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의사나 사업가로 속이고 자녀의 미국 영주권·유학 알선 사기 행각을 벌여 10년 이상의 중형을 선고받은 일명 ‘제니퍼 정’이 범죄 수익을 돌려달라는 민사소송에서 패소해 22억원대 배상 책임을 지게 됐다.

광주지법 민사14부(나경 부장판사)는 재미교포 사기범 A(51)씨를 상대로 사기 피해자 B씨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31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B씨에게 22억9455만776원과 지연손해금을 배상할 것을 주문했다.

A씨는 자신을 광주 소재 대학병원에 교환교수로 온 미국 의사이자 해외 의료기기 회사 한국지부 총판 대표라고 속인 뒤 ‘회사에 투자하면 자녀들의 이민 영주권을 획득할 수 있고 미국 명문대학 갈 수 있다’고 속이고 5억여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9년과 또 다른 여죄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 받고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다.

조사결과 A씨는 미국 의료기기 회사 총판도, 미국과 한국에서 교수로 지낸 적도 없었다. 피해자 자녀들의 미국 대학 입학 관련 서류와 미국 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인물도 모두 조작·가상으로 만든 인물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A씨가 이번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았고, 스스로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있어 불법 행위로 인한 B씨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