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비정규직노조 총파업 예고… 교육계 긴장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광주시교육청
학교 비정규직노조 총파업 예고… 교육계 긴장
전국 동시 진행... 인력충원 등 요구
광주·전남, 학비노조원 2300여명 참여
"비상체계 구축 급식·돌봄 공백 최소"
학부모 "심정 이해하지만 아이들 걱정"
  • 입력 : 2023. 03.27(월) 17:53
  •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
광주지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27일 오전 광주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1일 신학기 총파업 돌입을 예고했다. 양가람 기자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신학기 총파업’에 나선다. 광주와 전남에서만 2300여명이 파업에 참여해 일선 학교의 급식과 돌봄 공백에 대한 우려로 교육계가 긴장하는 표정이다.

27일 광주시·전남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오는 31일 오전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신학기 총파업’에 광주지역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800여명과 전남지역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1500여명이 참석한다.

급식실 종사자, 학교 돌봄교사 등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번 총파업에서 정부와 교육청에 △임금 인상 및 임금 체계 개편 △학교 급식실 안전대책 마련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광주지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이날 광주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당국과 7개월 간 교섭을 진행했지만 현재까지 2022년도 학교비정규직 집단임금교섭이 타결되지 못했다. 역대 임금교섭이 해를 넘겨 진행된 적 있었나. 31일 총파업은 교육청의 해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단체는 “지난해 9월14일부터 지금까지 총 5차례의 본교섭과 19차례의 실무교섭을 진행했지만, 사측은 ‘임금체계개선을 위해 노력한다’는 문구와 단 2차례의 협의를 최종안으로 제시했다”며 “사측은 물가폭등, 실질임금 하락이 우려되는 사회 분위기에서도 기본급 2% 인상안, 근속수당 동결을 제시하며 학교비정규직 차별을 그대로 방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주지역 학교 급식실에서 지난해 폐암환자가 4명이나 발생했고, 폐암 의심소견도 꾸준히 늘고 있다. 대다수 급식실 노동자들은 조리 인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아파도 제대로 쉬지 못하며,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다 폐암 등 질병에 걸리고 있다”며 “지난 15일 발표된 ‘학교 급식실 조리환경 개선방안’은 급식 종사자의 폐암 위험, 높은 노동강도로 인해 조기 퇴사, 신규 채용 미달 등의 인력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대책”이라고 설명했다.

총파업 예고에 교육계는 비상체계를 운영하는 등 급식·돌봄 공백 최소화를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도교육청은 지난주 각급 학교와 교육기관에 총파업 관련 유의사항 공문을 발송하고, 파업참여자 세부 현황 등을 파악하고 있다. 파업 당일 대체식 제공 등 여부는 학교별 협의를 통해 결정, 30일 최종 수합할 예정이다.

시·도교육청 관계자는 “급식의 경우 대체식을 주거나 학사일정을 조정해 급식을 제공하지 않는 방식 등 학교별 사정에 맞게 대처할 것”이라며 “돌봄 역시 당일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돌봄전담사 혹은 교감 등이 자발적으로 나서 업무를 이어갈 것이다. 또 일반교실, 지역아동센터를 활용하거나 교육과정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돌봄의 공백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25일 진행된 학교비정규직노동자 총파업 당시엔 광주와 전남지역 262개 학교가 급식을 빵·우유·도시락 등으로 대체했다.

학부모들도 걱정이 앞선다.

중학교 자녀 2명을 둔 양연화(46)씨는 “파업하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당장 아이들 급식이 걱정되는 것은 어쩔수 없다”면서 “어른들의 사정에 아이들이 휘둘리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박강선(39)씨도 “파업때문에 아이 돌봄이 중단되면 어쩌나 하는 마음이 먼저 들었다”면서 “교육청과 정부가 조속히 타결에 나서줬으면 한다”고 답했다.

한편, 교육부가 지난 14일 발표한 ‘전국 학교 급식종사자 폐CT검진 결과’에 따르면, 광주와 전남지역 학교 급식종사자 중 5명(광주 3명·전남 2명)이 폐암에 걸렸다. 광주에서는 8명(의심 5명, 매우 의심 3명), 전남에서는 27명(의심 19명, 매우 의심 8명)이 폐암 의심 소견을 받았다.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