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월드컵과 한국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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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카타르월드컵과 한국사회
  • 입력 : 2022. 11.17(목) 17:17
  • 이기수 기자
이기수 수석 논설위원
현지 시간으로 20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이 개막한다. 이번 대회는 몇 개의 사상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중동(아랍권) 지역에서 열리며,통상 여름에 열리는 대신 겨울철에 첫 개최되는 대회로 역사에 기록될 전망이어서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노마스크 상태에서 열리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라는 점에서 세계인의 관심이 뜨겁다. 특히 20년전 2002년 한·일월드컵을 취재했던 경험이 있어 아시아권 국가에서 두 번째 열리는 이번 대회가 더욱 반갑고 설렌다. 우선은 월드컵을 즐기는 소비자입장에서 그렇다. 카타르와 한국의 시차는 6시간으로 다른 역대 대회때와 경기 TV 시청면에서 수월해졌다.H조인 한국은 현지시간 24일 오후 4시(한국시간 오후10시)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1차전을, 28일 오후 4시( 한국시간 오후10시)에 가나와의 2차전,다음달 2일 오후 6시(한국시간 오후12시)에 포르투갈과의 3차전을 갖는다.한국 선수들이 유럽과 남미 대회때와 견줘 시차 적응과 컨디션 유지에 유리한 여건이다. 거스 히딩크 감독의 지도력과 홈경기 이점을 누리면서 한국 축구 역사에서 오래도록 남을 최고의 성적(4강 신화)을 거둔 한일월드컵대회에 버금가는 실력 발휘를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다. 벤투 감독이 이끌고 있는 태극전사 최종 엔트리 26명의 면면을 볼때 개인적으로 '역대 최고'라고 생각한다.한국팀의 공수 핵심 역할을 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지난 시즌 공동 득점왕(23골) 에 올랐던 손흥민(토트넘)과 팀 주전 수비수로 자리매김한 김민재(나폴리)를 비롯해 황인범(올림피아코스), 이재성(마인츠),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이강인(마요르카), 황희찬(울버햄프턴), 황의조(올림피아코스) 등 유럽파를 8명을 보유한 것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안정환(이탈리아 페루자 ), 설기현(벨기에 RSC 안데를 레흐트) 2명에 불과했던 것에 견줘 비약적인 발전이 아닐 수 없다. 세계 최고의 골잡이로 우뚝 선 손흥민은 지난 2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경기에서 불의의 안와 골절상을 입어 월드컵에서 제기량을 보여줄 수 있을지 미지수이지만 마스크를 쓴 캡틴 손흥민 존재가 팀원의 투혼을 자극해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 한일월드컵 당시 포르투갈 선수로 활약하며 한국팀에게 패배의 쓴 맛을 경험한 벤투가 아이러니하게도 한국팀 감독을 맡은 것도 특별한 인연이자 관전 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 20년전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 대표팀이 승부차기(5-3)끝에 전통의 강호 스페인을 꺾고 4강 신화를 쓴 경기를 직관한 터라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태극전사들이 또 한 번의 매직을 만들어내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매경기 환상적인 골을 터트림으로써 코로나19 3년,복합 경제위기,한반도 긴장 고조 , 대선 이후 정치(협치) 실종 등으로 질식할 것 같은 우리 국민들의 숨통을 시원하게 틔워주기를 바란다. 평소 축구를 즐기지 않던 사람들도 한 마음 한 뜻으로 한국팀을 응원하게 되는 것이 월드컵의 힘이기에 그렇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증오와 혐오, 집단적 갈등을 이대로 방치했다가는 폭발할 수 있는 위험 수준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카타르 월드컵이 한국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지도 한국팀 성적 못지 않은 관심사다. 이기수 수석논설위원



이기수 기자 kisoo.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