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고·김정화>지방소멸 대책 신안에 있다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발언대
[전남일보]기고·김정화>지방소멸 대책 신안에 있다
김정화 신안군농업기술센터소장
  • 입력 : 2023. 11.27(월) 12:41
김정화 소장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는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빌 클린턴 후보의 유명한 선거 구호였다.

우리나라는 심각한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이들 사업의 성과와 방향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방자치단체에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 사업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착지원금과 이사 비용 지원 등 직간접적인 금융지원이다. 둘째, 저렴한 임대주택 제공, 주택 수리비 지원, 빈집 제공 등 주거 지원 사업이다. 셋째, 지역중소기업 등을 통한 일자리 알선과 기타 귀농 교육 등이 있다.

그러나 2023년 기준으로 경북 포항, 대구 남구, 부산 금정 등 50만 이상의 인구를 가진 대도시를 포함하여 지방소멸 위험이 있는 지자체가 전체의 52%에 달하고 있으며, 전남의 경우 22개 시군 중 목포, 순천, 광양, 무안을 제외한 18개 시군이 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되는 등 속도는 오히려 가속화되고 있는 느낌이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최근 보고서에서 “인구의 양적 증가보다는 지역의 지속 가능한 연령별 분포, 주민의 문화와 교육 수준, 양질의 일자리 등의 인구의 구성요소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라고 발표하였는데 우리 지방자치단체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전라남도 신안군의 몇가지 정책 사례는 이런 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신안군은 청년들의 유입을 촉진하기 위해 2019년부터 청년들에게 초기자본 없이 어선을 임대해 주고, 임대 기간 종료 후에는 어선을 인수할 수 있게 하여 55명의 청년이 선주가 되었다. 월 1만원 임대 주택 사업을 통해 19세대의 청년들이 도시에서 전입했으며, 특히 청년임대농장 사업을 통해 32명의 청년 농업인이 스마트 온실에서 딸기, 커피, 망고, 바나나 등의 사업을 추진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둘째, 세계적인 문화와 예술, 아름다운섬 가꾸기 정책을 통해 퍼플섬과 세계적인 건축물, 예술작가 유치 등을 통해 국내외로 인정받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2022년 기준 연간 65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였다. 특히 무상으로 책을 빌려주는 책방은 지역민들의 지적 요구를 충족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셋째, 일자리 정책에서는 2023년에 설립된 ‘정원수 사회적협동조합’은 조합원 300명이 양묘 사업을 통해 가구당 최소 2,000만원 이상의 소득을 보장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외에도 자본 투자 없는 굴 양식사업, 햇빛 연금과 바람 연금 등 지역주민들의 안정적인 가계소득원 마련에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덕분에 신안군은 “인구감소 추세를 멈추고 최근에는 소폭 증가하는 성과를 보인다.”라고 발표했다. 가장 큰 성과는 군민들이 발전하는 신안군에 대한 사랑, 관심 그리고 자부심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지난 10월에 개최된 ‘신안세계김밥축제’에 방문한 관광객 가운데 지역주민, 출향민 등과 연관된 관계인구 방문객 수가 30%에 달하고 2번 이상 방문하는 관광객이 늘어나는 등 주민의 자부심은 신안군의 지방소멸 대책을 든든하게 뒷받침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