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소식을 전해준다는 길조 '까치'가 이젠 흉조로 전락했다. 도심 속 전봇대 위에 둥지를 틀어 정전피해를 입히고 있고 논밭 농작물을 쪼아먹거나 가축을 습격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있어서다. 축사에 날아들어 소를 쪼는 등 습격하기도 한다. 강원도 횡성 한 축사에서는 소 등에 앉은 까치가 둥지를 만들기 위한 털을 뽑아가는 일도 벌어졌다. 피해사례가 증가하자 정부는 지난 2005년 2월 까치를 유해조류로 지정 했으며 급기야 수렵까지도 허가했다. 하지만 포획 및 수렵이 쉽지만은 않았다. 까치 지능이 3~5세 아이 수준으로 자신에게 위협을 가하는 사람을 기억해 피할 정도로 똑똑하기 때문이다. 도심지역 수렵은 중단 상태다. 유동인구가 많아 자칫 인명피해를 입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한국전력공사 직원들이 까치집 철거에만 집중하고 있다. 다행히 지난해 2월 한전 강진지사가 까치...
조진용 기자2021.04.18 14:424·7재보궐선거가 남긴 후유증이 길다. 국민의힘의 약진보다 더불어민주당의 참패를 놓고 진단과 처방이 한창이다. 여당의 지지율 하락 원인은 조국 사태, 윤미향 후원금 횡령 의혹, 박원순·오거돈 성추행 파문 등 여러 원인이 꼽힌다. 여러 화근들이 불쏘시개가 됐고 LH사태는 촉발제가 됐다. 여러 원인 분석이 있지만 미국 대표 일간지는 한국 여당의 선거 패배를 'Naeronambul'이라고 분석했다. 굳이 Double standard(이중 잣대)라고 해석하지 않고 고유의 어감을 되살렸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광란 광주시의원의 음주운전...
최황지 기자2021.04.13 16:47"어른 기자의 눈으로 아이들의 일에 왜 관여를 하는 거죠?" 전남대학교 자치언론기구인 용봉교지 존폐 문제를 취재하던 중 한 '어른' 취재원으로부터 들은 말이다. 본격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전에 나를 '철없는 어른 기자'로 만들어버린 그 분의 꾸짖음은 내게 많은 물음표를 남겼다. 대학 내부의 언론기구를 꾸려가는 학생들의 고민은 어른의 것보다 덜 성숙한 걸까? 언론의 역할을 거론하며 지원금을 축소·폐지하자는 학생회 역시 미성숙한 아이들의 (어른)역할극에 불과한 걸까? 용봉교지 존폐 논란을 취재하는 동안 내게 '언론의 자유와 역할'에 대한...
양가람 기자2021.04.11 13:47"이번 판결의 집행이 위법한 공권력에 의한 것이었음을 밝히며…." 미묘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판결문을 읽어 내려가던 재판장은 끝내 울먹였다. 지난해 1월 광주지검 순천지원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 날은 72년만에 여순사건의 무죄를 선고하는 역사적 재판의 현장이었다. 누군가가 일생을 시작했다 마감할 시간인 70여년만에 이뤄진 무죄 선고에도 박수도 환호도 없었던 당시 모습이 뚜렸히 기억에 남는다. 그것은 차라리 울분에 가까웠다. 유가족들은 지난 70여년의 세월 동안 어느곳에도 토로하지 못한 채 가슴 속 켜켜이 쌓인 깊은 한에 짓눌린 모습이...
김진영 기자2021.04.06 16:17'대한민국의 인민은 남녀 귀천 급 빈부의 계급이 무하고 일체 평등임.'(대한민국 임시헌장 제3조) '대한민국의 인민으로 공민 자격이 있는 자는 선거권 급 피선거권이 유함.'(대한민국 임시헌장 제5조) 한 나라의 국민이라면 응당 행사할 수 있어야 하는 권리, 국민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 바로 '참정권'이다. 아주 당연하게 인식되는 참정권의 보편적 평등이 보장된 지는 불과 한 세기도 지나지 않았다. 봉건 계급사회의 연속이었던 수천 년 한반도 역사 속에서 인간은 태어나기도 전부터 귀족과 천민, 양반과 상놈으로 구별돼 온갖 차별로...
오선우 기자2021.04.04 14:21자고 나면 쏟아지는 정현복 광양시장과 그 가족의 부동산 투기의혹으로 광양 정가가 시끄럽다. 특히 반세기 동안 공직생활을 이어온 정 시장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정치생활에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정 시장과 부인, 아들은 크게 4가지 부동산 투기 관련 의혹을 받고 있다. 정 시장과 아들 소유의 광양시 칠성리 일대 토지의 도로 편입, 광양 진월면 군도 6호선 도로 건설 계획을 미리 알고 부인 명의로 주변에 땅을 매입하게 된 경위이다. 2019년 기준 서울에 아파트 2채를 소유하고도 광양시에 무주택 서민을 위한 공공임대 아파트를 10년...
광양=심재축 기자2021.04.01 16:05모락모락 김이 나는 쌀밥에 고깃국. 고소한 참기름 냄새로 입맛을 다시게 하는 여러 나물 반찬. 언제나 아이들의 인기 반찬인 계란말이나 소세지 볶음. 성장기 아이들은 필수로 먹어야 한다는 등푸른생선 구이…. 한국인들은 '완전한 식사'를 통해 오늘 하루도 살아갈 힘을 얻는다. 그런데 듣기만 해도 이 배부른 식사를 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광주시에 따르면, 빈곤으로 인해 결식할 위험이 있는 '결식아동'이 광주에만 1만9000여 명이 있다. 결식아동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는 △복지기관 위탁 형식의 단체급식 △도시락·부식 배달 △꿈자람카드...
도선인 기자2021.03.30 14:21지난해 수습기자 때 설을 앞둔 광주 남광주시장을 취재했던 적이 있다. 시시한 질문만 하는 어린 기자에게 한 시장 상인은 "명절마다 와서 물어보는 그런 뻔한 거 말고 '온누리상품권 깡' 취재 좀 해봐요"라며 훈수를 뒀다. 온누리상품권은 부모님과 함께 장 보러 갈 때나 봤던 터라 "조만간 꼭 취재해볼게요"라고 웃으며 넘겼다. 올해도 설 대목을 앞둔 시장 상인들을 인터뷰하기 위해 양동시장을 찾았었다. 인터뷰를 위해 이곳저곳 찾아다니다 하나를 물으면 열을 답해주는 상인을 만나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그의 답변의 끝에도 결국 '온누리상품권 ...
김은지 기자2021.03.23 16:24"어떤 말로도 씻을 수 없는 아픔을 드려 죄송합니다." 지난 16일 5·18민주화운동 당시 진압 작전에 참여한 계엄군이 5·18 유족을 찾아 사죄했다. 그는 자신의 사격으로 무고한 시민이 사망한 사실을 인정했다. 가해자가 자신의 발포로 특정인을 사망케 했다고 고백하며 유족에게 직접 사과한 것은 41년 만에 처음이다. 5·18 가해자들의 사죄는 단순히 무릎만 꿇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아니다. 5·18 진상규명에 힘을 보태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고백은 '사죄'의 개념을 뛰어넘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1980년 5월 당시 계엄...
김해나 기자2021.03.18 13:48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시기인 '경칩'과 함께 코로나19에 대한 반격의 서막이 올랐다. 백신 접종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우리를 끊임없이 괴롭혀왔고, 우리의 삶을 통째로 바꿔놨던 코로나에게 드디어 복수를 할 시간이 다가온 셈이다. 백신 접종 소식과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는 하향됐다. 여기에 포근한 날씨마저 연일 이어지고 있는 탓일까,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여행이나 나들이 계획을 세우는 이들을 볼 수 있다. 지난해에는 자연스럽게 금기시돼왔던 '저녁에 소주 한잔?'이라는 말도 주변에서 자주...
최원우 기자2021.03.16 16:29동물들의 서식지가 줄면서 자동차에 치여 상처받거나 죽는 이른바 '로드킬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광양시 진상면 비평 저수지 인근 야산에 서식하고 있는 두꺼비들도 피해를 비켜가지 못했다. 1000여마리 두꺼비떼가 매년 2월~5월 산란을 위해 비평 저수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서식지와 산란지 사이 편도 1차로 국도에서 희생되고 있다. 두꺼비를 로드킬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도로 쪽으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유도울타리 200m를 설치했다. 유도울타리에서 발견된 두꺼비떼를 광양시와 광양만녹색연합이 수거해 산란장인 비평저수지로 옮기고 있다. 하지만 올해 개체수가 1000마리 이상 증가함에 따라 로드킬 개체수도 덩달아 2배 급증했다. 지자체와 환경단체 등에서 로드킬 예방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제기능을 발휘하는 생태통로가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지속적인 로드킬 발생은 예견된...
조진용 기자2021.03.11 12:521980년 광주의 오월과 2021년 미얀마의 봄이 겹친다. 아버지의 영정사진을 끌어안고 눈물을 터뜨리는 어린 소녀, 시위대 일선에서 경찰의 총탄에 맞아 쓰러지는 학생, 차가운 총구 앞에서 무릎을 꿇은 수녀. 총구보다 고립이 더 무섭다. 9일 미얀마 군부가 자국에 있는 언론사들을 폐쇄했다. 저항 시위를 중점적으로 보도한 매체들의 언론사 면허를 취소하며 언론 탄압 야욕을 드러냈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미얀마 시민들의 고립감이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전세계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미얀마 사태를 지지하는 물결이 일렁이고 있다. 41년 전...
최황지 기자2021.03.09 16:34후미에(踏み絵)는 일본 에도 시대에 기독교 신자를 색출하려 사용했던 방법이다. 연초에 마을 사람들을 모아놓고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상 혹은 성모 마리아가 새겨진 작은 동판을 밟고 지나가도록 강요한 다음, 밟지 못하고 주춤거리는 사람을 신자로 간주해 처형한 종교 탄압이다. 이러한 '십자가 밟기'는 후대에 들어 개인의 사상을 조사하거나, 어떠한 사안에 반대하는 자를 가려낸다는 뜻으로 의미가 확대됐다. 개인의 기본권이 최우선적으로 보장되는 오늘날에도 '십자가 밟기'는 존재한다. 지난해 12월 꾸려진 전남대학교 총학생회는 학생회 간부의 신천...
양가람 기자2021.03.04 15:54호남 도서지역 배려의 상징인 흑산공항 건설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주민들은 '호남 홀대'라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상황이다. 흑산공항은 지난 13년째 공회전만 반복하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수차례 회의를 열었으나 경제성, 안전성, 환경성을 놓고 찬반 의견이 맞서면서 심의가 계속 보류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위원회에서 "철새 보호 대책이 미흡하다"며 연일 퇴짜를 놓고 있는 것이다. 지역에서는 "세계 방방곡곡으로 대형 항공기를 띄우는 인천국제공항도 섬에 지었다"며 "50인승 경항공기를 띄우는 공항이 얼마나 환경과 철...
김진영 기자2021.03.02 17:46출근한 지 한달이 되었을까. 회사의 대선배들이 퇴근 후 수습기자 다섯명을 데리고 허름한 한 식당으로 향했다. 이제 회사에 갓 들어온 후배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식당에 들어서자 수습기자의 마음을 더 벅차게 한 것이 눈에 띄었다. 벽에 붙어 있는 '정애네식당'을 소개하는 색바랜 신문이었다. 지금은 전남일보에서 부장으로 일하고 있는 한 선배가 필드에 있을 때 쓴 기사였다. 누렇게 바랜 신문을 보다가 '내가 쓴 기사도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자랑이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던 것 같다. 정갈하게 담은 밑반찬 등 게미...
도선인 기자2021.03.01 1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