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경비에 최소 50만원”…여행 물가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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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1박2일 경비에 최소 50만원”…여행 물가 ‘고공행진’
나들이 시즌…숙박·외식·문화비 급등
지난달 광주 삼겹살 4.0%·회 9.6%↑
콘도·호텔 등 숙박요금도 크게 올라
“의류·신발 비용도 커져 외출 부담”
  • 입력 : 2025. 04.21(월) 18:17
  •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
가정의 달 황금연휴를 앞두고 나들이 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외출에 부담을 느끼는 지역민들이 늘고 있다. 뉴시스
“5월에는 돈 들어갈 곳이 많은데 물가가 너무 치솟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가 여의치가 않네요. 그래도 중요한 날을 그냥 넘어갈 수는 없으니 선물을 간소화하고 긴 여행보다는 가까운 곳으로 가볍게 나들이를 가려고 합니다.”

가정의 달을 앞두고 가족들과 여수 여행을 계획하던 강자신(49)씨는 최근 숙소를 예약하려다 결제를 망설였다. 황금연휴를 피해 날짜를 잡았음에도 4인 가족 호텔 숙박비가 1박 25~30만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비교적 저렴한 호텔이나 펜션을 찾아봐도 하루에 최소 15~20만원을 숙박요금으로 계산해야 했다.

또 여행 일정에 포함된 크루즈 투어 비용은 대인 기준 1인당 2만5000원, 해상 케이블카 티켓은 1만7000원 등으로, 여기에 식사비와 주유비 등을 더하면 1박 2일의 짧은 일정에도 50~60만원 정도를 소비하게 되는 셈이다.

강씨는 “오랜만에 중·고등학생 아이들과 여행을 계획했는데 숙박부터 외식까지 물가가 너무 올라 부담이 크다”며 “5월 초에 길게 여행을 가려다가 비용 부담에 여행 계획을 축소했다”고 말했다.

가정의 달 황금연휴를 앞두고 나들이 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외출에 부담을 느끼는 지역민들이 늘고 있다.

숙박비·외식비·문화비 등 각종 서비스 비용이 크게 올라 짧은 여행이나 근교 나들이조차 부담을 느끼는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2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의 지출목적별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 3월 광주지역의 음식 서비스 물가는 1년 전보다 3.2% 상승했다. 외식 인기메뉴 중 하나인 삼겹살은 4.0%, 특별한 날 분위기를 내기 좋은 스테이크는 2.2%, 여행지에서 종종 찾는 생선회는 9.6% 각각 상승했다.

광주지역 음식 서비스 물가는 지난 2022년 전년 대비 7.1% 급등한 데 이어 △2023년 6.3% △2024년 3.4% 등으로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남지역 역시 △2022년 7.8% △2023년 4.9%, 2024년 3.3% 등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가족들과 함께하는 나들이에 꼭 필요한 외식 비용이 크게 늘면서 가벼운 외출마저 부담스러워지는 상황이다.

1박2일 이상의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는 숙박요금 상승도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난달 전국 기준 숙박 서비스 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3.5% 증가했다. 특히 콘도이용료는 무려 18.2% 상승했으며, 호텔숙박료(1.8%), 여관숙박료(1.0%) 등이 뒤를 이었다. 숙박서비스 물가 역시 2022년 전년 대비 5.2% 급등한 이후, 2023년(5.5%), 2024년(2.8%)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의류 및 신발 구매 비용 증가도 외출 부담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달 광주지역 의류 및 신발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9% 상승했다. 특히 남성 의류가 3.6%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으며 여성 의류는 2.8%, 신발은 2.3% 각각 상승했다. 전남지역은 남성의류 3.4%, 여성 의류 2.8%, 신발 2.3% 등으로 각각 상승했다.

직장인 여모(27)씨는 “다가오는 연휴에 오랜만에 친구들과 여행을 가는데, 나들이 기분을 내기 위해 새 옷을 사려다가 가격을 보고 결국 원피스 하나만 구매했다. 상의·하의 합쳐서 3~4개를 골랐는데 15만원이 훌쩍 넘어갔기 때문”이라며 “여행 경비만으로도 이번 달은 저축은 어려운데, 의류 등 부가적인 지출까지 늘어나니 부담이 크다. 돈이 들어갈 일이 많아 평소에 최대한 아끼려다 보니 덩달아 외출이 망설여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