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광주 동구 지산동 한 재건축 현장에서 강풍으로 인해 가림막 축대가 붕괴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독자 제공 |
당국이 피해 수습에 나선 가운데, 기상청은 태풍이 물러난 뒤 곧바로 폭염이 한반도에 덮칠 것으로 전망해 이번에는 온열피해 대비가 요구된다.
● 소멸된 태풍 '다나스'
21일 광주기상청에 따르면 북상 중이던 태풍 '다나스'가 전날인 20일 정오께 진도 서쪽 약 50㎞ 부근 해상에서 태풍 소멸 단계인 열대저압부로 약화됐다. 이에 따라 20일 낮 12시30분을 기해 광주와 전남 22개 시·군에 내려진 태풍 경보가 해제됐다.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장마와 태풍 다나스의 영향으로 기록된 누적 강수량은 광양 백운산 394.5㎜를 최고로 거문도 385.5㎜, 피아골 304㎜, 구례 성삼재 300㎜, 보성 276.5㎜, 고흥 275.1㎜, 순천 251.5㎜, 여수 232.9㎜, 광양 219.5㎜, 완도 206.4㎜, 광주는 53.6㎜를 기록했다.
비는 내륙지역의 경우 대부분 그쳤으며 산간지역을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내리고 있다. 전남도 도민안전실에 따르면 이날 육상과 항공 교통은 정상운항되고 있으며, 목포~가거도 1항로를 제외한 해상 53항로도 운항을 재개했다.
● 광주·전남 곳곳 피해
광주·전남지역에는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리면서 곳곳에서 농경지 침수·시설물 붕괴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광주와 전남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내린 장맛비와 다나스의 영향으로 여수와 강진·해남·고흥지역의 농경지 928㏊가 빗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으며 강진의 한 도로 토사유출, 계곡 고립 50대 여성 등 8명이 구조됐다.
이날 오전 7시52분께 구례군 광의면 한 펜션에 투숙 중이던 A(57·여)씨 등 8명이 불어난 계곡을 건널 수 없다며 도움을 요청해 소방당국이 구조했다.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면서 건물 외벽 구조물 낙하 등 피해도 잇따랐다. 지난 20일 오전 9시46분께 완도군 완도읍 군내리 상가 외벽 구조물이 떨어져 소방당국이 긴급 안전조치 했다.
같은날 오전 4시47분께 광주 동구 지산동 재개발지역에 설치된 가림막이 무너져 소방당국이 복구 작업을 벌였다. 오전 3시께에는 여수시 웅천 요트마리나 육상계류장에 세워져 있던 요트 4척이 강한 바람에 넘어져 파손됐다.
또 나주시 다도면의 국가민속문화재 제151호 나주 계은 고택 시설물 일부가 파손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9일 오후 11시43분께 완도항에서는 태풍에 대비해 4.99t급 선박을 고박하려던 선장 B(64)씨가 밧줄 등에 맞아 다리를 크게 다쳐 치료를 받고 있다. 같은 날 오후 9시51분께 여수 돌산읍 군내리 한 도로에 돌이 굴러 떨어져 행정당국이 복구작업을 벌였다.
앞선 오후 7시35분께 여수 소라면 복산리 해안도로에 토사가 흘러내렸다. 비슷한 시간대 여수 화양면 안포리 편도 1차선 도로에도 토사가 쏟아졌다. 현재는 모든 복구작업이 끝나 통행이 정상화됐다. 정전 피해도 있었다. 19일 완도 지역 109가구는 수 시간 동안 전기 공급이 끊겨 불편을 겪었다.
● 태풍 물러나자 폭염
태풍 '다나스'가 예상보다 일찍 물러난 가운데, 기상청은 곧바로 폭염이 한반도 곳곳을 덮칠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은 이날 '폭염 영향예보'를 발표하고 22일부터 23일까지 중부지방과 경상도는 낮 기온이 33도까지 치솟고, 일부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24일까지 낮 기온이 31도 이상 오르는 곳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오후 2시부터 5시 사이에는 옥외작업을 가급적 자제하고, 농가에서는 가금류와 돼지 등 가축의 열 스트레스를 예방하기 위해 송풍장치 가동 및 축사 청결 관리 등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며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농작물 병충해 피해 발생도 예상된다"고 당부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9일까지 온열질환자는 311명(사망자 0명) 발생했으며, 가축의 경우 가금류 11만8000여마리, 돼지 2000여마리, 기타 1000여마리가 폭염 피해를 입었다.
김정대 기자 noma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