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셋 모두 명문대 보낸 소설가 "난 자식농사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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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셋 모두 명문대 보낸 소설가 "난 자식농사 실패"
부모가 바뀌면 자식이 산다
유순하 저 | 문이당 | 1만3000원
  • 입력 : 2015. 08.20(목) 00:00

한 해 농사를 망치면 그해 겨울만 굶주리면 그만이지만, 자식 농사를 망치면 만회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자식 농사는 평생에 단 한 번뿐이기 때문이다.

세 자녀를 모두 명문대에 보내며 '자식 농사'에 성공했다는 소릴 듣던 소설가 유순하(사진)가 자식을 키우며 느낀 아쉬움을 써냈다. 세상의 잣대로 보면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지만, 한편으로 실패했다고 고백하는 그는 한국의 교육 방식이 자식과 부모를 함께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한창 자식 농사에 공을 들이고 있을 젊은 부부에게 도움이 될 것이지만, 특히 자식들을 다 키워낸 부모들에게 작게나마 '만회'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부모가 자식을 키우면서 느낄 수 있는 진정한 '행복'에 대해 고민하고, 어떻게 하면 자녀와 그 '행복'을 공유할 수 있을 지 이제야 어렴풋이 알게 된 저자가 값진 조언을 선사한다.

전체 7개 가름으로 구성돼 있다.

첫째 가름은 부모 자식 간의 정서적 거리를 말한다. 자식에게 모든 것을 바치는 부모와, 그러나 아무 것도 받은 게 없는 자식들. 모순된 관계의 문제를 집어낸다. 둘째 가름은 부모들의 과보호를 말한다. 부모들이 갖는 '강박'에 대해 지적한다. 셋째 가름은 부모 자식 간의 행복한 관계를 위해 사랑이 필수적임을 말한다.

넷째 가름 '탈의 근원, 말'에서는 굳이 말하려 하지 않아도 됨을 넌지시 충고한다. 자식들과 대화가 어려운 것은 세대 차이 등으로 당연한 것인데, 억지로 이끌려다 되레 '탈'이 날 수 있다는 얘기다. 다섯째 가름 '공부, 응 그래, 공부'는 부모들이 관심가져야 할 것은 '성적'보다 '자발성 함양'임을 지적한다.

여섯째 가름 '허다한 시행착오들'은 아이들이 존경할 수 있는 부모가 될 것을, 일곱째 가름 '나는 왜 자식 농사에 실패했다고 생각하는가'에서는 저자가 가진 '가부장적 의식'이 가장 큰 문제였음을 고백하며 마무리 짓는다.

한편 유순하는 소설가, 아동문학가로 활동 중이다. 1968년 '사상계' 신인문학상을 받으면서 글쓰기를 시작했다. 창작집 '내가 그린 내 얼굴 하나', '바보 아재', 장편소설 '아주 먼 길', '멍에', 장편동화 '동수의 세 번째 비밀', '힘내라, 동서남북!', 문화비평서 '당신들의 일본'과 '사자, 포효하다' 등을 썼다. 이산문학상, 김유정문학상, EBS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김정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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