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영직 원더골’에 전남드래곤즈·FC안양 사령탑 희비 엇갈렸다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체육일반
‘리영직 원더골’에 전남드래곤즈·FC안양 사령탑 희비 엇갈렸다
이장관 “예상 못 한 실점에 흔들려”
유병훈 “선수의 심리 잘 이용했다”
  • 입력 : 2024. 04.29(월) 16:29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FC안양 리영직이 지난 28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전남드래곤즈와 하나은행 K리그2 2024 9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14분 선제 득점을 터트린 뒤 팬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FC안양 제공
‘재일 조선인 4세’ 리영직의 K리그 데뷔골에 이장관 전남드래곤즈 감독과 유병훈 FC안양 감독의 희비가 엇갈렸다. 전남은 경기를 잘 풀어나가던 흐름에서 일격을 당하며 경기가 꼬였고, 안양은 벼락같은 중거리포 덕분에 확실한 기세를 구축할 수 있었다.

전남은 지난 28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안양과 하나은행 K리그2 2024 9라운드 홈경기에서 1-2로 석패했다. 전남은 올 시즌 처음으로 안방에서 패배를 당하며 3승 2무 3패(승점 11·득점 10)로 서울이랜드FC(득점 15)에 다득점에서 뒤진 6위로 내려앉았다.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은 전반 14분 터진 리영직의 득점이었다. 전남은 전반 초반부터 안양과 한 차례씩 중거리슛을 주고받으며 탐색전을 펼쳤지만 리영직이 먼 거리에서 기습적으로 슈팅한 공이 그대로 골문 상단 구석을 꿰뚫으며 선제 실점을 허용했다. 조성빈 골키퍼가 반응했지만 손끝에 닿을 수 없을 만큼 정교한 슈팅이었다.

북한 국가대표 출신으로 올해 한국 무대에 입성한 리영직은 이 장면으로 K리그 데뷔골을 장식했다. 조선적(일본 특별영주자)으로 도쿠시마 보르티스에서 데뷔해 V-파렌 나가사키와 도쿄 베르디 등 일본 무대에서만 활약했던 리영직이 K리그에 연착륙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전남은 하프타임 이후 분위기를 반전하며 후반 12분 김예성의 크로스를 받은 김종민의 뒤통수 헤딩으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체력 난조로 후반 32분 야고에게 실점하며 끝내 1-2로 패배했다.

이장관 전남 감독은 경기 후 선제 실점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감독은 “경기를 준비한 대로 잘 이끌었지만 생각지도 않은 롱슛이 들어가는 바람에 많이 흔들렸다”고 복기했다.

이어 “의도한 대로 잘 따라줬고 포기하지 않고 따라간 선수들이 대견하다”면서도 “마지막에 교체한 선수들이 지시한 대로 행하지 않아 아쉽다. 사소한 문제지만 의도한 위치에 맞지 않게 움직여 실망감이 있으나 이 또한 감독이 정확하게 전달해 주지 못한 잘못이다”고 자책했다.

반면 유병훈 안양 감독은 선제 실점에 대해 리영직의 승부욕을 칭찬했다. 유 감독은 “리영직의 K리그 첫 득점을 축하한다”며 “득점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제 역할을 해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기에 앞서 리영직과 전남에서 테스트를 봤던 얘기를 나눴다”며 “승부욕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이용하고자 했는데 경기장에서 실력을 보여주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결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한편 리영직은 29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하나은행 K리그2 2024 9라운드 베스트 11에 선정됐다. 리영직이 라운드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린 것은 한국 무대 데뷔 후 처음이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