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 12기 2차 독자위원회>"전남일보만의 새로운 시각·가치 창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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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전남일보 12기 2차 독자위원회>"전남일보만의 새로운 시각·가치 창출 필요”
학교밖 청소년 범죄 관심 높여야
문화예술행사 비평적 기능 강화
선거철 경마중계식 보도 지양을
충장로 상권 활성화 지속적 관심
  • 입력 : 2024. 04.25(목) 18:18
  • 박소영 기자 soyeong.park@jnilbo.com
전남일보 제12기 독자위원회가 25일 전남일보 회의실에서 열려 독자위원들이 주요 이슈에 대한 지면평가 및 대안 등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김양배 기자
전남일보 제12기 독자위원들이 전남일보만의 새로운 시각과 언론 역할을 요청했다.

전남일보는 25일 제12기 2차 독자위원회를 열고 지난 두 달간 본보에 보도된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지역 정론지로서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미경 독자위원장, 김준기 위원, 공진성 위원, 정순기 위원 등 4명의 독자위원이 참석했다.

회의에 앞서 박성원 전남일보 편집국장은 “3월과 4월의 가장 큰 이슈는 제 22대 국회의원 선거였다. 전남일보는 민주당에 대한 압도적 지지를 보내고 있는 지역 선거 구도 속에서도 다양한 정치 성향과 이해관계를 가진 독자들을 위한 보도에 많은 비중을 뒀다. 진보당 후보의 선거운동을 밀착취재하고 조국혁신당에 대한 지역민들의 높은 관심도 충실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22대 국회 개원이 한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회의원 당선인들이 어떤 정책 분야에 주력하려고 하는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대책은 무엇인지, 선거과정에서 내걸었던 공약을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 등을 파악해 날카로운 감시자 역할도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독자위원들의 발언 내용.

이미경 맥지청소년사회교육원 원장. 김양배 기자
●이미경 독자위원장=최근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선거 과정을 보면서 언론의 역할과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됐다.

교육감이 바뀌면 교육 정책이 달라지는 것처럼 교육 관련 변화된 부분에 대해 조금 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언론이 심도 있게 다뤄줬으면 한다. 학교 현장에서는 고교학점제 등 교육 정책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으며 전체적인 학교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하지만 학교 밖 아이들에겐 정책 관련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이 없다. 이 아이들도 사회 속에서 똑같이 성장해야 한다. 실제로 청소년 마약 범죄가 늘어나고 있고 지난해만 해도 가정법원에서 판결받은 사건이 4만2000건이나 된다. 학생들, 학교 밖 청소년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으면 재범, 3범이 되는 것도 시간문제라 전남일보에서 이런 부분을 관심 있게 살폈으면 한다.

김준기 시립미술관장. 김양배 기자
●김준기 위원=지난 한 주 동안 강기정 시장을 수행해 이탈리아를 방문했다. 엔진 재사용 신차를 제작하는 스텔란티스라는 자동차 회사 견학을 한 적이 있다. 이제는 생태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는 친환경이 글로벌 트렌드고 생존 전략이 됐다고 생각한다. 전남일보에서도 광주시 경제적 가치와 생태 가치를 지키는 캠페인을 진행했으면 한다. 보도 외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도 언론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건의사항으로는 미술 평론가로서 지면 내 비평적 기능을 담아주길 바란다. 현재 지면에는 행사 소개와 같은 예술 콘텐츠에 관한 정보 제공만 있어 행사가 끝나고 난 후 어떤 성과를 냈는지 비평적으로 보도해 줬으면 한다. 문화예술 분야뿐 아니라 어느 지면에도 비평적 시각이 담긴 기사가 없어 아쉬웠다. 지면에 올리기에 물리적 한계가 있다면 온라인 기사나 주말판 지면을 제작해 기획보도를 한다면 가치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기사에서 ‘지역’이라는 단어가 매우 많다. 꼭 필요한 경우에만 해당 단어를 사용하고 그렇지 않으면 보편적인 명사나 고유명사를 써도 된다.

예를 들면 ‘지역의 한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구절을 보면 그 작가는 지역 작가가 아닌, 그냥 작가다. 지역 작가라고 하는 순간 정체성이 한정되고 왜소하게 만든다. 지역이라는 단어를 습관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작가의 정체성을 제한하고 있다고 생각해 가능하면 쓰지 않았으면 한다.

공진성 조선대 교수.김양배 기자
●공진성 위원=지난 두 달간 선거 보도가 쏟아졌는데 경마 중계식 보도가 아쉬웠다. 정치상황이라는 것은 시시때때로 변화한다. 민주당의 경우 공천관리위원회, 최고위원회, 재심위원회 등 다양한 층위가 존재해 층위별 다른 결정이 나올 수 있다. 그걸 마치 입장 바꾸기처럼 기사화하고 매번 속보인 것처럼 보도한다. 유권자들 입장에서 손바닥 뒤집듯 결정을 번복한다는 오해를 불러 올 수도 있어 보도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그때그때 보도하는 것이 뉴스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선거철 보도의 경우 불필요한 오해나 정치에 대한 비판적인 인식을 유발한다고 생각한다.

또 출마자들의 입에 의존하는 보도가 아쉬웠다. 출마자들이 내뱉은 정보의 홍수에 언론이 좀 떠밀려 가는 느낌을 받았다. 일반 유권자 입장에서 몰라도 될 것은 많이 보도되고 꼭 알아야 할 것은 보도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했다. 정치 뉴스가 과도하게 공급자에 의존하다 보니 시민들의 관점에선 멀어진 것 같다.

올해 총선이 끝나면서 앞으로 지방선거까지 2년이란 시간 동안 선거 등 정치를 출마자 관점이 아닌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는 전환을 모색해 보면 어떨까 싶다.

흥미로웠던 기사는 3월5일자 일주이슈 기획으로 입학시즌에 맞춰 광주·전남 지역 입학생 수 불균형 문제를 다룬 내용이었다. 단순히 저출산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닌 학생이 늘어난 농촌학교 성공사례도 함께 보여줘 교육의 관점에서 접근법이 좋았던 의미 있는 기사였다고 생각한다.

또 3월14일‘ 불법주정차 난립에도 광주 공영주차장 ‘텅텅’’ 기사에서 광주의 고질적인 불법 주차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 눈에 띄었다. 하지만 무료 주차는 차량 보유자들의 당연한 권리가 아니기에 운전자들이 주차장이 무료가 아니여서 불법 주정차를 한다는 관점에서 기사가 작성된 점은 다소 편향적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순기 충장로 123가 상인회장. 김양배 기자
●정순기 위원=최근 충장로 공실률이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 공실률 30%를 넘어가며 걱정이 많았는데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낮추는 등 협조를 통해 공실률이 낮아지고 있다.

충장로 공실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이유는 첫 번째는 수완, 첨단지구 등 도시 확장이 있다. 두 번째로는 충장로 상권 내 구매 고객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임대료를 고수한 데 있다.

지난 2년 동안 건물주들을 설득해 임대료를 최대 50% 정도 낮추는 중이다. 충장로 2가의 경우 올 초에만 해도 3분의 1이 공실이었지만 이제는 한두 개만 공실이 있다.

전남일보에서 꾸준히 ‘충장로 살리기’ 기획기사를 보도하면서 주차 문제를 지적해 주기도 해 현재는 동구청과 함께 주차장을 마련하고 있다. 주차장 부지 임대 관련해서는 거의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지만 아직 산적한 문제가 많아 앞으로 충장로 상권 활성화를 위해 언론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박성원 편집국장은 위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박 국장은 “지역 현안에 대해 독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공론화를 촉진하는 보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박소영 기자 soyeong.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