 잠을 청하려 했으나 밖에서 들려오는 오토바이 소음 때문에 창문을 다시 닫아버린 적이 있다. 소음은 주말 밤이나 새벽이면 창문을 닫아도 들릴 정도로 심해지는데, 이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찾아와 필자에게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오토바이 소음 문제가 심각하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접수된 오토바이 소음 민원은 3033건으로 2019년 428건에 비해 7배 이상 증가했다. 전남 역시 같은 기간 41건에서 108건으로 약 2.6배 이상 늘었다. ...
2024.07.18 17:49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동훈 당대표 후보에 대한 ‘댓글팀’운용 의혹이 제기됐다.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한 후보 여론조작팀으로 의심되는 네이버 계정 24개와 댓글 6만개를 확인했다는 폭로로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야당인 민주당과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사실이라면 드루킹 사건과 맞먹는 대형 여론조작 사건”이라고 공세를 펴고 있다. ‘댓글팀 의혹’에 한 후보는 일절 관여한 적 없다고 부인했지만, 당내 경쟁자(당대표 후보)들과 야권까지 합세해 떳떳하면 특검을 받으라고 압박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댓글팀’ 용어가 ...
2024.07.18 17:28전남일보가 창사 36주년을 맞아 특집으로 다룬 지방소멸의 현실은 암담한 우리의 자화상이다. 정부와 자치단체가 매년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 부으면서 경쟁적으로 내놨던 저출생과 지방소멸 대책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보여줬다. 말로는 국토균형발전 운운하면서 수도권과 지방을 나누고, 되레 이를 부추기는 듯 한 정부의 무관심이 만든 예견된 비극이다. 당장 전남은 지난 1990년대 250만 명을 웃돌았던 인구가 지난 2014년 190만 명으로 감소했고 2023년 3월에는 180만 명 선까지 붕괴됐다.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순천시와 광양시를 제외한 20개 시·군이 올해 소멸위험지역에 포함됐을 정도다. 20~30대 여성 인구가 65세 이상 인구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소멸 고위험 지역 또한 고흥과 보성 등 11곳에 이른다. 전남의 소멸위험지수도 0.329...
2024.07.18 17:10쌀값이 하락하는 가운데 대체작목으로 고소득을 올리는 농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영암 군서농협이 6년째 쌀 대체작목으로 논콩 재배단지를 확대해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다. 18일 전남도에 따르면 영암 군서농협은 지난 2019년부터 6년째 조합원 100여 명이 참여해 54㏊에 달하는 논콩 재배단지를 조성했다. 올해는 65㏊를 재배하고 있다. 재배 초기 어려움도 있었다고 한다. 기술 부족으로 990㎡ 생산량이 210㎏에 그쳤다. 고령화된 농촌에서 파종부터 수확까지 노동력 부족을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에도 직면했다. 군서농협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규모화, 집단화된 논콩 재배단지를 조성하고 직접 트랙터와 콤바인 등 농기계 7대와 전문 인력 3명을 확보했다. 그 결과 990㎡당 생산량은 재배 초기보다 무려 180㎏ 증가한 390㎏에 달했다. 판로도 안정적이다. 지난해 생산된 179톤 전량을...
2024.07.18 17:09의정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혈액 수급은 문제가 없는 것일까? 병원 진료와 수술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수혈용 혈액 사용량은 전년도와 비교해 대략 6~7% 줄었다.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적혈구 적정보유량이 5일분인데 지금 8~9일분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혈액원에서는 두 달마다 할 수 있는 수혈용 혈액인 전혈을 줄이고 2주마다 할 수 있는 분획용 혈액인 혈장 헌혈을 권장하기도 하면서 전체 헌혈참여자는 증가했다. ‘늘 부족하다는 전혈을 많이 해서 보관하면 되지 않는가?’라는 의문이 들 것이다. 전혈은 적혈구, 혈소판, 혈장으로 분리...
2024.07.18 16:42올해 ‘세계 행복의 날’을 맞아 UN이 발표한 ‘세계 행복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세계 행복지수는 전 세계 143개국 중 52위를 차지했다. 순위로만 보면 지난해보다 다섯 계단 정도 올랐지만, 최근 4년간의 점수를 보면 의미가 또 다르다. 2021년(62위·5.85점), 2022년(59위·5.93점), 2023년(57위·5.95점), 2024년(52위·6.05점)으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며 변화하고 있어서다. 7년째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1위를 놓치지 않은 핀란드를 보면 부(富)의 축적이 우선순위가 아닌 국가와 국민, ...
2024.07.18 16:42무등산국립공원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정상부를 복원해 자연 보전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립공원이 자연자원 보전과 국민을 위한 휴식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보전은 꼭 필요하다. 환경부 등 중앙정부와 광주시, 전남도, 무등산권 기초자치단체까지 관계기관이 머리를 맞대 보전을 통한 지속 가능한 무등산이 완성되길 기대한다. 무등산 국립공원이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당장 군부대와 방송 탑 등 정상부 시설물로 지형과 고유 생태계가 훼손됐고 외래생물의 유입으로 무등산 고유의 자연자원 보전기능도 약화된 상태다. 특히 천왕봉 정상부는 군부대 주둔 후 고도가 1187m에서 1183m로 4m 낮아졌고, 탐방로를 중심으로 돼지풀, 애기수영, 환삼덩굴 등이 확산되고 있다. 무등산국립공원의 경우 사유지 비율이 62.1%에 달해 1...
2024.07.17 17:31신안군은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시대의 선제 대응을 위해 탄소흡수와 저장 능력이 뛰어난 블루카본(Blue Carbon) 대표수종인 ‘맹그로브’ 재배 시험 연구에 돌입했다. 군은 최근 도초면 죽연리 갯벌에 현지 적응시험을 위해 일본산 맹그로브 종자 120개체와 베트남산 400개체 등 총 520개체를 심었다. 현지 식재 후 생장 특성, 지역 갯벌과 기후환경에서의 적응 여부를 모니터링 할 계획이란 게 신안군의 설명이다. 둥근 맹그로브는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이상인 곳에서만 생육이 가능하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매우 협소하므로 외래식물로서 생태계를 교란할 염려도 없다고 한다. 맹그로브가 우리나라 갯벌과 섬 환경에서 자랄 수 있다면 섬으로 이뤄진 신안의 탄소흡수원으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열대 지역 해안이나 강 하구 등에서 주로 자라는 맹그로브는...
2024.07.17 17:31광주 산업기관장으로 종종 지금 광주의 산업은 제대로 되고 있는가, 민선 8기 산업정책의 성과는 무엇인가 등 여러 사람들로부터 다양한 질문을 받곤 한다. 광주에서는 비교적 경제 산업 정책에 대해선 잘 평가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시민의 피부에 잘 되고 있는 것도 확실치 않고 그렇다고 뭐가 잘 안되는지도 모르겠고 상당히 분석 판단하기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시민사회단체의 시정 평가에 산업정책은 빼 버리기도 한다. 시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의 가장 중요한 정책 이슈임에도 여론에선 후 순위로 다뤄진다. 먹고 사는 문제...
2024.07.17 17:26남도의 대표 여름축제인 무안연꽃축제가 다음 주말에 열린다는 짤막뉴스가 지면에 실렸다. 초록빛 연잎 사이로 맑은 자태를 드러내며 꽃망울을 틔우는 회산 백련을 기억에서 소환하니, 가까이 지내는 암주 스님과 몇 해 전 나눴던 연꽃 이야기들이 떠오른다. 연꽃은 ‘꽃 중의 군자’라 하여 화지군자(花之君子)라 이른다. 중국 송나라 때의 유학자 주돈이가 지은 ‘애련설(愛蓮說)’에서 유래했다. 주돈이는 연꽃을 두고 이렇게 묘사했다. “…/연꽃은 진흙 속에서 자라지만 더러움에 물들지 않으며, 맑고 잔잔한 물에 씻겨 청결하되 요염하...
최도철 미디어국장2024.07.17 15:22상반기가 지나면서 전국은 장마 습기로 가득 찼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노조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총파업에 들어가 쟁의를 이어가고 있다. 참가자들은 높은 임금 인상률 적용, 유급휴가 약속 이행, 초과이익성과급(OPI) 기준 개선 등을 요구했다. 그런데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올해 2분기 모처럼 실적 반등을 보인 삼성전자의 향후 행보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이렇게 시선이 엇갈리는 가운데 처음으로 총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삼성전자 노조는 우리나라 대표기업의 노조로서 구시대의 파업과는 다르게 우리나라 전체 노...
2024.07.16 1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