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왼쪽)과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 뉴시스 |
14일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에 따르면 김 여사에게 오전 9시까지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으라는 통보를 보냈지만 응하지 않았다. 김 여사는 전날 검찰에 조기 대선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조사에 응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바 있다.
또한 김 여사는 더불어민주당의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인 이재명 전 대표의 재판들이 연기된 점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를 수사한 검찰이 대면 조사 없이 기소한 점 등도 사유로 제시했다. 현재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의견도 담겼다.
검찰은 김 여사가 제출한 불출석 사유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재소환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검찰은 피의자가 요구한 날짜에 출석하지 않으면 새로 날짜를 정해 2차 출석 요구서를 보낸다.
피의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세 차례 정도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체포 영장을 청구해 조사를 위한 구인 성격의 강제 처분 수순에 돌입하기도 하는 만큼 검찰은 김 여사가 지속적으로 불응할 시 이 방법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새로 날짜를 지정해 두 차례 더 요구서를 보내고 실제 출석 여부를 확인하는 데까지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고, 대선까지 남은 시간을 고려하면 5월 안에 강제적인 신병 확보 수단을 통한 조사가 이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최종적으로 불출석하면 사유를 충분히 검토한 뒤 통상의 절차에 따라 필요한 후속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여사는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명씨로부터 여론 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대가로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에 공천 받도록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뿐만 아니라 같은 해 지방선거에서는 포항시장 후보 공천에 개입하고, 지난해 총선에서는 김상민 전 검사를 김 전 의원과 같은 선거구에 출마시키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있다.
검찰은 이미 명씨와 김 전 의원, 국민의힘의 포항시장 예비후보였던 문충운 환동해연구원장 등 관련자 상당수에 대한 조사를 마친 상태로 김 여사에 대해서는 지난 2월 사건 일부 이송 직후 대면 조사 의견을 여러 차례 구두로 전달했으나 실질적인 조율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