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광주인권상 수상자에 스리랑카 인권활동가 '수간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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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광주인권상 수상자에 스리랑카 인권활동가 '수간티니'
전쟁피해여성 권익향상 투쟁
불법 구금 고문·성폭행 등 고초
18일 518기념센터 시상식 참여
  • 입력 : 2024. 05.02(목) 18:49
  • 강주비 기자 jubi.kang@jnilbo.com
2024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된 스리랑카 인권활동가 수간티니 마티야무탄 탕가라사씨. 5·18기념재단 제공
올해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스리랑카 인권활동가인 수간티니 마티야무탄 탕가라사(55)씨가 선정됐다.

2024 광주인권상심사위원회(심사위)는 2일 광주 서구 5·18기념재단 오월기억저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리랑카 타밀 일람 여성들의 인권향상에 노력해온 수간티니씨를 2024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1968년 스리랑카 타밀어 사용 지역인 자프나 코쿠빌 마을에서 태어난 수간티니씨는 전쟁피해 당사자로서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여성들의 인권신장·권익향상을 위해 수십 년간 투쟁 활동을 이어왔다.

심사위에 따르면 타밀족과 스리랑카 정부의 전쟁이 발발했던 2007년 타밀 일람 주 전체는 스리랑카 보안부대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수십만명의 타밀인들이 군 통제 지역으로 강제 이주당하는 등 인권탄압이 자행됐다.

2009년 5월18일 스리랑카 정부가 타밀족에 대한 승리를 선포하면서 전쟁은 막을 내렸지만, 정부의 탄압은 계속됐다. 전쟁 당시 타밀군의 활동을 홍보하는 등의 일을 했던 수간티니씨는 악명 높은 팜파이마두 수용소에 불법 구금돼 강간, 고문 등 고초를 겪었다. 2012년 정부군을 살해하는 행위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재판에 회부된 수간티니씨는 다행히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이후 수간티니씨는 전쟁 피해를 겪은 다른 여성들과 함께 ‘아마라’라는 단체를 세우고, 대표를 맡아 적극적으로 인권옹호 활동을 펼쳐왔다. 아마라에는 현재 2637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지역의 ‘풀뿌리 조직’으로서 정부가 타밀 일람에 저지른 대량학살 등 범죄를 폭로하고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심사위원단 위원인 최미경 국제민주연대 대표는 “수간티니가 펼쳐온 지역사회 풀뿌리 운동이 광주의 5·18 정신과 맞닿아 있다”며 “타밀족이 겪고 있는 참상이 아직 국제 사회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수간티니를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선정한 것은 그들에 대한 국가적 연대를 표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말했다.

2024 광주인권상 시상식은 오는 18일 오후 6시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열린다. 5·18기념재단은 14일까지 시상식에 함께할 시민 518명을 모집 받고 있다. 수간티니씨는 시상식에 직접 참여해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한편 5·18기념재단이 주관하는 광주인권상은 민주주의와 인권, 인류 평화에 공헌한 국내외 인사 또는 단체를 발굴해 시상함으로써 5·18 정신을 널리 선양하고자 지난 2000년 제정됐다.
강주비 기자 jubi.ka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