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 지령 1만호>지역민과 '희로애락' 함께한 뉴스가 역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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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전남일보 지령 1만호>지역민과 '희로애락' 함께한 뉴스가 역사로
●'n000호' 1면 톱기사로 살펴본 이슈
광주 자치구간 경계조정 문제 진단
공공기관 지방이전 지역소외 지적
재개발·재건축사업 부작용 심층분석
여수엑스포 흥행부진 해결방안 제시
  • 입력 : 2024. 05.20(월) 18:14
  •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
2008년 8월8일자 ‘지령 6000호’
전남일보는 1989년 1월7일 창간호 발행 이후 광주와 전남 지역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해 왔다. 35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웃의 소소한 소식부터 광주와 전남은 물론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사고까지 수많은 이야기를 전했다. ‘민주주의와 진실 보도, 지역개발’이라는 대명제를 실천하기 위해 달려온 시간 속에는 “그땐 그랬지”라고 웃으며 추억할 이야기도, 다시는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끔찍한 참사도 있었다. 전남일보가 1만 호를 발행하기까지 우리 지역에서 발생한 수많은 이슈들 중 1000호마다 보도했던 소식들을 1면 톱기사 중심으로 살펴봤다.



1992년 4월11일자 ‘지령 1000호’
●1000호(1992년 4월11일자)-대권후보 막후조정 모색

전남일보는 1992년 12월 치러졌던 제14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주자유당의 차기 대통령 후보에 촉각을 세웠다.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김영삼과 노태우의 단일화 여부에 관심이 쏠렸으며, 기사가 보도된 이후 민자당 내에서 김영삼이 당권을 장악했고 결국 대선 후보에 올랐다. 이후 제14대 대선에서는 김영삼과 김대중 후보가 초접전을 벌였다. 당시 부동층이 많아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 속에서 김영삼 후보가 ‘초원복집 사건’의 역풍에 힘입어 영남권 표심을 얻으면서 김대중 후보를 8.14%의 득표율 차이로 제치고 당선됐다.

1995년 7월15일자 ‘지령 2000호’
●2000호(1995년 7월15일자)-19세 박승현양도 살아나왔다

1995년 6월29일 서울 서초동 삼풍백화점 건물이 무너지면서 1445명의 종업원과 고객들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었다. 사망자는 502명, 부상자는 937명, 실종자는 6명에 달했다. 당시 19살이었던 박승현양은 사고 발생 17일(377시간)만에 극적으로 구조됐으며, 박승현양은 화재로 인한 열기로 초기에는 상당히 견디기 힘들었다가 위에서 떨어지는 소방수 덕분에 수분을 섭취하며 견딜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박승현양은 외부와의 연락이 완전히 끊긴 고립 상태에서 생존했고 대한민국의 매몰 사고 생존 기록을 경신했다. 삼풍백화점이 있던 자리에는 주상복합 아파트인 아크로비스타와 한울빌딩이 2001년 착공돼 2004년 완공됐다.

1998년 10월23일자 ‘지령 3000호’
●3000호(1998년 10월23일자)-긴급체포·영장기각률 많다

3000호의 1면 톱기사는 1998년 국정 감사 내용이 담겼다. 당시 국감에 나선 의원들은 광주지검에 대해 긴급체포 영장 신청 및 발부 건수가 5대 지검 중 가장 많았으며 48시간 이내에 영장을 발부받지 못한 사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당시 이를 지적한 의원들은 영장 건수 대비 기각률이 낮은 것에 대해 ‘인권경시 풍조’라고 따졌다. 전남일보는 3000호를 기념하며 3대 뉴스를 보도, 지역사의 변천 과정도 되짚었다. 1~1000호에 대해 ‘동터오는 민주의 새벽…지역민과 동토 일궈’, 1001~2000호는 ‘광양제철 4기 완공·UR 타결로 농촌 타격 기사 가득’으로 평가했으며, 2001~3000호는 ‘전두환·노태우 전대통령 단죄…IMF 속으로’로 정리했다.

2002년 1월29일자 ‘지령 4000호’
●4000호(2002년 1월29일자)-광주 경계조정 ‘극단 이기주의’

2002년 4000호 1면에는 광주시가 자치구 간 균형발전을 추진하고자 진행했던 ‘구간경계조정’ 정책에 대해 5개 자치구가 보였던 이기주의 양상에 대해 지적했다. 당시 5개 자치구는 지방선거 직전까지 ‘남의 땅은 받아들이되 내 땅은 줄 수 없다’는 태도로 임해 경계조정에 난항을 겪었다. 당시 내막을 살펴보면 국회에서는 선거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었으며, 인구상한선이 35만명에서 30만명으로 줄어들 경우 인구 30만명이 넘어선 서구는 1자리가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섣불리 경계조정을 추진할 경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정치적 고려도 자리잡고 있었다.

2005년 5월3일자 ‘지령 5000호’
●5000호(2005년 5월3일자)-낙후 고려없는 나눠먹기 안돼

5000호 1면 머리기사에서는 공공기관 이전을 앞두고 지역 낙후도가 우선 배려되지 않고 각 광역시·도별로 일괄배치, 이른바 나눠먹기식으로 예정된 것에 대해 지역 균형발전 취지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당시 10개 대형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이전 희망지역을 조사한 결과, 1순위는 물론 4순위까지 광주·전남 지역을 희망한 기관은 단 한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광주·전남 지역민들의 무너진 기대감을 기사를 통해 전달했다. 이에 건설교통부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파급효과를 높이기 위해 시·도별로 혁신도시를 건설, 공공기관들이 집단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 결과 전남에는 나주혁신도시가 건설됐으며,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한 주요 공공기관이 입주하게 됐다.

●6000호(2008년 8월8일자)-‘말 많은’ 도심 재개발·재건축

2008년에는 도심의 낡고 오래된 주택과 지역을 재정비하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한창이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이기주의로 수년째 조합조차 결성되지 못하는 등 장기간 표류되자 이로 인한 부작용에 대해 깊게 진단했다. 전남일보는 재개발·재건축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는 민간에 맡기기보다는 공공부문이 시행 주체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개발 원칙이 공공성과 공익성에 최우선을 두고 있기 때문이었다.

2012년 6월11일자 ‘지령 7000호’
●7000호(2012년 6월11일자)-관람객 1000만은커녕 800만도 쉽지 않을듯

2012년에는 지구촌 최대 해양축제인 ‘2012 여수세계박람회’가 열렸다. 7000호에서는 한 달째를 맞이한 여수엑스포를 중간점검하는 기획기사를 마련, 연속 보도를 통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당시 엑스포 개막 전 우려됐던 부분은 숙박문제와 교통문제였다. 이에 대해 사전 정비를 마쳤지만 역으로 공급에 못 미치는 방문객 수로, 수요예측이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이에 대해 전남일보는 실패 원인 중 하나로 개막 전부터 불거졌던 문제점들로 인한 초기 입소문을 꼬집었다.

2016년 5월23일자 ‘지령 8000호’
●8000호(2016년 5월23일자)-더민주 “지방의회까지 내줄 수야”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당이 무서운 저력을 보였던 직후인 2016년 5월, 광주·전남 시·도의회는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앞두고 있었다. 8000호에서는 당시 민주당과 국민의당 간 기싸움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상 초유의 ‘양강 체제’에 대해 분석했다. 당시 민주당은 20대 총선 대패에 이어 의장 자리까지 국민의당에 내어준다면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주도권을 되찾아 오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 같은 우려 속에서 광주시의회 하반기 의장에는 민주당 소속 이은방 의원이 당선됐으나, 전남도의회 의장에는 국민의당 소속 임명규 의원이 당선됐다.

2020년 5월8일자 ‘지령 9000호’
●9000호(2020년 5월8일자)-‘방사광가속기’ 입지 오늘 발표 촉각

4년 전인 2020년 5월에는 나주와 충북 청주 가운데 1조원대 초대형 연구시설인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의 우선협상 대상지를 놓고 지역이 들썩였다. 방사광가속기를 유치할 경우 6조7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13만명의 고용 창출로 획기적인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 수 있어 최종 결과에 이목이 집중됐다. 전남도는 유치를 위해 자부담 비율을 높이고, 산·학·연 클러스터 추진을 약속하는 등 많은 노력을 쏟았지만, 방사광가속기는 결국 충북 청주시에 유치됐다.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