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도 당당하게 살아가는 사회 됐으면”…이주여성 세라의 한 표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사회일반
“이주민도 당당하게 살아가는 사회 됐으면”…이주여성 세라의 한 표
필리핀 출신 이주민 통역가
제21대 대통령선거 참여
“외국인 위한 정책 절실”
  • 입력 : 2025. 06.03(화) 11:20
  • 정유철 기자 yoocheol.jeong@jnilbo.com
3일 제21대 대통령선거에 참여한 광주 거주 이주민 여성 세라씨가 투표를 마친 뒤 투표소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정유철 기자
“외국인도 당당하게 일하고,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제21대 대통령선거 본투표에 참여한 필리핀 출신 귀화 여성 세라(45)씨는 투표를 마친 뒤 환한 미소를 지었다. 1999년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이주한 그는 2002년 한국인 배우자와 결혼하며 귀화했고, 현재는 광주에서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4명의 자녀를 키우며 이주민 통역가이자 광주전남필리핀공동체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세라씨는 외국인들의 권익에 관심갖는 대통령의 탄생을 기대했다.

그는 “외국인을 진심으로 생각해주는 대통령이 나왔으면 좋겠다”며 “불법체류자 문제나 비자 제도를 개선해 더 많은 이들이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외국인이 불안한 신분으로 살아간다. 미국처럼 제도적으로 정착을 돕는 사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선포된 비상계엄 상황을 떠올리며 외국인으로서의 두려움도 언급했다.

세라씨는 “당시 필리핀 대사관 직원들과 긴급하게 대처방안을 논의했던 기억이 있다”며 “많은 외국인들이 여권 관리, 대피 방법 등을 문의하며 두려움 속에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 시기를 겪으며 외국인도 대한민국에서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번 선거 참여는 세라씨에게 남다른 의미였다. 투표를 통해 표현한 그의 바람은 더 많은 이주민들의 목소리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비록 외국에서 태어났지만, 이곳에서 가족을 이루고 살아가는 국민으로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이 한 표가 더 많은 이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정유철 기자 yoocheol.jeong@jnilbo.com