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양의 진주ㆍ인도대륙의 눈물' 스리랑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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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선의 지구촌 여행
'인도양의 진주ㆍ인도대륙의 눈물' 스리랑카
스리랑카-문화삼각지대(CULTURAL TRIANGLE)
문명의 상징 '아누라다푸라'
불교문화 전성기 '플론나루와'
마지막 왕조의 도읍 '누와라'
  • 입력 : 2017. 08.25(금) 00:00
폴론나루와의 갈비하라 사원에 있는 부처의 열반상과 수재자 아난다 석상.
'인도양의 진주'라고 부르기도 하고, '인도 대륙의 눈물'이라고도 불리 우는 섬나라 '스리랑카'. 이곳에 기원전 236년에 인도 아쇼카 왕의 아들 '마힌다'에 의해 불교가 전해지면서 그 찬란한 문화가 피워나기 시작해 오늘날까지도 그 화려하고 엄청난 규모의 문화유산들이 도처에서 지난날을 그립게 하고있다. 그 중에서도 '아누라다푸라', '폴론나루와', '누와라(캔디)'를 잇는 일대에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대유적군이 몰려있어 이 지역을 일컬어 '문화삼각지대'라 부른다.

이 문화삼각지대를 둘러본다는 것은 곧 스리랑카의 역사 탐방이다. 열대와 사바나 기후의 혼재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자연과 때 묻지 않은 소박한 삶들을 들여다보면서 과거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또한 이곳의 매력이다. 약 2500년 전에 스리랑카 최대의 도시였던 '아누라다푸라'. 그 문명을 상징이라도 하듯 거리의 곳곳에 흩어져 있는 탑은 하늘을 향해 장대한 모습으로 우뚝 솟아 있고, 수많은 조각은 어느 것이나 부처의 미소처럼 부드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이곳에서 기반을 다진 불교, 즉 우리가 흔히 '소승불교'라 말하는 상좌부 불교는 미얀마, 타이, 캄보디아 등 전세계로 퍼져 나갔다.

하지만 어쩌랴. 남인도의 대군에 의해 쫓겨난 이 신할라 왕조는 어쩔 수 없이 수도를 '폴론나루와'로 옮겼다. 이때부터 폴론나루와 시대가 열리고 타이나 미얀마 등에서 승려들이 찾아올 만큼 불교도시로 번영을 누려 스리랑카 불교문화의 전성기를 맞았다. 정글 속 곳곳에 지금은 폐허로 남아있는 왕궁이나 거대한 불탑, 불상들이 그 시대를 짐작케 한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 폴론나루와 시대도 그다지 오래가지 못했다. 13세기 후반에 다시 인도 쵸라왕조의 침략을 받아 이 섬의 중앙부로 쫓겨가게 되고, 폴론나루와의 영광은 점차 페허의 도시가 되어 정글속에 묻히게 된 것이다.

이 문화삼각지대에서 가장 독특한 곳은 '시기리아'에 있는 거대한 바위산의 요새 '시기리아 록'이다. 주위의 숲과 상당히 대조적인 적갈색의 이 바위산은 높이가 195미터로 하늘을 향해 거의 수직으로 솟아있는 기막힌 모양이다. 그런데 더욱 놀라게 하는 것은 이 바위산 꼭대기에 5세기 중엽에 화려한 왕궁을 짓고 살았던 왕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아버지를 살해하고 억지로 왕좌에 오른 '카샤파' 왕자는 동생 '목갈라하나'의 보복이 두려워 이 요새에 성을 쌓았다. 경사가 급한 바위를 사자 발톱 모양의 돌계단을 거쳐 거의 기다시피 하며 산 꼭대기에 올라서면 숱한 의문에 싸여있을 뿐인 궁궐의 흔적들이 세월을 말해주고 있다

문화삼각지대의 종점이며, 스리랑카 마지막 왕조의 도읍이라 할 수 있는 '누와라'는 '도시'라는 뜻인데 지금은 '캔디'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영국 식민지 시대의 아픔이 배어있는 곳이다. 19세기에 이 곳 누와라가 영국 제국주의의 지배를 받으면서 신할라인들은 식민지의 삶을 시작하게 된다. 스리랑카 지배를 시작한 영국은 스리랑카의 종교나 전통 문화를 말살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게 된다. 특히 자신들의 언어대로 지명을 많이 바꾸었는데 영국 식민지 시절 전까지 수도였던 누와라를 캔디로 바꾼 것이 대표적이다. 누와라에는 식민지 세월을 당당하게 이겨낸 '달라다말리가와'라는 사원이 있다. 일명 '불치사'라 불리는 이 절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부처님의 치아 사리를 모셔놓은 곳이다. 4세기에 인도 오릿사의 칼링가로부터 전해진 석가모니의 치아는 스리랑카의 왕조가 도읍을 바꿀 때마다 함께 옮겨졌다. 불치를 유달리 귀하게 생각하는 스리랑카인들은 이 곳 참배에 각별한 정성을 기울인다.

볼거리도 있으면서 좀 더 편안한 여행을 원한다면 당연 이곳 스리랑카다. 몸이 아니라 마음으로 움직이는 이 여정은 스스로의 발견을 위한 여행이고 삶을 찾는 길이다. 가냘 퍼 보이지만 외세의 침입으로부터 꿋꿋이 지켜온 문화. 그 모든 문화의 내음을 듬뿍 담아 찾아오는 손님을 반기고 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사진작가ㆍ다큐멘터리 전문 시민기자 박하선의 지구촌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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