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 지발위 시리즈>농촌 자원 활용, 농부텃밭·체험꾸러미·교과 연계 교육농장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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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 지발위 시리즈>농촌 자원 활용, 농부텃밭·체험꾸러미·교과 연계 교육농장 운영
전남을 농촌융복합산업 실리콘밸리로 만들자
2)여수 율촌면 농촌체험농장 '담쟁이'
수확체험 등 꾸러미제품 생산
청소년·장애인·다문화 가족 등
1월 도농촌융복합산업인에 선정
  • 입력 : 2023. 05.17(수) 10:30
  • 박간재 기자
담쟁이 전경
‘저 것은/어쩔 수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그 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도종환 시·담쟁이 중)’

여수시 율촌면을 지나 바다가 보이는 반월마을에서 치유농업과 농촌교육농장을 운영하는 박석순(44) 담쟁이 대표를 찾아갔다. 까무잡잡 하고 군살이라고는 하나 없는 순박한 인상의 박 대표가 반긴다. 사업체 이름이 ‘담쟁이’여서 인지 벽에도 도종환 시인의 시 ‘담쟁이’가 걸려 있다. 담쟁이 처럼 힘든 고난의 길을 말없이 넘어서겠다는 의미에서 이름지은 듯하다. 연약한 넝쿨이지만 강철보다 단단하게 고난을 뚫고 나가겠다는 그의 의지가 느껴진다. 논밭에서 생산한 자원을 활용해 치유농업 프로그램과 제품개발 등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그는 부인 이은실 대표와 함께 교과 연계 농촌교육농장 프로그램과 농부텃밭, 진로직업체험, 찾아가는 체험학습, 체험꾸러미 사업 등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마을 주민 일자리 창출, 이주여성 초청 프로그램도 이어지며 분주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박석순 이은실 대표
●농어촌 체험·초등교과 연계 체험 인기

사계절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치유정원과 달팽이 텃밭, 수평선이 보이는 바다정원, 아이들이 흙놀이를 즐길 수있는 자연놀이터에서 오감만족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박 대표는 블루베리, 오디, 사과 대추, 천일홍 등을 생산하며 이를 활용한 수확 체험 등 체험 프로그램과 반려식물 심기 등 꾸러미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바다를 등지고 잠시 언덕을 오르니 성당 스타일의 건물이 나온다. 뒤쪽으로 가니 넓은 잔디밭 운동장이 나온다. 아이들이 맘껏 뛰놀 수있는 공간이다. 오두막 형태의 집도 있다. 안으로 들어가면 차를 마실 수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그 너머엔 채소밭도 있고 닭장도 나온다.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짧은 시간에도 농촌의 풍경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담쟁이 건물 내부에는 아기자기한 만들기 만들기 소품이 즐비하다. 체험객들과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지 짐작케 한다.

그와 이 마을과 인연은 지난 2018년으로 돌아간다. 광양에서 아이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오감놀이 통합센터’를 운영하던 그가 부모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올리기 위해 귀농을 결심하고 ‘담쟁이’ 기업을 설립했다.

미국 텍사스에서 생태환경을 활용한 자연놀이 프로그램을 견학한 뒤 이 사업을 접목해 보기로 결심했다.

박 대표는 “농업자원을 활용해 단순 체험에 그치지 않고 사람과의 관계, 정신적, 심리적 안정을 주는 프로그램을 도입해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담쟁이 체험 프로그램
담쟁이 체험 프로그램
●치유아트·초등교과 연계 프로그램도 진행

담쟁이는 어린이, 학생, 성인에 이르기까지 자연에서 마음껏 놀 수 있는 곳이다. 교육농장이기에 수확물 체험이 계절별로 준비돼 있으며 텃밭 자원을 활용한 요리 프로그램과 자연물을 활용한 아트 체험, 원예 치유, 농부 텃밭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농장 내 ‘카페 반월’과 ‘담쟁이 펜션’이 있어 휴식 및 숙박이 가능하다.

“반월마을은 여수 여자만과 순천만 사이에 있으며 일몰이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입니다. 이 자연이 반월마을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죠. 도시에서 사는 아이들에게 자연과 흙냄새를 실컷 맡을 수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자부합니다.”

치유아트와 놀이, 텃밭체험 등 프로그램도 다양한다. 치유아트는 유치원, 장애인, 노령층 등과 플라워아트, 다육아트, 허브향기 주머니 만들기 등을 진행한다. 농부텃밭은 수확물 체험 등으로 오디, 블루베리, 고구마, 김장채소 수확은 물론 콩, 무, 배추, 쪽파, 비트 등 모종심기, 텃밭디자인 등도 함께 한다. 음식만들기 시간도 참여자들을 즐겁게 해준다. 오색피클, 허브 모히또, 월남쌈 만들기와 힐링치유&놀이 프로그램인 허브 아로마, 자연물 엽서 만들기 시간을 갖는다.

초등 교과연계 체험도 빼놓을 수없다. 식물의 특징을 살펴보고 무게 측정, 계산을 해보는 통합교과 과학·수학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담쟁이 체험 작품들
담쟁이 입구
●4종 체험활동 꾸러미 개발·판매

가공품으로 개인 취향에 맞춰 만들 수 있는 4종의 체험활동 꾸러미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농촌의 자원 및 자원을 재활용 해 업사이클을 강조하는 제품이다.

4종의 체험활동 꾸러미는 드라이플라워 캔버스 DIY 만들기, 다육아트 만들기, 소라화분 팜투테이블 장식, 마음 반려정화식물 심기 등이다. 한번 체험하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원하는 대로 새롭게 창조할 수 있는 제품이다. 식물과 교감하면서 농업인의 마음을 이해해 보고 버려진 농업 자원을 이용한 체험상품 개발을 통해 농가소득을 높이고 있다.

‘담쟁이’에서 출시한 4종의 체험활동 꾸러미는 전남도 ‘어르신 등 체험활동 건강꾸러미’ 공급 사업에 선정됐다.

담쟁이 잔디광장
●지역경제 활성화 공로 전남도 1월 농촌융복합산업인 선정

담쟁이의 성공 요인은 여수 반월마을의 아름다운 경관과 지역 농촌 자원을 활용한 만족도 높은 여러 치유농업 프로그램 운영, 체험 꾸러미 상품 개발·판매로 꼽는다.

지역경제 활성화 노력을 인정받은 박 대표는 2019년 농업행정 유공, 2021년 청정전남 으뜸마을 우수상, 2022년 강소농 경진대회 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지난 1월 지역 자원을 활용한 치유농업 프로그램 및 제품 개발로 고부가가치 창출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전남도 1월의 농촌융복합산업인으로 선정됐다.

박 대표는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농촌융복합산업 기업 대표로 남고 싶다”며 “지역과 상생하는 농촌융복합산업 확산에 매진하며 치유농업 활성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얘기를 마치고 나오면서 인터뷰 하느라 읽지 못했던 ‘담쟁이’ 시를 마저 읽었다. 그냥 나오면 내내 미련이 남을 것만 같아서였다.

‘/…/물 한방울 없고/씨앗 한톨 살아남을 수 없는/저 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저 것은 넘을 수없는 벽이라고/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담쟁이 잎 하나는/담쟁이 잎 수천개를 이끌고/결국 그 벽을 넘는다.’
박간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