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카카오 창업주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 7월22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
3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부장판사 양환승)는 이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 위원장의 보석 청구를 인용했다. 지난 7월23일 구속된지 101일 만이다.
재판부는 △서약서 제출 △주거 제한 △보증금 3억원 납부 △소환 시 출석 △출국 및 3일 이상 여행시 법원에 사전 신고 △증인·참고인 접촉 금지 등을 보석 조건으로 달았다.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법원에 보석 청구서를 제출했으며 지난 16일 열린 공판에서 최소한의 방어권 보장과 신속한 재판 진행을 위해 보석이 인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 측 변호인은 “이 사건 지분 매입은 지금으로부터 1년 반 전에 이뤄졌고, 1개월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급격한 상황 변화가 일어났다”며 “따라서 피고인들이 직접 기억과 증거를 확인, 사실관계를 상기하는 것이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굉장히 중요하고 피고인의 구속이 장기간 이어져 골든타임을 놓치면 카카오와 IT 산업 전체가 타격을 받아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인 점 등을 고려해 달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 역시 직접 발언에 나서 “사업을 하며 수많은 회의에 참여했지만 불법·위법적 행위를 승인한 적은 없다”며 “검찰에서 ‘카카오 측’이라고 하면서 제가 하지 않은 수많은 것들을 얘기해 답답하다. 억울한 상황을 참작해달라”고 호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16~17일과 27~28일 사이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 엔터 주식을 총 553회에 걸쳐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고정하는 등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 시세조종 계획을 사전에 보고받았으며 승인했다고 보고 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