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흑산공항 환경영향평가 초안 중 흑산공항 사업계획도. 서울지방항공청 제공 |
23일 전남도에 따르면 흑산공항 사업은 당초 50인승 소형항공기 기준으로 설계됐지만, 80인승 항공기 기준으로 상향시킨 설계 변경이 추진되고 있다. 설계 기준안이었던 50인승 소형항공기가 전세계적인 수급 불안과 경제성 부족을 겪고 있어서다.
현재 흑산공항은 환경영향평가의 초안 작성이 끝나고 지난 10월 주민 공람 기간을 마쳤다. 실시설계 후 연내 착공을 하려던 당초 계획과는 달리, 공항 등급이 상향되면서 이를 반영한 실시설계는 내년 5월께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2026년으로 예정했던 흑산공항 개항 시기 역시 2027년 이후로 1년 이상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흑산공항의 공항등급은 기존 2C 등급에서 3C 등급으로 상향된다. 공항등급을 상향 조정하면 활주로 길이는 현재(1.2㎞) 그대로지만 착륙대를 확장하는 등 시설을 보완해야 한다. 국토교통부의 ‘공항시설 설치기준 및 이에 따른 1200m급 활주로 제원’ 등에 따르면 현재의 2C 계기활주로를 상향시킬 경우 3C 계기활주로와 3C 비계기활주로 등 2개의 안을 고려할 수 있다. 부지의 2배가 필요한 3C 계기활주로 대신 3C 비계기활주로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3C 비계기활주로는 착륙대와, 종단안전구역만 추가로 확보하면 된다. 다만, 조종사가 지형을 보고 항공기를 조정해야 해서 기상 여건에 의해 비행이 좌우된다.
이에 따라 사업비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내년 5월 서울지방항공청의 실시설계 완료 후 기획재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총사업비는 확정된다. 현재 흑산공항의 총사업비는 1833억원으로 추산되지만 관계자들은 흑산공항 사업비가 물가 산정과 실시설계 변경에 따라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공항 등급이 커지면 부대시설도 보완이 되어야 한다”며 “흑산공항은 오래전 물가 기준으로 산정된 사업비로 실시설계 변경안이 반영되면 총사업비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편 흑산공항은 신안 흑산면 예리 일원에 1833억원을 들여 길이 1200m 활주로와 계류장, 터미널 등 부대 시설을 갖춘 공항을 건설하는 전남도민의 숙원 사업이다. 오는 2027년 개항하면 서울~흑산 간 이동 시간이 7시간에서 1시간대로 크게 단축돼 섬 주민과 관광객의 이동권이 개선되고 응급상황 발생 시 긴급출동이 가능해 의료서비스 등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3년부터 추진돼 2020년 개항 예정이었으나 2016년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계획 변경 심의를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보류됐다가 지난 2월 흑산공항 예정지가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에서 해제되면서 정상 궤도에 올라, 마지막 행정 절차인 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이다.
최황지 기자 hwangji.cho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