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 홀린 커브’ 정현수, 아마 최초 ‘최강 몬스터즈’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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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일반
‘야신 홀린 커브’ 정현수, 아마 최초 ‘최강 몬스터즈’ 합류
송원대 4학년 좌완투수 주목
JTBC ‘최강야구’ 트라이아웃서
金 감독 “투수 바꿔야겠다” 관심
직구 140㎞·변화구 110㎞ 구비
“올 대학야구 우승 후 프로갈 것”
  • 입력 : 2023. 04.18(화) 17:25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정현수가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2023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투구하는 모습. 정현수 제공
아마추어 야구선수가 내로라하는 프로선수들을 제치고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 합류해 화제다.

송원대 4학년 투수 정현수는 최강야구 2023 트라이아웃에서 ‘야신’ 김성근 감독을 비롯해 국가대표 투수 출신 김선우, 송승준에게 강렬한 첫인상을 주며 아마추어 투수로는 최초로 최강 몬스터즈의 일원이 됐다.

김성근 감독은 다른 참가자들에겐 침묵했지만 정현수의 최대 장점인 낙차 큰 커브를 보며 “투수 다 바꿔야겠다. 재밌겠다”며 감탄했고, 장시원 단장에 면담을 요청해 코치 영입을 포기하는 대신 투수를 충원할 것을 요구하며 정현수를 택했다.

정현수는 현재 일요일과 월요일에는 최강 몬스터즈,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송원대 야구부 소속으로 활약하고 있다. 일주일에 하루만 휴식을 취하고 학업과 야구를 병행해야 하는 강행군이다. 하지만 정현수는 힘들어하기보다는 배움의 기회를 즐긴다는 자세다.

정현수는 “최강 몬스터즈라는 팀에서 뛰는 것 자체가 야구인으로서 영광”이라며 “TV를 보면서 제 개인적인 목표로 꼽기도 했고 제 공이 어디까지 통하는지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김성근 감독님과 레전드 선배님들께 배울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좋은 경험이기에 전혀 힘들지 않다”고 밝혔다.

그의 목표는 최강 몬스터즈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프로에 입성한 두산베어스 포수 윤준호(당시 동의대)와 KT위즈 내야수 류현인(당시 단국대)의 계보를 잇는 것. 그는 “윤준호, 류현인 선배가 원래도 야구를 잘하는 분들이셨지만 점점 성장하는 것도 보였다”며 “저도 훈련을 하고 경기를 하면서 더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고 욕심도 생겼다. 항상 최선을 다하고 끈기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트라이아웃과 KT와 개막전 두 차례 경험이지만 이미 자신감도 충전했다. 정현수는 “만원 관중 앞에서 던지는 게 처음이어서 긴장도 됐지만 이홍구, 박재욱 선배가 마음이 급할 때 풀어나가는 방법이나 볼 배합, 마운드에서 마음가짐이나 생각 등 많은 부분을 말씀해 주셨다”며 “코너에 던지려 하지 말고 가슴을 보고 던지라는 말씀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그렇게 해보니 타자들도 더 못 치고 저도 자신감이 붙었다”고 자신했다.

송원대학교 투수 정현수가 18일 오전 학교 운동장에서 진행된 훈련 중 캐치볼을 하는 모습. 한규빈 기자
또 원소속인 송원대에 대한 애교심도 드러냈다. 정현수는 “고등학교에서는 타자를 했는데 프로 지명을 못 받아 고민하던 찰나에 고천주 감독님께서 투수로 더 해보자고 연락을 주셨다. 대학교 진학 후에 개인 성적도 좋았고 팀도 지난해 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에서 학교 역사상 최초로 준우승을 했다”며 “특히 대학 생활을 하면서 직구 구속도 130㎞ 초반에서 140㎞ 초반까지 올랐고, 변화구도 100㎞ 초반에서 110㎞ 초반까지 올랐다. 자신감도 생기고 제구와 구위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올해 4학년인 정현수는 대학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우승 트로피와 함께 프로행을 목표로 한다. 대학 진학 이후 일취월장하며 지난해 리그 19경기에 나서 83.1이닝을 소화하며 10승 1패로 다승 1위를 거머쥐었다. 피홈런은 1개에 불과한 반면 탈삼진은 129개를 잡아내며 삼진 1위에 오른 정현수는 더 높은 곳을 꿈꾸고 있다.

그는 “올해 선수 구성이 좋아서 성적 욕심을 내도 될 것 같다”며 “U-리그 우승과 함께 전국 대회에서도 꼭 우승을 하고 싶다. 이후에 포수 안환수와 함께 프로에 지명되고 싶다”는 바램을 드러냈다.

정현수가 공개적으로 동반 지명 바람을 드러낼 만큼 그들은 오랜 기간 한솥밥을 먹었다. 정현수가 초등학교 5학년이던 2012년 대연초등학교 야구부에 들어갔고, 2009년에 먼저 야구를 시작한 안환수와 부산중학교, 부산고등학교에 이어 현재 송원대학교까지 12년의 호흡을 맞췄다.

정현수는 “저는 올해 U-리그 첫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됐고 (안)환수랑 배터리로 경기를 치렀다”며 “환수랑 호흡을 맞추면 마음이 정말 편하다. 환수가 두 번째 경기에서 홈런을 쳤을 때도 누구보다 기쁘게 축하해 줬다”며 미소 지었다.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과 부산공업고등학교에서 투수로 활약 중인 남동생 정현우에 대한 애틋함도 전했다. 그는 “부모님이 저를 유연성도 좋고 탄력도 좋게 낳아주셨다”며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하면서 한 번도 안 아팠고, 제가 지금 좌완에 힘이 좋은 것도 어렸을 때 핸드볼을 하셨던 어머니의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또 “중학교 3학년 때 야구가 잘 안돼서 그만두려고 했지만 부모님이 마음을 잡아주셨다”며 “그때 남동생이 초등학교에서 야구를 시작했는데 어머니가 ‘현우가 너를 보고 꿈을 키우는데 끝까지 해봐야 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 덕분에 지금도 동생이 본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되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팬들에 대한 감사함도 전했다. 그는 “트라이아웃 예고편이 나갔을 때부터 인스타그램으로 응원한다는 메시지도 많이 오고 저희 학교 학생도 연락이 왔다”며 “최강야구를 계기로 저희 야구부 인지도도 높아지고 학교도 더 유명해졌으면 좋겠다. 응원해 주시는 만큼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