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폐사 원인 ‘응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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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꿀벌 폐사 원인 ‘응애’
이기수 논설실장
  • 입력 : 2023. 03.16(목) 18:13
이기수 실장
광양매화마을 등 남도(南道)는 지금 봄꽃 축제가 한창이다. 꽃 구경을 하는 이들의 얼굴도 웃음꽃이 피니 자연 발화 그 자체다.한데 언제부터인가 꽃을 대할때 뭔가를 찾는 버릇이 생겼다.

꿀벌이다. 꽃 있는 곳에 있어야 할 이 존재가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접한 뒤부터 일 것이다.전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간 전남지역에서 50억마리로 추정되는 꿀벌들이 집단 실종 또는 폐사한 것으로 나타났다.이 기간중 꿀벌 27만 봉군(통) 중 약 60%인 16만 통에서 꿀벌들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한국만이 아닌 전세계 야생벌의 40%가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된 이유로 기후 변화 심화, 난개발로 인한 환경 파괴,치명적인 바이러스 출현, 살충제 남용 등이 지적되고 있다.전남도는 이처럼 꿀벌이 집단 폐사한 원인으로 우선 응애를 꼽았다.응애는 꿀벌 전염병인 꿀벌응애감염증을 일으키는 해충이다.또 농가들이 꿀, 로열젤리, 프로폴리스 등 양봉산물 생산을 위해 방제 조치를 충분히 하지 않고, 응애가 이미 확산한 후 방제제를 과다하게 사용해 꿀벌 면역력을 낮춘 것도 피해를 가져온 원인으로 꼽았다. 그동안 꿀벌 폐사 또는 실종의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 가지 원인이 밝혀진 점에서 다행스런 일이다. 우선은 꿀벌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양봉농가들이 응애 방제에 남다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정부가 응애 피해을 입은 양봉 농가들에게 적절한 보상이 이뤄질수 있도록 정책적 대응도 필요해 보인다.현재 농어업재해보험법과 축산법 시행령 등에 따르면 꿀벌낭충봉아부패병과 꿀벌 부저병 두 가지 가축전염병에 대해서만 가축재해로 인정해 보상해주고 있어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해마다 발생하는 자연재해와 화재, 질병 등 각종 재해로 인한 가축 및 가축사육시설의 피해에 따른 손해를 보상해 농가의 경영 안정,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가축재해보험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2021년 현재 가축재해보험의 목적물로 고시된 가축은 16개 축종으로 꿀벌이 곤충류로는 유일하게 포함돼 있다. 꿀벌은 ‘기타 가축’으로 분류돼 벌통의 꿀벌이 제2종 가축전염병인 꿀벌 낭충봉아부패병과 제3종 가축전염병인 꿀벌 부저병으로 폐사(감염 벌통 소각 포함)했을 경우에 양봉농가가 해당 질병특약 가입시 벌통의 손해를 보상하고 있다.

이젠 꿀벌 전염병 뿐만 아니라 해충인 응애가 꿀벌 폐사와 양봉 농가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고 있는 만큼 가축재해보험 보상 대상으로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꿀벌이 사라지게 되면 지구 전체의 생태계 교란과 인류 식량 공급난 등을 초래해 인류 생명 위협으로 이어진다는 게 상식이기 때문이다. 꿀벌 멸종도 막고 양봉농가들의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마련하는데는 뜸들일 시간이 없다고 판단한다.정부와 국회는 관계 법령의 개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